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3500억달러 청구서에 국내 증시 휘청금리 인하 기대감 약화도 하방 압력 더해삼전 8만3000원대 후퇴, 하이닉스 5.6% '뚝'코스피 10거래일 만에 장중 3370선 붕괴코스닥도 2.03% '뚝',국채 금리도 일제 급등환율, 1400원 넘어 1410원 돌파
  • ▲ 코스피가 전 거래일(3471.11)보다 85.06포인트(2.45%) 내린 3386.05에 마감한 2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종가가 보이고 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852.48)보다 17.29포인트(2.03%) 하락한 835.19에 거래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거래 종가(1400.6원)보다 11.8원 오른 1412.4원에 주간 거래를 마무리했다. ⓒ뉴시스
    ▲ 코스피가 전 거래일(3471.11)보다 85.06포인트(2.45%) 내린 3386.05에 마감한 26일 서울 중구 하나은행 딜링룸에 종가가 보이고 있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852.48)보다 17.29포인트(2.03%) 하락한 835.19에 거래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 거래일 주간거래 종가(1400.6원)보다 11.8원 오른 1412.4원에 주간 거래를 마무리했다. ⓒ뉴시스
    9월 들어 신고가 랠리를 이어가던 코스피가 지난 8월 1일 세제개편안 충격으로 '검은 금요일'을 연출한 이후 또다시 최대 낙폭을 기록했다.

    26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 지수는 이날 전장 대비 85.08포인트(2.45%) 내린 3386.03에 거래를 마쳤다. 지수는 0.89% 내린 3440.39에 개장한 뒤 100포인트 넘게 빠지며 낙폭을 키워 장중 한때 3365.73을 기록했다. 코스피 지수가 장중 3370선이 무너진 것은 10거래일만이다.

    유가증권시장에서는 외국인과 기관이 1조원 넘게 팔아치우는 등 매도세가 두드러졌다. 외국인투자자는 이날 5888억원어치 순매도했다. 기관투자자도 6084원어치 매도 우위였다. 개인투자자 홀로 1조1441억원 순매수에 나섰지만 지수 상승을 견인하기에는 역부족이었다.

    특히 외국인투자자는 이달들어 6조7000억원어치 국내 주식을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에 주도적 역할을 했지만, 대외적 불확실성이 고조되면서 대거 매도에 나선 것으로 보인다.

    큰손들의 매도세에 코스피 시가총액 상위 종목들도 대부분 하락했다. 특히 반도체 대장주이자 시총 1·2위를 차지하고 있는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각각 3.25%, 5.61% 하락률을 기록했다. 이외에 LG에너지솔루션(-3.45%), 한화에어로스페이스(-0.38%), 현대차(-1.15%), HD현대중공업(-2.67%), KB금융(-1.40%), 두산에너빌리티(-1.41%) 등이 내렸다.

    한미 관세 협상이 공회전을 거듭하면서 조선업 협력 프로젝트인 '마스가'에 대한 우려가 나오자 조선 관련주들도 약세를 보였다. 이에 ㅍ8.57%)과 동일스틸럭스(6.06%), 한화오션(2.37%)이 내렸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이 의약품에 대해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고 밝히면서 제약주들도 하락했다. 삼성바이오로직스(-2.15%), SK바이오사이언스(-3.60%), 대웅제약(-3.06%) 등이 약세였다.

    코스닥도 하락세를 면치 못했다. 코스닥 지수는 이날 전장 대비 17.29포인트(2.03%) 내린 835.19로 마감했다. 코스닥 지수는 장중 한때 829.47까지 밀리며 830선을 내주기도 했으나 하락분을 일부 반납해 830선을 회복했다.

    코스닥 시장에서도 외국인은 839억원순매도했고 개인과 기관은 각각 810억원, 85억원 매수 우위였다.

    이날 국내 증시가 속수무책으로 하락한 것은 대미 투자 압박·금리인하 기대감 축소 등 미국발 악재가 맞물린 영향으로 풀이된다. 

    간밤 발표된 미국 2분기 국내총생산(GDP) 증가율 확정치는 3.8%로 한달 전 잠정치(3.3%)는 물론 시장 예상치(3.3%)조차 크게 웃돌았다. 이에 미국의 기준금리 인하 속도가 둔화할 것이란 우려가 나왔다.

    안소은 KB증권 연구원은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툴에 따르면 10월 추가 기준금리 인하 확률은 수요일 91%에서 85%로, 12월까지 기준금리 2회 인하 확률은 수요일 73%에서 60%로 하락했다"고 했다.

    금리 인하 기대감이 축소되면서 국고채 금리는 일제히 상승했다. 이날 오전 서울 채권시장에서 3년 만기 국고채 금리는 전 거래일보다 3.8bp(1bp=0.01%포인트) 오른 연 2.566%를 기록했고, 10년물 금리는 연 2.914%로 2.9bp 올랐다. 2년물과 5년물은 각각 3.7bp, 3.4bp 상승해 연 2.504%, 연 2.707%에 거래됐다.

    여기에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선불'(up front) 발언은 국내 증시에 대한 위화감을 가중시켰다.

    트럼프 대통령은 25일(현지시간) 백악관에서 "세와 무역 합의 덕분에 한 사례에서는 9500억 달러를 확보하게 됐는데, 이전에는 전혀 지불하지 않던 금액"이라며 "아시다시피 일본에서는 5500억 달러, 한국에서는 3500억 달러를 받는다. 이것은 선불"이라고 강조했다.

    한미 무역협상의 최대 쟁점으로 떠오른 3500억 달러 대미 투자를 '선불'이라고 못박으면서 교착 상태인 관세 협상이 더욱 경색될 수 있다는 관측이 나운다. 이 경우 국내 증시 자금 유출 우려는 커질 수 있다.

    이재원 신한투자증권 연구원은 "'합의문이 필요 없을정도로 잘 된 협상'에 대한 의구심과 추가 협상 진전 미진이 원화 약세 주요 원인으로 외국인 주식시장 자금 이탈 야기할 동력이 되고 있다"면서 이는 "다음주(10월 3일)부터 시작되는 장기 연휴 리스크 오프(risk-off·위험회피) 심리에 영향을 미치고 있다"고 분석했다.

    한편,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도 급등세를 보였다. 전날 5월 이후 처음으로 1400원대까지 오른 뒤 이날 추가로 뛰며 1410원대를 돌파한 1412.40에 거래를 마쳤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