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년 새 유휴 간호사 4만5000명 늘어 OECD 최저 활동률신규 간호사 1년 내 사직률 57.4%…과중한 업무·열악한 처우 지적단순 확충 아닌 장기 근속 유도·재교육·근무환경 혁신 절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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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 면허 간호사 53만여 명 중 실제 의료 현장에서 활동하는 인력은 61%에 불과한 것으로 나타났다. 경력단절 간호사가 20만 명을 넘어선 가운데 OECD 최저 수준의 활동률을 개선하기 위해서는 단순한 인력 확충이 아닌 근본적인 처우 개선과 근무 환경 혁신이 시급하다는 지적이 나온다.25일 대한간호협회가 고용노동부의 '지역별고용조사(전국 직업·성별 취업자)'와 국민건강보험공단,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건강보험통계'를 분석한 결과, 2024년 기준 우리나라 면허 간호사 수는 약 52만7000명으로 최근 5년간 11만2000명이나 증가했다. 그러나 실제 의료기관 및 지역사회에서 활동하는 간호사는 32만3000명 수준에 불과했다.나머지 20만4000명은 의료 현장을 떠난 '유휴 간호사'로 이는 2019년 15만9000명 대비 28.3% 늘어난 수치다. 특히 작년 6월 기준 의료기관 근무 간호사는 전체 면허 간호사의 51.04%에 그쳐 OECD 평균 활동률(68.2%)을 크게 밑돌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전문가들은 숙련 간호사들이 현장을 떠나는 주요 원인으로 ▲과중한 업무 ▲열악한 근무 환경 ▲낮은 보상 체계 ▲경력 단절 후 복귀 어려움 등을 꼽는다. 우리나라 간호사 1명이 담당하는 환자 수는 OECD 평균보다 2~5배 많아 업무 강도가 심각하며, 이로 인한 피로와 소진은 환자 안전에도 직접적 위험 요인으로 작용한다.여기에 3교대·야간 근무에 비해 낮은 임금, 출산·육아 후 복귀의 어려움은 이탈을 가속화시키고 있다. 실제 신규 간호사의 1년 내 사직률은 57.4%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정부와 간호계는 간호법 제정을 계기로 유휴 간호사 문제 해결에 나서고 있다. 간호인력지원센터를 통한 재교육 과정 확대, 야간 근무 수당 추가 지급, 교육전담간호사제 도입, 인권 침해 예방 매뉴얼 마련 등 제도적 보완책이 추진 중이다. 특히 지난 18일 국회 보건복지위원회에 간호사 1인당 담당 환자 수를 법제화하는 개정안이 상정되며 인력 배치 개선 논의도 본격화됐다.다만 단순히 신규 인력을 늘리는 방식만으로는 문제 해결이 어렵다는 지적도 많다. 전문가들은 숙련된 경력 간호사들이 다시 현장으로 복귀해 장기 근속할 수 있도록 ▲맞춤형 재교육 및 실습 기회 제공 ▲시간제·파트타임·탄력 근무제 도입 ▲장기 근속 인센티브 마련이 필요하다고 강조한다.무엇보다 핵심은 과도한 업무 부담과 열악한 처우를 개선하는 데 있다는 목소리가 크다. 간호법 개정을 통한 적정 인력 배치, 폭언·폭행 방지 시스템 구축, 충분한 휴게 시간 보장 등이 병행돼야 간호사들이 존중받으며 안전하게 근무할 수 있다는 것이다.간호협회 관계자는 "유휴 간호사 문제를 해결하는 것은 간호사 인력난 해소와 국민에게 질 높은 의료 서비스 제공을 위한 첫걸음"이라며 "숙련된 간호사들이 부담 없이 현장에 복귀하고 장기 근속할 수 있도록 근본적인 해결책 마련에 최선을 다하겠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