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 속 낙점된 관료형 리더해체설·규제 논란 돌파력 시험대"금융정책, 연속성인가 안주인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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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이억원 금융위원장 후보자 ⓒ대통령실
금융위원회 해체·개편론이 무성한 가운데, 정부가 선택한 카드는 정통 관료 출신의 '안정형 리더'였다. 거시경제 정책에 잔뼈가 굵은 이억원 서울대 특임교수를 후보자로 내정한 것은 위기 국면에서의 연속성을 노린 포석이라는 해석이 나온다.이 후보자는 전통 경제관료 출신이자 거시경제정책 전문가로, 위기 국면에서 안정적인 정책 운용 능력을 인정받아 온 인물이다. 이번 인사가 금융정책의 연속성을 유지하려는 '안정 카드'인지, 아니면 구조개혁을 이끌 '개혁 카드'인지 업계의 관심이 고조된다.1967년 서울 출생인 이 후보자는 경신고와 서울대 경제학과를 졸업한 뒤, 미국 미주리주립대에서 경제학 박사 학위를 받았다. 행정고시 35회로 합격해 1992년 재무부와 재정경제원에서 첫 발을 내딛었고, 이후 재정경제부 국제금융국, 경제정책국 물가정책과장·종합정책과장, 미래경제전략국 인력정책과장 등을 거치며 경제정책 전반을 두루 경험했다.문재인 정부 시절에는 대통령비서실 경제정책비서관으로 발탁돼 코로나19 위기 대응과 경기 부양책을 총괄 조율했다. 기획재정부 제1차관 시절에는 한국판 뉴딜과 혁신성장 프로젝트를 속도감 있게 추진하며, 위기 속 균형 감각 있는 정책 집행으로 호평을 받았다.이 후보자는 탁월한 실무 감각과 '조율형 리더십'으로 잘 알려져 있다. 강한 개혁 드라이브를 거는 타입이라기보다, 각 이해관계자 간의 접점을 찾으며 정책 일관성을 유지하는 데 강점을 보인다는 평가다.그가 향후 금융위에서 직면할 핵심 과제는 ▲가계부채 관리 ▲금융권 규제·완화 균형 조율 ▲금융산업 경쟁력 강화 ▲글로벌 통화·금융 불확실성 대응 등이다. 특히 '6·27 대책' 이후 대출 증가폭이 일시 둔화했지만, 선(先)수요와 규제 풍선효과로 시장의 불안정성이 커지고 있다. 금융권의 자율 관리 기조와 정부 규제 사이에서 이 후보자의 조율력이 시험대에 오를 전망이다.이번 인사는 '금융위 해체설'이 흘러나오는 가운데 단행됐다. 기획재정부와 금융감독원으로 권한이 재편될 가능성이 제기되는 상황에서, 금융정책 컨트롤타워의 운명을 좌우할 인물로 이 후보자가 선택된 것.다만, 현재 금융위는 구조개혁과 현안 해결이 요구되는 '난기류' 한가운데 있다는 점이다. 이 후보자는 취임과 동시에 규제 피로감, 금융권 신뢰 저하, 정책 실효성 논란을 마주해야 한다. 특히 해체설이 도는 조직의 수장으로 균형자 역할을 해나갈지 업계의 관심이 쏠린다.금융권 관계자는 "정부가 단기적인 혼란을 최소화하기 위해 안정적인 관료형 인물을 택한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다만 보신에 입각해 금융위의 구조개편과 과감한 개혁이 뒤로 밀릴 수도 있다"고 내다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