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세청이 조사 밝혔는데도 자금 지원 … 총 790억 대출국책은행 자금으로 가맹점주 대상 연10%대 중반 금리 장사 의혹산은 "위법 사실 확인 땐 전액 회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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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명륜진사갈비
    한국산업은행이 대부업 논란에 휩싸인 외식 프랜차이즈 기업 ㈜명륜당에 100억원 규모의 한도성 대출을 제공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른바 기업용 ‘마이너스통장’ 성격인 이 대출을 포함해 산은이 명륜당에 승인한 자금은 총 790억원에 달한다. 명륜당이 이 자금을 활용해 가맹점주를 상대로 고금리 대부업을 벌였다는 논란이 확산하면서 국책은행인 산은이 책임을 피할 수 없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국회 정무위원회 소속 추경호 국민의힘 의원이 28일 산은으로부터 제출받은 자료에 따르면 산은은 2023년부터 올해까지 명륜당에 총 790억원 규모의 대출을 승인했다.

    명륜당은 고기 무한리필 프랜차이즈 ‘명륜진사갈비’와 샤브샤브 무한리필 브랜드 ‘샤브올데이’를 운영하는 업체로, 지난해 11월 이후 다섯 차례에 걸쳐 국책은행 자금을 지원받았다. 

    지난해 감사보고서상 명륜당이 산은으로부터 대출받은 금액은 690억 원으로 기재됐지만, 이는 한도성 대출을 제외한 금액이다. 산은은 지난해 6월 한도성 대출 100억원을 포함한 300억원의 신규 자금을 승인했으며, 지난 23일 기준 상환액을 제외한 대출 잔액은 730억원이다.

    논란의 핵심은 명륜당이 이렇게 조달한 국책은행 자금을 이용해 대부업 사업을 벌였다는 의혹이다. 명륜당은 특수관계자가 소유한 대부업체를 통해 가맹점주에게 연 10%대 중반의 고금리로 자금을 대출하고, 해당 대부업체에는 명륜당이 직접 자금을 제공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 과정에서 발생한 이자 수익은 대부업체로 흘러들어갔으며 명륜당을 이끄는 이종근 회장이 12개 대부업체의 실소유주라는 사실도 최근 확인됐다. 연 3~4% 수준의 낮은 금리로 국책은행에서 자금을 조달한 뒤 이를 가맹점에 고금리로 빌려주며 ‘이자 장사’를 했다는 비판이 나오는 이유다. 산은 대출은 모두 ‘운영 및 시설 자금’ 명목으로 승인됐지만, 실질적으로는 대부업 사업 기반으로 쓰였다는 지적이 제기된다.

    명륜당을 둘러싼 대부업법 위반 논란은 최근에 불거진 문제가 아니다. 수년 전부터 미등록 대부업 의혹이 꾸준히 제기돼 왔고, 올해 6월 초에는 국세청이 관련 조사를 진행 중이라는 사실도 알려졌다.

    주병기 공정거래위원장은 인사청문회에서 “명륜당 내부거래를 살펴보면 상당히 심각하다”며 “위법 사항이 확인되면 엄정 조치하겠다”고 밝히기도 했다. 그럼에도 산은은 지난해에만 700억원 이상을 추가로 대출했고, 올해 6월 말에는 240억원의 대출 만기를 연장했다. 연장 대상에는 한도성 대출 80억원과 일반대출 160억원이 포함돼 있다.

    산은은 위법 대부업 소지가 입증될 경우 대출 전액을 회수하겠다는 방침이다.

    명륜당 측은 이 회장이 일부 대부업체 주주로 등록된 것은 사실이나 사적 이익을 취한 적은 없다고 반박했다.

    추경호 의원은 “국책은행 대출을 받아 대부업 자회사를 통해 가맹점주에게 고금리로 돈을 빌려주는 것은 명백한 갑질”이라며 “용도 외 사용이 확인되면 산은이 책임 있는 조치를 취해야 한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