도매시장 배추 가격 131% 껑충 … 가격 오름세 이어져마른 장마와 이른 폭염으로 7~8월 식재 배추 가격 ↑강릉 가뭄 이어지며 여름배추 생육 부진 우려 … '배추 보릿고개' 장기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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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강릉 지역 폭염으로 인해 배추 가격 상승이 현실화되고 있다. 여름 고랭지 배추 생산의 90% 이상을 차지하는 만큼, 연쇄적인 가격 오름세가 우려되고 있다.

    4일 한국농수산식품유통공사 가격 정보에 따르면 하루 전인 3일 기준 도매시장 배추 ‘특’ 등급 10㎏ 평균 가격은 2만9281원으로 전주 대비 131.2%, 전년 동월 평균 대비 106.3% 올랐다.

    ‘상’ 등급 가격 역시 2만1181원으로 각각 138%, 102% 올랐다.

    올해는 특히 마른 장마와 이른 폭염으로 생육이 부진하면서 고랭지 배추 가격도 오름세다. 1일 기준 배추 1포기 소매 가격은 6669억원으로 평년 대비 30~60% 높은 것으로 알려졌다.

    통상 배추는 파종 이후 생육-수확까지 90일이 소요된다. 7~8월에 식재한 배추가 9월 말~ 10월 초에 수확되며 가을 배추가 나오기 전까지 가격을 유지해주는데, 이 작황이 어려움을 겪으면 가격은 더 오를 수밖에 없다.

    실제로 고랭지 배추를 90% 이상 생산하는 강원도 지역, 특히 안반데기 등이 위치한 강릉 지역은 가뭄이 이어지고 있다. 지난 8월 30일 정부는 강릉시 일원에 국가소방동원령을 발령했다.

    재난 사태 선포 이후 강릉시는 소방차 등 운반급수 차량 71대를 투입해 하루 2130톤의 정수를 공급하고 있다. 지역 22곳의 지방 하천과 저수지를 활용해 하루 1만5600톤의 정수를 오봉저수지에 투입하고 있는 상황이다.

    더위가 계속되면 배추 생육도 부진하다. 제대로 자라지 않아 하(下)품으로 구분되면, 주요 포장김치 제조업체들의 수매 기준에 미치지 못하면서 상 등급 배추 가격은 더욱 오르게 된다.

    더위에 창궐하는 무름병과 씨스트선충 등도 문제다. 지난해에도 폭염으로 인해 여름배추가 씨가 마르면서 평년 대비 가격이 30% 오르기도 했다. 

    전년도 김장이 끝나고 심은 배추는 이듬해 봄에 수확하게 되는데, 그 이후 4~5월에 심은 배추가 자라 7~8월에 수확하게 된다. 문제는 이미 올해 여름도 이른 폭염으로 인해 채솟값이 크게 올랐다는 점이다.

    여름배추 가격은 고랭지 배추와 가을배추가 나오면 점차 안정되는데, 주요 산지인 강릉에서의 가뭄이 이어지면서 연쇄적인 가격 오름이 가시화되고 있다는 점이다. 

    업계 관계자는 “폭염으로 인한 이 기간 가격 불안정은 심심찮게 있어왔다”면서도 “강릉 가뭄같은 경우는 예상외다보니 상황을 보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가을배추가 출하되는 10월 중순 이후가 되면 큰 우려는 없을 것”이라고 덧붙였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