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한국은행
    ▲ ⓒ한국은행
    올해 2분기 가계의 여유자금이 전 분기보다 40조원 넘게 줄며 급격히 위축된 것으로 나타났다. 상여금 효과가 사라지며 소득이 감소한 데다 아파트 분양과 매입이 늘면서 예금과 투자 여력이 줄어든 영향이다.

    한국은행이 16일 발표한 '2025년 2분기 자금순환(잠정)’에 따르면 가계(개인사업자 포함) 및 비영리단체의 순자금운용 규모는 51조3000억원으로, 1분기(92조9000억원)보다 41조6000억원 감소했다. 이는 지난해 2분기(-45조6000억원) 이후 최대 감소폭이다.

    1분기 대규모 상여금 지급 효과가 사라지면서 가계소득이 전기 대비 5.4% 감소했다. 같은 기간 아파트 분양(4만7000가구)과 개인의 아파트 순취득(9만2000호)이 모두 늘면서 실물자산 투자가 확대됐다.

    이 영향으로 가계의 자금운용 규모(예금·투자)는 76조9000억원으로, 1분기(101조2000억원)보다 25조원가량 줄었다. 예금과 증권·펀드 운용이 각각 15조2000억원, 11조4000억원 감소하며 여유자금 축소를 이끌었다.

    반면 대출 등 차입은 25조6000억원으로 3배 이상(1분기 8조2000억원) 늘었다. 특히 주택담보대출과 신용대출이 모두 확대되며 금융기관 차입이 9조2000억원에서 29조원으로 급증했다.

    김용현 한은 자금순환팀장은 “상여금 소멸로 가계소득이 줄었고, 주택 구매가 활발해지며 금융 여력이 감소했다”며 “최근 부동산 대책의 강도가 높아 향후 부채 추이의 변화를 지켜볼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2분기 말 기준 명목 GDP 대비 가계부채 비율은 89.7%로, 1분기(89.4%) 대비 0.3%포인트 상승했다. 이 지표가 상승세로 전환된 것은 2023년 2분기 이후 8분기 만이다.

    다만 한은은 “3분기에는 부채 증가 폭이 완화되고 성장률이 개선될 가능성이 커, 이번 상승은 일시적인 현상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비금융법인의 순자금조달 규모는 –3조5000억원으로, 1분기(–18조7000억원)보다 크게 줄었다. 투자 부진 속 상거래신용이 감소하며 조달 수요가 위축된 결과다.

    일반정부의 순자금조달 규모 역시 –2조7000억원으로, 전분기(–40조2000억원) 대비 급감했다. 정부 총지출이 179조2000억원으로 1분기(210조원)보다 줄었고, 국채 발행도 45조8000억원으로 감소했다.

    국내 전체 순자금운용 규모는 41조5000억원으로 전분기(18조5000억원)보다 확대됐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