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달 27일까지 9828억원 순매도 … 4개월 만에 '팔자'세로AI(카카오·LG씨엔에스), 조선(삼성중공업), 자동차(현대차·모비스) 적극 매수상반기 급등했던 삼양식품·하이닉스 비롯 원전·방산株 차익실현새 주도주 없이 9월도 숨고르기 장세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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외국인 투자자들이 3개월 연속 '사자'를 끝내고 이달 들어 국내 주식을 팔아치우는 가운데 이들은 AI(인공지능), 조선, 자동차 등 장기 성장이 예상되는 섹터를 골고루 담고 있다. 이달 코스피가 지지부진한 흐름 속에 순환매 장세를 지속하자 포트폴리오 교체에 활발한 모습이다.28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외국인 투자자는 이달 들어 지난 27일까지 국내 주식을 9828억원어치 순매도했다.시장별로 보면 코스피를 1조2207억원 순매도한 반면 코스닥은 2379억원어치 순매수했다.외국인이 '팔자'세로 돌아선 건 4개월 만이다. 외국인 투자자는 지난 5월 1조2658억원, 6월 2조7615억원, 7월 6조2620억원 등 3개월 연속 국내 주식을 순매수한 바 있다.가장 많이 사들인 종목은 카카오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달 들어 카카오 주식을 4717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지난달만 해도 반도체 종목인 삼성전자를 집중적으로 사들인 외국인들은 한 달 만에 삼성전자를 7981억원어치 팔아치우는 대신 카카오로 상당 규모 포트폴리오를 채웠다.정부는 국가가 주도해 개발하는 초거대 인공지능 모델로, 디지털 주권 확보와 AI 기술 자립을 목표로 하는 '소버린 AI'를 전략 사업으로 추진하고 있다. 카카오는 이번 사업의 명단에서 제외됐지만 실적·AI 전략에 외국인 투자자의 선택을 받은 것으로 보인다. 외국인 투자자의 수급이 붙으면서 카카오 주가는 이 기간 10.52% 상승했다.
카카오의 2분기 매출 2조283억원, 영업이익 1859억원으로, 매출은 전년 동기 대비 1.2%, 영업이익은 38.8% 늘었고 영업이익은 시장 컨센서스(1254억원)를 크게 웃돌았다. 또한 내달 카카오톡 전면 개편과 함께 온디바이스 AI 에이전트 '카나나' , 오픈AI와 협업 중인 신제품을 공개할 예정이어서 시장의 기대감을 받고 있다.
외국인들은 AI 종목으로 분류되는 LG씨엔에스도 1827억원어치 사들였다. 순위로는 외국인 순매수 5위다.
증권가에선 LG씨엔에스가 사업영역을 고루 갖춘 국내 IT서비스 대표 기업으로서 소버린 AI 육성과 스테이블코인 법제화 등 정부 주요정책 관련 간접 수혜가 예상된다고 보고 있다.
정원석 신영증권 연구원은 "어떤 사업자가 국가 AI 사업자로 선정되고 스테이블코인 사업에서 주도권을 잡을지와 무관하게 이들에게 시스템 구축·운영 서비스를 제공하는 LG CNS의 수혜가 예상된다"며 "LG CNS는 AI·금융 분야에서 가장 우수한 IT서비스 역량과 레퍼런스를 보유했다"고 평가했다.
조선 3사 중 가운데 최근 상대적으로 시장의 관심이 더했던 삼성중공업은 외국인 순매수 2위에 올랐다. 이 기간 외국인들은 삼성중공업을 2159억원어치 사들였다.
'한미 정상회담'이라는 단기 이벤트가 종료된 가운데 삼성중공업은 미 해군 함정의 MRO(유지·보수·정비) 협력 사업에 진출한다는 소식이 전해지며 최근 증시에서 상대적 강세를 보이는 조선주다. 외국인의 매수세가 쏠린 가운데 삼성중공업의 주가는 이달 들어서 15.55% 올랐다.
높은 배당수익률과 더불어 상법개정안 통과로 지배구조 개선이 점쳐지는 현대차그룹의 현대차(1988억원)와 현대모비스(1319억원)에도 외국인 자금이 대거 몰렸다.
증권가에선 국회의 2차 상법개정안 통과 영향으로 현대차그룹의 지배구조 개편이 가속화될 것이라고 보고 있다. 유지웅 다올투자증권 연구원은 "2차 상법개정안은 현대차그룹 지배구조를 보다 투명하고 단순하게 바꿀 계기가 될 것"이라며 "2년 안에 현재 주가수익률(PER) 4배에서 거래 중인 극단적으로 낮은 밸류에이션 해소의 실마리를 제시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반면 상반기 증시 주도주의 한축이었던 원전·방산주는 팔아치우고 있다. 외국인들은 이 기간 두산에너빌리티(-1462억원), 현대로템(-1462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1014억원)를 대거 순매도에 나섰다.
상반기 주가가 가파르게 올랐던 삼양식품(-1446억원), SK하이닉스(-2060억원)도 적극적으로 팔았다.
증시가 특별한 모멘텀이나 새로운 주도주 없이 순환매 장세를 지속하는 가운데 외국인 투자자들은 그간 급등했던 종목들을 차익 실현하면서 포트폴리오 교체에 나선 모양새다.
증권가는 당분간 이같은 장세가 지속할 것으로 전망한다.
유명간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금리 인하 기대는 높아졌지만 인플레이션에 대한 불확실성이 남아 있다"면서 "9월 국내 증시는 FOMC(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 이전까지 숨 고르기 국면이 지속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