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르면 이달부터 분배 관련 논의 시작 N차 승객 많은 일본·중국 노선 경쟁↑
  • ▲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과정에서 반납하게 되는 슬롯을 어떤 항공사가 가져갈 지 국내 LCC간 의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질 전망이다. ⓒ대한항공
    ▲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 과정에서 반납하게 되는 슬롯을 어떤 항공사가 가져갈 지 국내 LCC간 의 경쟁이 치열하게 펼쳐질 전망이다. ⓒ대한항공
    대한항공과 아시아나항공 합병으로 발생한 국제·국내선 반납 노선을 두고 저비용항공사(LCC) 간 경쟁이 가열되고 있다. 국토교통부가 이르면 내달 일본·중국 등 아시아 인기 노선 재배분에 나설 예정이어서 업계의 눈치싸움이 치열하게 전개되고 있는 것.

    28일 항공업계에 따르면 국토부는 내달부터 공정거래위원회가 대한항공-아시아나 합병 승인 조건으로 제시한 국제선 26개, 국내선 14개 등 총 40개 노선에 대한 운수권과 슬롯 반납 논의에 들어간다. 

    양대 항공사 합병으로 국제선 시장 점유율이 50%를 넘기며 독과점 우려가 커진 결과다. 이번 조치에는 진에어, 에어서울, 에어부산 등 자회사까지 포함돼 반납 규모가 더욱 확대됐다.

    국토부는 우선 기업결합으로 인한 배분 규정을 마련한 뒤 각 항공사를 대상으로 수요 조사를 거쳐 최종 슬롯 분배에 나서게 된다. 현재는 배분 규정을 마련하는 단계로 알려졌다. 

    각국 경쟁당국의 합병 심사 단계에서 일찌감치 배분 노선이 결정된 사례도 있다. 

    첫 수혜자는 티웨이항공과 에어프레미아였다. 유럽연합(EU)는 파리·로마·바르셀로나·프랑크푸르트 노선을 티웨이에, 미국 노선은 에어프레미아에 배분하도록 했다. 

    티웨이는 인천-파리 노선을 지난해 8월 취항해 1년 간 510편을 운항, 누적 10만 명 이상을 수송하며 대표 장거리 노선으로 안착했다. 에어프레미아는 보잉 787을 앞세워 미주 장거리 시장을 확대 중이며, 최근 하와이 호놀룰루 노선을 열어 로스앤젤레스·뉴욕과 함께 포트폴리오를 강화했다.

    일부 일본 노선도 일본 공정위의 재배분 과정에서 수혜자가 정해졌다. 인천~오사카 노선 하루 4편 중 3편은 일본 LCC인 피치항공으로, 인천~후쿠오카 노선 하루 3편 중 2편은 이스타항공으로 돌아갔다. 부산~삿포로는 티웨이항공이 확보했다.

    이제 관심은 중국과 일본 일부 노선에 쏠린다. 특히 중국은 무비자 정책 효과로 올 상반기 저마진에도 불구하고 여객 증가세가 두드러졌다. 

    실제 지난 7월 한중 노선 여객 수(대만·홍콩 포함)는 198만 명으로, 지난해 같은 기간보다 50% 늘었다. 각 항공사가 공급을 확대하는 상황에서 '슬롯 확보'는 수익성으로 직결되는 핵심 변수다.

    한 항공사 관계자는 "이번에 반납 후 재배분될 중국 노선 중 베이징, 칭다오 등 수요가 높은 지역이 다수 포함돼 있어 LCC 입장에서는 반드시 확보해야 할 전략적 노선"이라고 말했다. 

    또 다른 관계자는 "일본 수요는 수년째 이어지고 있으며, 도시 재발견 수요로 N차 방문객이 많은 것이 특징"이라며 "수요가 확실한 만큼 슬롯 배분 결과에 따라 LCC 간 희비가 엇갈릴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