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구영 전 사장, 7월 1일 조기 사임KF-21 양산, KA-50 수출 등 현안 산적ADEX 2025서 KAI만 대행제체 유력노조 "최고 책임자 없는 회사로 비춰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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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KAI의 수장 공백이 이달 17일 기준 79일째를 맞았다. ⓒKAI
강구영 전(前) 사장이 올해 7월 조기 사임한 후 현재까지 한국항공우주산업(KAI)의 수장 공백이 지속되고 있다. 중요한 현안이 산적한 상황에 리더십 부재를 맞이한 상태다. 또한 ‘서울 국제항공우주 및 방위산업 전시회(ADEX 2025)’에 경쟁사와 달리 대행 체제로 나설 공산이 커지면서 대외적 우려도 나오고 있다.17일 업계에 따르면 강 전 사장은 임기를 3개월 가량 앞둔 지난 7월 1일 퇴임했다. 강 전 사장은 윤석열 전 대통령 시절인 2022년 9월에 3년 임기를 시작했으며, 이재명 정부가 출범하자 사퇴 결심을 굳혔던 것으로 분석된다.이달 17일 기준으로 79일이 지났지만 후보자추천위원회 등 신임 사장 선임과 관련한 절차도 진행되지 않고 있다. 당초 신임 사장 후보군으로 류광수 전 KAI 부사장(현 한화에어로스페이스 부사장), 강은호 전 방위사업청장, 문승욱 전 산업통상자원부 장관 등이 하마평에 올랐다.현재는 후보군에서 위의 3인이 제외됐으며, 내부 출신 1명, 관료 출신 1명이 유력하다는 설이 돌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여러 루머들이 나오고 있지만 2인에 대한 구체적인 이름이 거명되고 있지는 않다”면서 “아직까지는 뜬 소문인 것으로 보인다”고 언급했다.강 전 사장의 사임 이후 차재명 부사장이 사장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그러나 직무대행 제체에서는 신속하고 책임있는 의사결정을 내리기는 사실상 불가능하다.KAI는 KF-21 양산, KA-50 등 주요 라인업의 수출 확대, MRO(유지·보수·정비) 역량 강화 등 각종 현안이 놓여있지만 최종 결정을 할 리더십이 없다. 현대로템, 한화에어로스페이스, LIG넥스원 등 경쟁사들은 사장이 직접 진두지휘하면서 총력전에 나서는 것과 대비된다.내달 17일부터 열리는 ADEX 2025에서도 KAI만 대행 체제로 참여할 가능성이 매우 높아졌다. 국내외 방산·항공우주 기업들이 총출동하는 무대에서 KAI의 입지가 약화될 수 있다는 관측도 나온다. -
- ▲ KAI의 사장 선임은 수출입은행장 선임 이후 이뤄질 것으로 관측된다. ⓒKAI
상황이 이렇다 보니 KAI 노동조합에서도 조속한 차기 사장 인선을 촉구하고 나섰다.노조는 이달 11일 입장문에서 “ADEX는 단순한 전시회가 아니라 전세계 30여개국 정부 대표단과 주요 방산 기업 CEO들이 모여 수출 계약과 전략 협력을 논의하는 자리”라면서 “대한민국 항공우주산업을 이끌어야 할 국가 전략 기업이 국제 무대에서 ‘최고 책임자 없는 회사’로 비쳐질 수 있다”고 주장했다.이어 “해외 주요 고객 및 협력사들인 최고 의사결정권자와의 만남을 기대하지만 대행 체제는 본질적으로 최종 책임과 결정을 보장하지 못한다”면서 “사장 공백이 계속된다면 KF-21, FA-50, 수리온 등의 수출 협상이 지연될 수밖에 없다”고 덧붙였다.그럼에도 KAI의 수장 공백은 당분간 계속될 전망이다.KAI는 민간 기업이지만 최대주주는 수출입은행(26.41%)이며, 국민연금공단도 지분 8.12%를 보유 중이다. 이에 따라 정치적 입김에서 자유롭지 못했으며, 정권이 바뀔 때마다 낙하산 논란이 일었다.이같은 구조적인 요인으로 KAI 사장 인선은 관행적으로 방위사업청과 수출입은행장 인선 후에 이뤄졌다. 석종건 방사청장은 윤석열 정부 시기인 지난해 2월 취임 후 임기를 수행하고 있으며, 수출입은행의 경우 윤희성 전 행장이 올해 7월 퇴임하면서 공석 상태다.업계 관계자는 “결국 수은 신임 행장이 결정돼야 KAI 사장 인선도 이뤄질 것”이라며 “이를 감안하면 빠른 시일 내에 문제가 해결되기는 어렵다”고 답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