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부 정책 불확실성에 증시 주춤밸류에이션 부담에 차익실현 매물 출회실적 성장 주목 … 하반기도 주도 섹터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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상반기 코스피 상승의 1등 공신인 지주·금융·조선·방산·원자력 업종이 이달 들어 고전하고 있다. 밸류에이션 부담과 세제 개편안 논란 속에 주가가 발목 잡힌 형국이다. 전문가들은 실적 상승 모멘텀이 살아 있는 만큼 하반기에도 주도 섹터로서 지·금·조·방·원에 주목해야 한다고 조언한다.1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달 1일부터 14일까지 LIG넥스원(-19.43%), 한화에어로스페이스(-11.35%), 한화시스템(-8.25%), 현대로템(-11.04%), 풍산(-23.76%) 등 주요 방산주들은 급락했다.상반기 쾌속질주 속에 국내 증시 명실상부한 주도주로 자리잡으며 시장의 기대가 컸었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 현대로템 등 방산주들이 올 상반기 최대 4배까지 뛰며 최고가 행진을 이어가던 중 상승 흐름이 꺾인 것이다.방산 대표주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지난 14일 종가 기준 88만30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지난달 31일 장 중 103만5000원까지 오르며 다섯번째 황제주(주가 100만원 이상 종목)에 등극한 뒤 하락세를 탄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최근 5거래일 연속 80만원대에 머물렀다.LIG넥스원의 2분기 어닝쇼크가 방산주 전반을 끌어내렸다. LIG넥스원은 지난 7일 장 마감 후 연결 기준 2분기 영업이익이 776억 원으로 전년 동기보다 57.9% 증가한 것으로 잠정 집계됐다고 공시했다.이는 전년 대비 대폭 늘어난 이익임에도 증권가 전망치(856억원)를 9%가량 밑도는 실적이다. 지난달 방산주들의 주가가 실적 기대감에 올랐다는 점에서 더욱 시장에 충격을 줬다.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과 블라디미르 푸틴 러시아 대통령의 정상회담 등 러시아·우크라이나 종전 기대감도 하방 압력을 더했다.또다른 주도 섹터인 조선업종도 마찬가지다. 한화오션(-5.08%), HD현대미포(-10.38%%), 삼성중공업(-0.79%%), HD현대중공업(-2.75%)는 최근 주춤하고 있다.한국과 미국의 조선협력 사업인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 호재로 추가 강세를 보이던 조선주는 국회 통과 가능성이 높아진 노란봉투법에 대한 우려 속에 고전하는 모습이다.원청의 사용자 책임을 확대하는 노란봉투법이 통과되면 하도급 구조가 많은 조선업 생태계에 혼란이 예상돼서다. 국회는 오는 21일 본회의를 열고 관련법을 처리할 예정이다.원전주 역시 쉬어가고 있다. 원자력 대장주인 두산에너빌리티는 이달 들어 0.15% 하락했다. 지난 6월24일 고점(6만8900원) 대비 5%가량 내린 수준이다.증권과 금융·지주사 섹터도 이달 들어 세제 개편안 후폭풍에 발목 잡힌 모양새다.정부 정책 기대감 속에 상반기 무섭게 올랐던 JB금융지주(-3.90%), 하나금융지주(1.05%), KB금융(2.07%) 주가는 숨고르기에 들어갔고, 증시 강세로 인한 호실적 전망에도 NH투자증권(-4.26%), 키움증권(-2.32%), 삼성증권(-2.82%) 등 증권주는 약세를 보이고 있다.
배당소득 분리과세와 대주주 양도소득세 등을 포함한 정부의 세제 개편안이 시장 기대치에 한참 못 미친 탓이다.전문가들은 국내 증시가 연초 이후 큰 폭으로 상승했던 만큼 당분간 숨고르기를 지속할 것으로 보고 있다.오는 9월 미국의 금리 인하 기대감이 높아지면서 글로벌 유동성이 확대되고 있지만 국내 증시는 세제 개편안 후폭풍이 이어지며 거래량 자체가 줄었기 때문이다. 거래대금은 지난 6월 40조원을 넘었지만 이달 들어 20조원 초반대로 줄었다.다만 상반기 증시를 이끌었던 주목받았던 지주·금융·조선·방산·원자력 섹터는 하반기에도 주도주 지위를 이어갈 것이란 전망에 힘이 실린다.풍부한 증시 대기 자금, 금리 인하 기대와 맞물려 실적이 주가 상승을 이끌 것이란 전망이다. 특히 한·미 관세 협상 이후 조선 업종에 대한 기대감이 다시 살아났고, 방산과 원전 역시 정책 모멘텀과 더불어 장기적인 수혜가 가능하다는 분석이다.박기훈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정책 모멘텀이 강화될 수 있는 원전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면서 "상승 모멘텀이 유효한 업종을 담는 게 상대적으로 수익률 방어에 유리할 수 있다"고 말했다.김대준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매크로가 불안할 때 주목할 대상은 결국 실적이라면서 "영업이익 전망치가 상향 조정되고 있는 업종을 골라야 한다. 관세 불확실성이 약해진 반도체를 비롯해 기존 주도주인 조선, 방산, 원전, 그리고 금융주에 지속적인 관심이 필요하다"고 조언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