KBI국인산업, 라온저축銀과 SPA 체결 … 지분 60% 인수 예정라온저축銀, 작년 적기시정조치 … BIS비율 10.9%로 규제 기준 상회업계 매물 20곳 육박 … 규제 완화로 중소형사 M&A 기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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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저축은행중앙회
    라온저축은행이 KBI그룹에 인수될 가능성이 커지면서, 업계에서는 저축은행 구조조정이 본격화될지 주목하고 있다.

    17일 금융권에 따르면 KBI그룹 계열사인 KBI국인산업은 최근 라온저축은행과 주식매매계약(SPA)을 체결하고, 지분 약 60%를 인수하기로 했다. 이르면 이달 중 금융당국의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거쳐 약 30%를 추가로 매입할 예정이다.

    KBI그룹은 자동차 부품 사업, 부동산, 환경, 에너지, 의료 등 다양한 분야에서 사업을 영위하고 있다. 그룹 계열사인 KBI국인산업은 폐기물 중간·최종 처분업과 신재생에너지 사업을 진행 중이다.

    금융위원회는 지난해 12월 정례회의를 열고 안국저축은행과 라온저축은행에 경영개선권고를 내렸다. 저축은행에 대한 적기시정조치는 2018년 1월 이후 6년여 만이다. '경영개선권고'는 적기시정조치 가운데 가장 낮은 단계다.

    라온저축은행은 올해 1분기 기준 자산 1248억원으로, 저축은행 업계 하위권에 머물고 있다. 지난해 43억원, 올해 1분기 37억원의 순손실을 기록하며 수익성도 부진한 상황이다. 지난해 9월 말 기준 국제결제은행(BIS) 자기자본비율은 10.9%로 규제비율인 7%를 상회했다.

    일각에서는 라온저축은행 매각을 시작으로 구조조정이 본격화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현재 매각이 진행 중이거나 잠재 매물로 거론되는 저축은행은 약 20곳으로, 전체 79개사의 25%에 해당한다.

    저축은행별로는 상상인저축은행과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 페퍼저축은행, 머스트삼일저축은행, 라온저축은행, 동양저축은행, DH저축은행, 대아상호저축은행, 대원상호저축은행, 애큐온저축은행, 바로저축은행, 스마트저축은행, OSB저축은행, 대백저축은행 등이 상시매물로 거론되고 있다.

    실제로 최근 들어 구조조정 성격의 매각이 잇따르는 분위기다. 오케이저축은행은 상상인저축은행과 페퍼저축은행 인수 협상을 진행 중이며, 상상인플러스저축은행은 지난 6월 금융당국으로부터 적기시정조치를 받았다.

    다만 상당수 매물은 여전히 인수자를 찾지 못하고 있다. 저축은행 산업 특성상 고강도 규제가 적용되는 데다, 경기 침체에 따른 수익성·건전성 악화로 매물가치가 낮아졌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에 당국은 지난 3월 적기시정조치 대상 범위를 최근 2년 내 자산건전성 4등급 이하로 확대하고 BIS 자기자본비율 기준도 9%에서 11% 이하로 상향했다. 아울러 금융지주회사가 저축은행 대주주인 경우에는 정기 대주주 적격성 심사를 면제하기로 했다.

    업계 관계자는 "최근 업계 전반에서 M&A가 이어지고 있지만, 업황 악화로 중소형 저축은행에 대한 매력도는 다소 떨어진 상황"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