KRX 방송통신 지수, 코스피 질주에도 한 달간 2% 하락외국인·기관 순매도세 지속 … 통신 3사 주가 일제히↓“제재·보상안 불확실성 여전 … 일단락 시 반등할 것”
-
- ▲ ⓒ연합뉴스
국내 이동통신 3사들의 주가가 보안 리스크 확대로 부진을 면치 못하고 있다. 해킹 관련 제재·보상안 발표 등이 부담으로 작용하면서 외국인·기관투자자들의 매도세도 이어지고 있다.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KRX 방송통신’ 지수는 최근 한 달(8월 22일~9월 24일)간 2.16% 하락했다. 같은 기간 코스피 지수가 10.52% 상승한 것 대비 처참한 수준이다. 거래소가 산출하는 34개 KRX 산업지수 중에서도 하위 3위를 기록했다.국내 통신 3사의 주가도 부진했다. KT는 이 기간 8.30%나 급락했으며 SK텔레콤도 0.72% 하락했다. LG유플러스 홀로 0.13% 강보합세를 보였지만, 지수 수익률엔 크게 뒤쳐져 있다.특히 기관투자자들이 강한 매도세를 보였다. 기관은 한 달 동안 KT 주식 669억4670억원을 순매도 한 데 이어 LG유플러스와 SK텔레콤도 424억4916만원, 281억6519만원어치를 팔아치웠다.외국인도 SK텔레콤 1679억5327만원, KT 22억6248만원을 순매도했지만, LG유플러스는 694억5798만원을 순매수했다. 반면 개인은 SK텔레콤 1929억1331만원, KT 668억4740만원어치씩 사들이며 물량을 받아냈다.앞서 통신 3사는 지난 상반기 호실적을 기록한 바 있다. 이들의 올해 상반기 합산 영업이익은 3조1692억원으로 전년 대비 26.29%나 늘었다. KT와 LG유플러스가 이번 2분기 역대 최대 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한 영향이다.다만, 3사 모두 해킹 사태가 발생하면서 주가도 힘을 쓰지 못했다. SK텔레콤은 지난 4월 대규모 유심(USIM) 해킹 사태로 2324만여명의 개인정보가 유출돼 역대 최대 과징금인 1347억9100만원과 과태료 960만원을 부과받은 바 있다.또한 KT는 지난 7월 서버 해킹 정황이 발견된 데 이어 8월 소액 결제 사건이 벌어졌다. 당초 KT는 “개인정보 해킹 정황은 없다”고 강조했지만, 불법 펨토셀을 통해 2만여명의 고객 개인정보가 유출된 것으로 확인됐다. 소액결제 피해 규모도 2억4000만원으로 집계됐다.LG유플러스의 경우 보안 협력 업체인 시큐어키가 지난 7월 31일 한국인터넷진흥원(KISA)에 서버 해킹 피해를 자진 신고해 기술지원(조사)을 받은 것으로 알려졌다. LG유플러스 측은 협력사에서 사이버 침해로 의심되는 흔적이 발견된 것은 인지했으나, 이를 통한 본사 시스템 해킹과 개인정보 유출 정황 등은 없다고 선을 그었다.김아람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신뢰성 훼손은 불가피하다”며 “정부의 조사 결과가 나올 때까진 투자심리는 불편할 것”이라고 말했다.국회 과학기술정보방송통신위원회(과방위)는 지난 19일 KT·LG유플러스 청문 계획서를 채택, 전날 김영섭 KT 대표를 ‘대규모 해킹 사고 관련 청문회’ 증인으로 소환했다. 증인 명단에 포함됐던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는 제외됐다.김영섭 대표는 청문회에 출석해 “소액 결제 사고 뒤 펨토셀 관리 실태를 보니 허점이 많고 관리가 부실했다. 사고 이후 (불법 펨토셀이) 망에 붙지 못하게 조치했다”며 이상휘 국민의힘 의원의 관리 부실이 사건을 초래한 원인이라는 지적에도 “인정한다”고 답했다.과방위는 오는 10월 진행될 국정감사에도 통신 3사 대표들을 소환할 계획이다. 김영섭 KT 대표, 유영상 SK텔레콤 대표와 홍범식 LG유플러스 대표는 오는 10월 21일 ‘대규모 해킹 사태’ 관련 증인 출석 요구 명단에 포함됐다. 특히 김영섭 대표는 KT 사장 교체 관련 구현모 전 KT 대표와 윤경림 전 KT 그룹 트랜스포메이션 부문장(최종 사장 후보) 등도 출석을 요구받았다.시장에서는 당분간 통신주들의 약세가 이어질 것으로 전망했다. 2분기 실적 호전으로 컨센서스가 과도하게 높아져 부담인 가운데, 아직은 결정되지 않은 KT와 LG유플러스의 해킹 관련 일회성 비용이 불확실성으로 작용해서다.김홍식 하나증권 연구원은 “미국·국내 주파수 로드 맵 발표 또는 주파수 경매 이슈는 통신주들에 호재가 맞지만, 단기 주가 상승을 일으키기엔 역부족일 것”이라며 “여론이 악화일로인 해킹 이슈도 큰 부담으로 대규모 고객 보상안 또는 과징금 부과가 발표된다면 KT와 LG유플러스의 추가적인 주가 하락도 염두에 둬야 한다”고 말했다.다만, 일각에서는 통신사들의 해킹 사고가 일단락되면 주가는 반등세를 보일 것으로 봤다. 오는 11월 정부의 배당소득 분리과세가 도입되면 전통적 고배당주인 통신주들의 수혜가 예상되기 때문이다.김회재 대신증권 연구원은 “해킹의 경우 통신사도 상당 부분 피해자에 해당하지만, 이번 사고를 보안사고 이외의 이슈로 확대해석하려는 시도들이 등장하고 있는 것이 주가에 부담”이라면서도 “KT와 LG유플러스는 올해 3분기 실적 개선세가 전망돼 해킹 관련 이슈만 마무리되면 지난 상반기에 보여준 것과 같은 주가 상승 흐름이 지속될 것”이라고 밝혔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