쌀 개방 관련 트럼프 주장 '재차반박' … "검역절차 완화 미정""1주일간 전쟁같은 협상 … 타국에 비해 좋은 결과라 판단""한국산업 1등 만드는 기회 … 분야별 협력 계획 수립할 것"
  • ▲ 미국과 무역 협상을 마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정관 산업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 미국과 무역 협상을 마친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 김정관 산업부 장관, 여한구 통상교섭본부장이 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여객터미널을 통해 귀국하고 있다. ⓒ서성진 기자
    방미 협상단 수석대표인 구윤철 경제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이 "쌀시장 추가 개방은 논의한 사실이 없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향후 미국과의 세부 협상에 능동적·적극적으로 임하겠다는 의지를 내비쳤다.

    구 부총리를 포함한 방미 협상단은 1일 오후 인천국제공항 제2터미널로 귀국한 직후 취재진을 만나 이같이 밝혔다.

    지난달 30일(미국시간) 한미 관세 합의 이후 도널드 트럼프 대통령과 캐롤라인 레빗 백악관 대변인 등 미국 측이 한국의 쌀 시장 개방을 일관적으로 언급하고 있는 것과 관련해 다시 한 번 쌀 관련 논의가 없었음을 재차 반박한 것이다. 

    앞서 레빗 대변인은 지난달 31일 열린 백악관 브리핑에서 "한국은 15%의 관세를 내게 될 것이며, 자동차와 쌀 같은 미국산 제품에 대해 역사적 개방을 할 것(providing historic market access to American goods like autos and rice)"이라고 말했다. 

    그 전날 트럼프 대통령도 "한국은 미국과의 무역에 완전히 개방할 것이고 자동차, 트럭, 농업(농산물) 등을 포함한 미국산 제품을 받아들이기로 합의했다"고 주장했다.

    이날 구 부총리는 향후 미국과의 세부 협상에 능동적·적극적으로 임하겠단 다짐도 했다.

    구 부총리는 "지난 1주일간이 전쟁과 같은 협상 과정이었다"며 "대통령실 중심으로 한 관계부처가 수시로 소통하고 전략도 잘 수립해서 대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국민들이 성원, 기도해 주셔서 타결된 나라 중에서는 다른 나라에 비해 좋은 결과가 있었다고 판단한다"고 부연했다.

    다만 "앞으로가 문제인데 사람들이 악마는 디테일에 있다고 이야기하지 않느냐"면서 "이번에 마련된 협상안을 갖고 구체적 전략을 수립해서 미국과의 세부 협상에서 소극적·수동적이기 보다는 적극적·능동적으로 대응하겠다"고 강조했다.

    3500억 달러 규모의 대미투자펀드에 대해서는 "1500억 달러는 조선업에 전략 투자하기로 했는데 당장 국내에서 어떻게 전략적으로 접근할 건지 챙기겠다"며 "2000억 달러의 안보전략분야는 한국이 경쟁력을 가진 분야다. 분야별로 어떻게 협력할 수 있는지 계획을 수립할 것"이라고 설명했다.

    아울러 구 부총리는 "미국과 협력하는 분야에 있어서 잘하면 오히려 긍정적·적극적으로 한국산업을 글로벌 1등으로 만들 수 있단 생각"이라며 "미국은 소프트웨어와 인공지능이 뛰어나고 한국은 제조업이 뛰어난 만큼 AI제조, 디지털 제조 혁신을 통해 국운융성이 가능하다"고 말했다.

    스콧 베선트 미국 재무부 장관이 분기별 점검을 시사한 것에 대해서는 "한국이 미국에 투자하는 과정에서 공장 설립, 물류 등 규제가 많다"며 "점검단이 규제를 완화해 주고 필요한 조치를 취하는 통로가 되기 때문에 잘 활용하면 오히려 좋을 것"이라고 평가했다.

    그러면서 "미국에 좋으려고 투자하지만 세부적 계획을 잘 세우면 미국과의 전략적 협력을 통해서 한국경제가 다시 세계 1등으로 갈 기회"라며 "악마는 디테일에 있지만, 천사도 디테일에 있다. 상호 윈윈(win-win)하는 호혜적 협력이 되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했다.

    한미 간 농축산물 검역 절차 완화에 대해선 아직 결정된 게 없단 입장을 되풀이했다. 여한구 산업부 통상교섭본부장은 "검역은 농림축산식품부 주관 8단계인데 이건 우리가 유지해야 한다"며 "앞으로 구체적인 협의 사항에 대해 계속 미국 측과 긴밀히 협의하겠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