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시행 검사·치료법 … 원인 규명부터 치료까지 국내 첫 성공경막하출혈 치료 후 기립성 두통 넘어 인지기능 저하‧보행장애 개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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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세브란스병원
세브란스병원이 '뇌척수액 정맥 누공(CSF-venous fistula)' 환자의 진단과 치료에 국내 최초로 성공했다.뇌척수액 정맥 누공은 자발성 두개내 저압증(spontaneous intracranial hypotension)의 드문 형태 중 하나로, 뇌척수액이 비정상적인 통로(fistula, 누공)를 통해 척수 주변의 정맥으로 새어나가는 질환이다. 명확한 원인 없이 발병하기 때문에 진단이 어렵고 결과적으로 뇌의 압력이 낮아지며 다양한 신경학적 증상을 일으킨다.대표 증상으로는 일어서면 심해지는 기립성 두통, 판단력 저하나 문제 해결력 감소와 같은 인지기능 저하, 보행장애 등이 있다. 일상생활이 어려울 정도의 고통을 유발하지만 기존 MRI 검사에서는 정상으로 나타나는 경우가 많아 진단과 치료가 난항을 겪어왔다.이번에 세브란스병원에서 치료받은 환자 4명 모두 이전에는 '자발성 두개내 저압증'이 의심됐지만, 척추 MRI와 단순 척수조영술에서는 이상이 발견되지 않았다. 자가혈액패취술 등 기존 치료법을 적용했음에도 증상이 호전되지 않았고 뇌압 저하로 경막하출혈까지 발생해 스스로 보행이 불가능한 상태였다.세브란스병원은 이러한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최근 '디지털 감산 척수조영술(DSM, Digital Subtraction Myelography)'을 국내 최초로 도입했다. DSM은 척수에 조영제를 주입한 뒤 실시간 영상으로 뇌척수액의 흐름을 관찰, 누출 부위를 정확하게 찾아낼 수 있는 첨단 진단기법이다.이와 함께 병원은 '측위 CT 척수 조영술'을 병행해 뇌척수액 정맥 누공의 위치를 3D로 정밀하게 확인할 수 있도록 했다. 신경과 전문의 주민경·하우석 교수, 신경외과 하윤 교수가 협력해 진단과 치료를 원스톱으로 진행했다.그 결과, 네 명의 환자 모두 누공 부위를 정확히 찾아 치료받은 뒤 뇌압이 정상으로 회복됐고, 경막하출혈이 사라졌으며, 인지기능 저하와 보행장애 증상도 완전히 호전됐다.세브란스병원은 이번 성공이 다학제 진료와 3D 실시간 검사법의 선제적 도입 덕분이라며, 국내 최초의 진단·치료 성공 사례로 평가했다.하우석 교수는 "자발성 두개내압 저하증과 외상 없이 발생하는 경막하출혈의 원인 중 하나가 뇌척수액 정맥 누공이었다"며 "세브란스병원이 도입한 DSM과 측위 CT 척수 조영술을 통해 누출 부위를 정확히 찾아내 치료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