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월 코픽스 2.51%, 전월비 0.03%P ↓ … 10개월째 감소주담대 금리 4.02%, 전월비 0.08%P ↑ … 5개월 만 반등은행채 전환·가산금리 인상 … 이자이익 방어 전략당국 총량관리 속 차주 부담 확대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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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코픽스(COFIX·자금조달비용지수)가 10개월 연속 하락했음에도 불구하고 주요 시중은행의 주택담보대출(주담대) 금리는 반등세로 돌아섰다. 가산금리 조정과 우대금리 축소 등이 맞물리며 대출금리 ‘역주행’ 현상이 나타난 것이다.

    21일 은행연합회에 따르면 7월 신규취급액 기준 코픽스가 2.51%로, 전월 대비 0.03%포인트 하락했다.  지난해 10월 이후 10개월 연속 하락세를 이어가며 2022년 6월(2.38%) 이후 최저치를 기록했다. 

    같은 기간 5대 시중은행(KB국민·신한·하나·우리·NH농협)의 분할상환형 주담대 평균 금리는 4.02%로, 전월보다 0.08%포인트 상승했다. 이는 5개월 만에 반등한 것이자, 코픽스가 10개월째 내리는 동안 주담대 금리는 오히려 0.41%포인트 올랐다.

    은행들은 가산금리 인상과 우대금리 축소를 통해 코픽스 하락을 무색하게 하고 있다.

    하나은행은 지난달 신규 코픽스 연동 주담대 가산금리를 전월 대비 0.04%p 높였고, 우리은행의 경우 고정형 주담대 가산금리를 0.02%p 인상했다. 신한은행은 아예 변동금리 산정 기준을 코픽스 대신 은행채 6개월물 금리로 바꿨다.

    신한은행은 시장금리를 더 신속하게 반영하기 위한 조치라고 설명했지만, 업계에선 코픽스가 지나치게 낮다는 인식이 작용한 것으로 본다. 코픽스는 은행의 자금조달 비용을 반영하는 지표지만, 예·적금 금리까지 포함되다 보니 최근처럼 예금금리가 빠르게 내려갈 경우 시장금리보다 더 낮게 형성될 수 있다.

    은행들의 금리 인상에는 대출 수요 억제라는 명분이 깔려 있다. 올 상반기 주담대 잔액이 1148조2000억원으로 전 분기보다 19조4000억원 늘자, 금융당국은 지난 6월 총량 관리 강화를 주문한 바 있다. 은행들은 이 기조에 호응하는 모습을 보이며 금리를 올리고 있지만, 결과적으로는 이자이익 방어가 뒤섞여 '정책 순응'을 방패막이로 삼고 있다는 지적도 나온다.

    지난 2분기 4대 은행의 순이자마진(NIM)은 평균 1.55%로 전년 동기(1.59%) 대비 0.04%포인트 하락했다. 결국 최근 대출금리 조정은 한국은행의 추가 금리인하 전망 가운데 이자마진을 방어해 수익성 악화를 최소화하려는 것이다.

    전문가들은 이 같은 추세가 당분간 이어질 것으로 전망한다. 우대금리 축소로 인해 차주들이 체감하는 금리 인하 효과는 사실상 사라졌고, 가계부채 증가세가 둔화되지 않으면 금융당국의 추가 규제 가능성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다.

    금융권 관계자는 "은행들이 안정적인 수익 구조 유지를 위해 금리 산정 방식을 적극적으로 조정할 수밖에 없다"며 "하반기에도 가계부채 증가율이 둔화되지 않는다면 금융당국의 추가 규제가 뒤따를 수 있고, 이는 차주의 실질적인 금리 부담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