트럼프 "日에 15% 관세 … 자동차, 쌀, 농산물 시장 개방"필리핀·인니도 美 요구사항 대부분 들어주고 협상 타결경제·외교·산업 장관, 미국 방문해 막판 관세 협상車·농산물, 정밀지도 반출 … 美 요구사항 수용 불가피
-
-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미국과 일본이 관세 협상을 전격 타결했다. 일본은 미국과의 무역 협상을 통해 25%의 상호관세율을 15%로 10%포인트(p) 낮추는 무역 합의를 이뤄냈다. 다음달 1일 관세 발효를 9일 앞두고 8차례 대면 협상 끝에 관세를 낮추는 데 성공한 것이다.이는 일본과 같은 25%의 상호관세율이 적용된 한국의 대미 무역 협상 전략에 적지 않은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은 22일(현지시간) 자신의 소셜미디어 트루스소셜을 통해 "우리는 일본과 엄청난 규모의 거래를 성사시켰다. 아마도 역사상 가장 큰 거래일 것"이라며 "일본은 미국에 15%의 상호관세를 지불하게 된다"고 밝혔다.그러면서 "일본은 제 지시에 따라 미국에 5500억달러를 투자할 것이며, 미국은 그 수익의 90%를 받게 된다"며 "이 거래는 수십만개의 일자리를 창출할 것이며, 이런 일은 지금까지 한 번도 없었다"고 강조했다.이어 "어쩌면 가장 중요한 점은 일본이 자국 시장을 무역에 개방한다는 것이다. 여기에는 자동차와 트럭, 쌀, 특정 농산물, 그리고 기타 여러 품목이 포함된다"며 "지금은 미국에 있어 매우 흥미롭고 중요한 시기이며, 특히 일본이라는 나라와 훌륭한 관계를 지속적으로 유지해 나갈 수 있다는 점에서 더욱 그렇다"고 덧붙였다.이에 앞서 트럼프 대통령은 필리핀에 관세 19%를 부과하기로 결정한 무역 협정 체결 소식도 발표했다.트럼프 대통령은 이날 페르디난드 마르코스 주니어 필리핀 대통령과 정상회담 직후 트루스소셜에 글을 올려 "협정에 따라 필리핀에 19%의 관세를 부과할 것이며, 군사적으로 협력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그러면서 "필리핀은 미국과 자유 무역을 실시하며 관세율을 0%로 낮추게 된다"고 말했다.미국은 앞서 필리핀에 상호 관세 17%를 부과했다가, 최근 관세 서한에서 관세율을 20%로 높인 바 있다.인도네시아도 미국산 수입품 99% 이상에 관세를 폐지하고 자동차·농산물·의약품에는 각종 규제 적용을 면제하기로 했다. 그 대가로 인도네시아는 미국이 부과한 상호관세를 32%에서 19%로 13%p 낮췄다.자동차, 농산물, 의약품은 미국이 한국에 대해서도 비(非)관세 장벽으로 규정하고 철폐를 압박하고 있는 품목들이다. 이에 따라 한국도 오는 8월 1일이 시한인 미국과의 무역 협상을 타결하기 위해 일본, 필리핀, 인도네시아의 협상 사례를 상당 부분 참고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미국은 자국 빅테크 기업에 대한 각종 규제를 '비관세 장벽'으로 규정하고 플랫폼 규제 철폐, 고(高)정밀 지도 반출 등을 요구하며 한국 정부를 강하게 압박하고 있다.이런 가운데 한국 정부의 경제·외교·산업 장관 등 고위급 인사 4명이 이번주 미국을 방문해 막판 관세 협상을 벌인다.우선 25일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과 여한구 산업통상자원부 통상교섭본부장이 스콧 베선트 미 재무 장관과 제이미슨 그리어 미 무역대표부(USTR) 대표와 만나 '2+2 경제·통상 장관 협의'에 나선다. 이 자리에서 미국 측과 상호관세 인하 문제를 논의할 예정이다.관세를 낮추는 대가로 미국산 소고기와 쌀 수입 확대 등 농축산물 시장 개방 요구를 수용할 지 주목된다. 미국 측이 요구한 4000억달러(약 550조원) 안팎 규모의 투자 펀드 조성 방안도 테이블에 오를 전망이다.이에 여 본부장은 22일 "현재 매우 엄중한 시기이며, 우리에게는 최선·최악 시나리오 등 모든 가능성이 열려 있는 만큼 우리의 민감사항을 최대한 반영하여 국익을 극대화하기 위해 노력할 것"이라고 강조했다.이어 "나아가, 지난 5~9일 방미를 계기로 미국 측에 제안한 한미 제조업 르네상스 파트너십을 바탕으로 이번 관세 협상이 대미 투자·구매와 새로운 성장동력 창출이 선순환되는 포지티브 섬 결과로 이어질 수 있도록 적극 대응해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김정관 산업부 장관도 23일 워싱턴 DC를 찾아 하워드 러트닉 상무 장관과 크리스 라이트 에너지부 장관을 만날 예정이다. 우리 기업들의 대미 투자, 품목별 관세 인하, 제조업 협력 방안을 제시하고 관세 인하를 요구할 전망이다.한국 정부는 알래스카산 액화천연가스(LNG) 등 미국산 에너지 구매 확대 및 에너지 협력 방안을 제안할 것으로 예상된다. 특히 알래스카 LNG 개발 프로젝트에 직접 투자하는 방안도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이와 관련, 한국석유공사는 지난 9일 미국과 200만배럴 규모의 미국산 경질유 구매 계약을 체결했다.조현 외교부 장관도 이르면 이번 주 방미하는 방안을 추진하고 있다. 위성락 국가안보실장은 지난 20일 미국에 도착해 마코 루비오 국무 장관 겸 백악관 국가안보보좌관을 만났다. 두 사람은 미국이 요구하는 주한미군 방위비 분담금 인상 등 안보 이슈를 미국 측과 협의하고 있는 것으로 전해졌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