울산 생산기지 '1% 행복나눔기금'협력사 직원 출산시 300만원 축하금올해만 49개사 18명 5400만원 혜택"한 아이 키우는데 온 마을이 내 일처럼"
  • ▲ 울산CLX의 협력업체에 소속된 전씨와 올해 2월 탄생한 그의 쌍둥이 딸ⓒSK이노베이션 뉴스룸
    ▲ 울산CLX의 협력업체에 소속된 전씨와 올해 2월 탄생한 그의 쌍둥이 딸ⓒSK이노베이션 뉴스룸
    “한 아이를 키우려면 온 마을이 필요하다는 말이 있습니다. 내 일처럼 기쁜 일입니다. 축하합니다.”

    울산의 한 산업단지에서 근무하는 전민준(가명) 씨는 올해 2월 건강한 쌍둥이 딸을 품에 안았다. 가족과 지인들의 축하가 이어진 가운데, 몇 달 뒤 아이들이 뒤집기를 시작할 무렵 예상치 못한 축하 인사가 전해졌다. 쌍둥이 아빠 전 씨가 다니는 협력업체에 SK이노베이션 울산CLX가 마련한 특별한 출산축하금이 전달된 것이다.

    4일 SK이노베이션 뉴스룸에 따르면 생산기지 울산콤플렉스(CLX)에는 ‘1% 행복나눔기금’이 있다. 협력사 소속 직원이 출산하면 1인당 300만 원의 축하금을 지급하는 제도다. 구성원들이 기본급의 1%를 자발적으로 기부하고, 회사가 금액을 보태 만든 상생 기금이다. 

    이 기금을 바탕으로 정부에서 보조금을 받아 재원을 조성해 올해 상반기에 전 씨의 쌍둥이를 비롯해 총 18명의 아이들이 이 혜택을 받았다. 49개 협력사에서 태어난 새 생명들에게 총 5400만 원의 축하금이 전달됐다.

    대기업이 협력업체 직원까지 포함해 출산축하금을 지급하는 사례는 흔치 않다. 상생기금 운용을 맡은 박정원 울산CLX 경영지원실장은 “울산은 ‘산업수도’라 불리지만 광역시 중 인구가 적은편”이라며 “구성원들이 함께 모은 기금으로 이웃의 기쁨을 나눌 수 있어 오히려 고마운 마음”이라고 말했다.

    협력사 직원들도 반가움을 전했다. 한 직원은 “각박해져 가는 요즘, 공동체의 의미를 다시 느끼게 됐다”고 소감을 밝혔다.

    지난 7월 열린 ‘행복더하기 지원금 전달식’에는 고용노동부 울산지청, 노조, 협력사 대표 등 관계자들이 함께해 의미를 더했다.

    울산CLX는 이번 제도 외에도 협력사와 상생하기 위한 다양한 활동을 이어가고 있다. 지난 1월에는 협력사 직원 5400여 명에게 총 33억7000만 원 상당의 온누리상품권을 지급했고, 2월에는 협력사 전용 복지시설인 ‘상생복지관’을 개관했다. 특히 상생복지관은 장생포역 폐역사를 리모델링해 만든 전국 최초의 근로복지시설로, 지역 사회에서도 화제가 됐다.

    울산CLX 관계자는 “우리 모두가 공동체의 일원이라는 마음으로 시작한 일”이라며 “작은 움직임이 모여 따뜻한 변화를 만들어가길 바란다”고 말했다.

    SK이노베이션 관계자는 “협력사와 동반 성장을 넘어 더 나은 미래를 함께 만들어 가기 위해 새로운 상생 복지를 실천하고자 협력사 출산장려금을 도입하게 됐다”면서 “앞으로도 협력사와 지역사회에 실질적인 도움이 되는 사회공헌 사업을 지속 확대할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