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남세브란스병원, CYP2C19 유전형 따라 치료 반응 달라유전자 기반 맞춤 항혈소판제 전략 필요성 제기
  • ▲ (좌측부터)강남세브란스병원 이경열, 정요한 교수. ⓒ강남세브란스병원
    ▲ (좌측부터)강남세브란스병원 이경열, 정요한 교수. ⓒ강남세브란스병원
    뇌졸중 재발을 막기 위해 널리 쓰이는 항혈소판제 '클로피도그렐'의 효과가 환자의 유전자형에 따라 크게 달라질 수 있다는 국내 연구 결과가 나왔다. 

    연세대 강남세브란스병원 신경과 이경열·정요한 교수 연구팀은 CYP2C19 유전자의 기능 상실 대립유전자(LOF allele) 보유 여부에 따라 약물 효과에 유의미한 차이가 발생한다는 사실을 임상 수치로 확인했다고 30일 밝혔다.

    이번 연구는 뇌졸중 발병 후 1주 이내 병원을 찾은 환자 2925명을 대상으로 진행됐다. 이들의 CYP2C19 유전자형을 분석하고 클로피도그렐 기반 치료 효과를 1년간 추적 관찰한 결과, 전체의 61.3%가 기능 상실 유전자를 보유하고 있었다. 이들은 약물의 활성화 과정에 문제가 생겨 효과가 낮았다.

    실제 기능 상실 유전자를 가진 집단에서는 심뇌혈관 사건 발생률이 2.78%(49명)로 비보유자(1.6%, 18명)보다 약 57.5% 더 높았다. 반면 주요 출혈이나 사망률에서는 두 그룹 간 유의미한 차이가 없어 치료 효과만 유전자에 따라 차별화된다는 점이 확인됐다.

    클로피도그렐은 간에서 CYP2C19 효소에 의해 활성형으로 전환되어야 효과를 발휘하는데, 기능 상실 유전자가 이 효소의 활성을 떨어뜨리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이번 연구는 이러한 유전자-약물 반응 관계를 실제 환자 데이터를 통해 명확히 증명한 국내 첫 대규모 전향적 연구다.

    이경열 교수는 "뇌졸중은 재발률이 높아 예방 치료가 매우 중요한 질환"이라며 "이번 연구는 환자의 유전자 정보를 활용해 더 효과적인 치료 전략을 세울 수 있다는 가능성을 열었다"고 말했다. 

    이어 "향후 유전자형을 고려한 항혈소판제 선택이 진료 가이드라인에 반영될 수 있을 것"이라고 덧붙였다.

    이번 연구는 미국의 국제학술지 JAMA Network Open(IF 10.5)에 ‘Cytochrome P450 2C19 Genotypes and Clopidogrel in Patients With Ischemic Stroke’라는 제목으로 최근 온라인 게재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