미중 관세전쟁 재점화에 뉴욕 증시 시총 2조달러 증발달러 강세·대미 협상 교착에… 환율 1430원 '뉴노멀' 우려코스피 3600선 이후 첫 고비… 삼성전자 실적이 분수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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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 ⓒ뉴시스
도널드 트럼프 미국 대통령의 한 마디가 글로벌 금융시장을 뒤흔들었다. 트럼프 대통령이 10일(현지시간) 중국과의 관세전쟁 재개를 선언하자 뉴욕증시는 하루 만에 시가총액 2조달러(약 2866조원)가 증발한 것으로 집계됐다.◆ 말 한마디에 사라진 2조 달러12일 미국 CNBC에 따르면 이날 다우존스산업평균지수는 1.9%, 스탠더드앤드푸어스(S&P)500은 2.7%, 나스닥지수는 3.6% 급락했다. 상승장을 주도하던 빅테크가 일제히 무너지면서 시총 하락폭이 커졌다. 엔비디아는 4.9%, 테슬라는 5.1%, 애플은 3.5% 각각 떨어졌고, 인공지능(AI) 소프트웨어 기업 팔란티어는 5% 넘게 하락했다.S&P500은 장 초반 사상 최고치(6762.40)를 새로 썼지만 트럼프 대통령의 소셜미디어 글이 공개된 직후 급락세로 돌아섰다. 그는 "시진핑 주석을 만날 필요가 없을지도 모른다"며 "중국산 제품에 대규모 관세 인상을 검토하고 있다"고 밝혔다. 이어 "중국이 희토류를 무기화하며 전세계를 인질로 삼고 있다"고 비판했다.오는 31일 경주에서 열리는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정상회의를 계기로 예정됐던 미중 정상회담도 무산 가능성이 제기되고 있다.트럼프 대통령은 장 마감 후 "중국산 수입품에 100% 관세를 부과하겠다"며추가 관세를 공식화했다. 시장은 즉각 반응했다. 투자심리는 급격히 위축됐고, 경기침체 우려가 커지면서 뉴욕증시 주요 지수가 일제히 하락했다. -
- ▲ 글로벌 금융 불안으로 원/달러 환율이 1430원을 돌파했다. ⓒ뉴데일리
◆ 원·달러 환율 1430원 돌파… '달러 뉴노멀' 조짐글로벌 금융 불안은 환율로 이어졌다. 달러-원 환율은 야간 거래에서 한때 1432원을 돌파하며 5개월 만의 최고치를 기록했다. 전일 종가 대비 27원 오른 1427원에 거래를 마쳤으며, 뉴욕장 개장 직후 트럼프 발언이 전해지자 급등폭이 커졌다.긴 추석 연휴로 쌓인 대외 불확실성과 함께 3500억달러(약 480조원) 규모의 대미 투자 협상이 교착상태에 빠진 점도 원화 약세를 부추기고 있다. 트럼프 대통령이 투자금 전액을 '선불(up front)'로 요구하면서 협상은 사실상 멈춰섰다. 한국 정부가 무제한 통화스와프 체결을 제안했지만, 미국 측은 별다른 반응을 보이지 않은 것으로 전해졌다.전문가들은 당분간 1400원대 환율이 '뉴노멀'로 자리잡을 가능성이 높다고 본다.문다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무역 갈등과 달러 강세가 겹치며 상단 압력이 유지되고 있다"며 "대미 협상 진전이 없을 경우 원화 약세가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 민경원 우리은행 연구원은 "글로벌 강달러 속 원화는 상대적으로 취약하다"며 "13일 원·달러 환율은 1,420원 초반에서 출발해 추가 상승을 시도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코스피 3600선 돌파 후 첫 시험대… 삼성전자 실적이 관건국내 증시는 연휴 직전까지 반도체 랠리를 앞세워 사상 처음 3600선을 돌파했다. 외국인은 전기전자 업종을 8500억원 이상 순매수하며 지수 상승을 견인했다.13일 재개되는 코스피는 트럼프 리스크와 환율 급등이라는 이중 변수 속에서 출발할 것으로 보인다. 증권가에서는 "단기 조정은 불가피하지만, 중장기 흐름은 반도체 실적이 좌우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시장에서는 14일로 예정된 삼성전자 3분기 잠정실적이 시장 방향을 가늠할 분수령이 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임정은 KB증권 연구원은 "AI 수요와 메모리 업황 개선이 이어지는 가운데 삼성전자 실적이 기대치를 웃돌 경우 투자심리가 빠르게 안정될 수 있다"고 말했다.이번주에는 미국과 중국의 9월 물가·무역지표, JP모건·골드만삭스 등 글로벌 금융사 실적 발표가 예정돼 있다. 이경민 대신증권 연구원은 "15일 발표될 미국 소비자물가지수(CPI)가 다음 시장 방향을 결정할 핵심 변수"라며 "연방정부 셧다운이 장기화될 경우 주요 지표 발표가 지연돼 단기 변동성이 커질 수 있다"고 전망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