김어준 발언, 조직개편 갈등 불씨에 기름 부어“모두 생계 걸린 문제인데 퇴사하라니”…사내 게시판 공분 확산이찬진 원장 “직원 우려 전달하겠다”…노조 “원론만 반복”상복 시위 이어가며 비대위는 총파업·집단행동 논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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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튜버 김어준 씨가 금융감독원 직원들에게 "불만이면 퇴사하라"는 발언을 내놓으면서 금감원 내부의 반발이 거세지고 있다.조직개편에 반발해 상복을 입고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금감원 직원들의 현실을 전혀 고려하지 않은 '도 넘은 발언'이라는 비판이 쏟아진다.이찬진 원장과 노조의 첫 회동에서도 원론적 입장만 반복했다는 불만이 속출하면서 갈등이 장기화되는 모양새다.12일 금융권에 따르면 김 씨는 전날 유튜브 방송에서 "금감원 직원 전원의 퇴사를 받고 새로 뽑아야 한다"며 "그분들 개인의 삶에서는 납득할 만한 불만이니 퇴사 처리해 원하는 대로 하는 게 좋겠다"고 말했다. 이는 정부가 발표한 금융소비자보호원 분리와 공공기관 지정 방안에 반발하며 사흘째 시위를 이어가고 있는 금감원 직원들을 겨냥한 발언이다.해당 발언 직후 금감원 내부는 들끓었다. 사내 게시판에는 "상당수 직원이 생계를 책임지는 가장인데 퇴사하라는 말은 무책임하다", "조직이 큰 상처를 받았다"는 글이 잇따라 올라왔다. 한 직원은 "금감원 4급 이상은 퇴사 후 3년간 금융권 재취업이 제한된다"며 "30대 중반 직원이 대부분인데, 퇴사하면 생계가 막막해진다"고 토로했다.분노는 집단행동으로 이어지고 있다. 금감원 직원 700여 명은 지난 8일부터 상복을 입고 여의도 본원 로비에서 출근길 시위를 벌이고 있다. 정문 앞에는 '금융소비자보호가 운명을 다했다'는 현수막과 함께 직원 명패 수백 개가 깔렸다. 노조는 30명 규모의 비대위를 꾸려 총파업, 검사일지 중단, 전직원 휴가, 총사표 제출 등 고강도 대응을 논의 중이다.이날 오전에는 이찬진 금감원장이 노조와 면담에 나섰다. 이 원장은 "조직개편안이 직원들의 우려를 불러온 점을 충분히 인식하고 있다"며 "현장의 목소리를 정부와 국회에 전달하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노조 측은 "구체적 대책이나 명확한 메시지가 없다"며 불만을 드러냈다. 면담 이후에도 갈등은 오히려 해소되지 못하고 있는 상황이다.금융권에서는 김 씨 발언이 단순한 돌출 발언을 넘어, 조직개편 갈등을 더욱 격화시키는 기폭제가 됐다고 평가한다. 향후 금감원 직원들의 집단행동이 어떻게 전개될지, 이 원장이 어떤 결단을 내릴지가 갈등의 향방을 가를 분수령이 될 전망이다.한 금융권 관계자는 “정치적 논평 수준의 발언이 조직 내부에 깊은 상처를 남겼다”며 “갈등이 장기화할수록 금감원의 기능 수행에도 차질이 불가피할 것”이라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