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스피, 3190선 회복 … 코스닥, 800대 턱밑1400원대 위협하던 원달러, 1380원대로 후퇴파월 금리인하 시사에 한·미 정상회담재료도 노란봉투법, 세제 불확실성 등 복병 여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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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의 금리 인하 시사 발언에 그간 세제개편안에 발목잡혔던 코스피가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지난주 후반 1400원대를 위협하던 환율도 1380원대로 후퇴했다. 시장은 이재명정부 이후 첫 한·미 정상회담에 대한 기대감 속에 코스피 지수가 3200대에 재안착할지 주목한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오전 10시 10분 현재 코스피는 전 거래일 대비 23.53포인트(0.74%) 오른 3192.26에 거래되고 있다. 이날 코스피는 전일 대비 0.83% 오른 3195.14에 시작한 뒤 강세를 이어가고 있다. 

    개인 투자자가 1207억원어치 순매수로 상승장을 이끄는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는 826억원어치, 기관 투자자는 407억원어치 순매도 중이다.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은 상승이 많다. 삼성이 약보합권에서 움직이는 가운데 SK하이닉스는 2.59% 상승하면서 25만7500원에 거래되고 있다. LG에너지솔루션(2.18%), 삼성바이오로직스(0.10%) KB금융(1.29%), 두산에너빌리티(2.73%)도 오름세다. 

    코스닥도 전일 대비 14.73포인트(1.88%) 오른 797.24에 거래되고 있다. 

    기관(322억원)과 외국인(1488억원)이 양매수로 상승장을 견인하는 가운데 개인이 1588억원어치 순매도하고 있다.

    코스피가 강세를 보이는 건 금리 인하 기대가 높아진 영향이다. 파월 연준 의장은 지난 22일(현지시각) 잭슨홀 미팅에서 고용 시장 둔화 가능성을 언급하며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  

    파월 의장은 "올해 노동력 향상은 불법 이민 단속으로 인해 상당히 둔화했고, 최근 몇 달 동안 노동 참여율은 소폭 하락했다"라며 "현재 정책이 제한적인 영역에 있고, 기본 전망과 위험 균형이 변화하고 있어 정책 기조를 조정해야 할 수도 있다"고 말했다.

    그는 또한 "실업률과 기타 노동시장 지표의 안정성을 바탕으로 정책 입장 변화를 고려하며 신중히 나아갈 수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에선 사실상 9월 금리 인하 가능성을 열어 둔 것으로 풀이한다. 월스트리트저널(WSJ) 등 주요 매체들은 "파월이 고용 시장 우려를 강조하며 금리 인하 가능성을 시사했다"라고 보도했다.

    이 영향으로 지난 주말 미국 뉴욕증시 3대지수는 일제히 상승했다. 22일 다우 지수와 나스닥 지수는 각각 1.89%, 1.88% 올랐다.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 500지수도 1.52% 상승 마감했다.

    시가총액 상위 기술주 가운데서는 엔비디아가 1.72% 오른 것을 비롯해 마이크로소프트(0.59%), 애플(1.27%), 아마존(3.10%), 메타(2.12%), 브로드컴(1.52%), 구글 모회사 알파벳(3.17%), 테슬라(6.22%) 등 기술주들은 강세였다.

    채권시장도 들썩였다. 통화정책 변화에 가장 민감한 2년물 금리는 하루 만에 9bp 하락하며 3.69%로 마감했고, 10년물 금리 또한 7bp 내려 4.25%까지 하락했다. 이날 오전 10시10분 현재 미 2년물 금리는 3.71%, 10년물은 4.26%에 움직이고 있다.

    국내 외환시장도 영향을 받고 있다. 같은 시각 환율은 1835.90원에 거래되고 있다.이날 환율은 8.2원 내린 1385.0원으로 출발한 뒤 낙폭이 다소 줄었다.

    ◆상승세 지속할까 … 한미회담 호재에도 정책 불확실성은 여전

    증시의 관심은 향후 코스피가 3200대 재안착에 성공할지 여부다.

    지난주 코스피는 원전 등 기존 주도주가 흔들리면서 3200대 아래로 후퇴한 바 있다. 지난 20일 코스피는 3130.09로 거래를 마치면서 지난 1일(종가 3119.41) 이후 약 3주 만에 최저치로 마감했다. 주 후반 일부 낙폭을 만회했으나 3200대 회복에는 실패했다.

    지난달 31일 정부의 세제 개편안 발표 이후 주가 상승 모멘텀이 꺾였다는 분석이 중론이다. 여기에 인공지능(AI) 거품론 등 대내외 불확실성이 더해진 상태다.

    시장은 단기적으로 주가 방향성을 좌우할 굵직한 이벤트에 주목한다. 오는 25일(현지시각) 이재명 대통령과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간 첫 한미 정상회담과 국회 본회의 2차 상법개정안 표결, 오는 28일(현지시각) 엔비디아 실적 발표와 한국은행 금융통화위원회 등이 예정돼 있다.

    한미 정상회담에서 마스가(MASGA·미국 조선업을 다시 위대하게) 프로젝트, 원자력 발전, 액화천연가스(LNG) 프로젝트 등 산업 협력 방안이 논의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온다.

    시장은 엔비디아 실적 발표를 통해 향후 전망치와 AI 산업 모멘텀에 대한 중간 점검이 가능할 것으로 분석한다. 최근 미 산업계를 중심으로 AI 거품론이 재부각되면서 미 기술주와 SK하이닉스 등에 대한 투자심리가 흔들렸다.

    이번 금통위에선 최근 이창용 한국은행 총재가 가계부채와 부동산에 중점을 두고 있다는 발언으로 '동결' 가능성이 크다는 전망이 지배적이다.

    종목당 50억원 이상'에서 '종목당 10억원 이상'으로 강화하는 내용의 세제 개편안은  주식시장에 불씨로 여전히 남아 있다. 구윤철 부총리 겸 기획재정부 장관은 지난 19일 양도소득세를 내는 대주주의 종목당 주식 보유액 기준 논란에 대해 "다양한 의견을 듣고 지금 심사숙고하고 있다"고 말했다.

    우상호 대통령실 정무수석은 지난 21일 기자간담회에서 "당(더불어민주당)과 대통령실은 이 문제에 관해 조금 시간을 두고 결정하기로 이미 교감했다"고 밝히면서 조속한 결론을 기대하긴 어려운 분위기다.

    노란봉투법과 상법 2차개정안 등 기업에 부담이 되는 법안들이 줄줄이 국회에서 통과된 것도 증시에는 부담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국내에서는 한은 금통위에서 기준금리 추가 인하 여부뿐 아니라 25일 한미 정상회담도 고유의 변수로 부상할 예정"이라며 "3500억달러 대미투자와 자동차 관세율 인하 등 상호관세 협상 내용 구체화와 반도체, 의약품 등 개별 품목 관세율의 의제 여부, 원전 불공정 계약 논란 관련 협의 등이 국내 주도주의 단기 주가 향방을 좌우할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