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분 40초만에 6000개 동난 '케데헌 신라면'2분기 실적 부진으로 인한 실망감 상쇄증권가 "매력적 밸류에이션 … 매수 관점 유효"
  • 넷플릭스 애니메이션 '케이팝 데몬 헌터스' 훈풍을 타고 'K-라면'의 저력이 다시 빛나고 있다. 삼양의 불닭볶음면이 해외에서 선풍적인 인기를 끈 데 이어 농심의 신라면이 폭발적인 관심을 받는 모습이다.

    2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오전 9시 10분 기준 농심 주가는 전장 대비 500원(0.12%) 오른 42만9000원에 거래되고 있다. 

    농심은 지난달 20일 넷플릭스와 손잡고 케데헌과 콜라보한 신라면, 새우깡 등을 글로벌 한정판으로 선보인다고 밝혔다. 농심 주가는 발표 당일 6%대 강세를 보인 이후 꾸준히 상승곡선을 그려 전날까지 17.88% 급등했다.

    같은 기간 '큰손'들의 매수세도 눈에 띄었다. 외국인 투자자는 이 기간동안 91억7700억원어치, 기관 투자자는 209억6725억원 순매수했다.

    농심이 투자자들의 관심을 끈 배경엔 케데헌 인기의 온기가 농심 매출에도 퍼질 것이란 기대감이 있다. 지난달 29일 농심은 자사 온라인몰에서 케데헌 협업 제품 1차 사전 예약 판매를 시작했다. 케데헌 작품 속 등장한 라면 디자인을 그대로 반영해 제작됐고, 1분 40초만에 6000개 모두 완판됐다.

    농심은 온라인에 이어 오프라인에서도 케데헌 협업 제품을 계속해서 선보이겠다는 계획이다. 국내 주요 대형마트와 해외 시장을 통해 신라면을 비롯한 새우깡 등 인기 제품에도 케데헌 캐릭터 디자인을 입힌 한정판을 판매할 예정이다. 이는 북미와 유럽, 오세아니아, 동남아시아 등 글로벌 시장에 출시된다. 

    농심은 글로벌 라면 시장 경쟁 심화로 수익성이 떨어져 2분기 실적이 시장 기대감을 밑돌았다. 2분기 매출은 8677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0.8% 증가했지만, 영업이익은 402억원으로 8.1% 줄었다. 미국과 중국 등해외 법인 실적 부진이 주된 요인이었다. 이에 농심 주가는 36만원대까지 주저앉았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행정부의 관세 부과 영향으로 지난 7월 대미(對美) 수출액이 17% 가량 줄어드는 등 K-라면 수출 기업에 대한 악재가 잇따랐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농심은 캘리포니아에 현지 공장을 두고 있는 만큼 상대적으로 관세 부담에서 자유롭다는 평가를 내놓으며 향후 주가를 긍정적으로 내다봤다. 또 케데헌 협업 소식이 시장을 뜨겁게 달궜고 부진한 주가를 끌어올릴 반등 기회로 작용했다는 평가다.

    심은주 하나증권 연구원은 "농심 주가는 영화 ‘케이팝 데몬 헌터스’와의 마케팅 협업 발표 후 약 10% 상승했지만 주가는 여전히 밸류에이션이 매력적"이라며 "하반기 기대 요인을 감안했을 때 여전히 매수 관점이 유효하다"고 짚었다.

    그러면서 "농심의 단기 수익성 부침 현상은 아쉽지만, 미주 점유율을 점진적으로 확대하고 있는 점을 긍정적으로 본다"며 "농심은 3·4분기부터 판가 인상 효과가 반영될 것으로 생각돼 하반기 수익성 및 탑라인 성장에 긍정적 영향을 미칠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