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중은행 노조서 이례적 단독 추대 … '당선무효' 논란 딛고 재신임KB·우리銀·금융노조 위원장 등 잇단 선거로 금융노조 큰 장 예고
  • ▲ 윤석구 하나은행 노조위원장ⓒ하나은행 노조
    ▲ 윤석구 하나은행 노조위원장ⓒ하나은행 노조
    하나은행 노동조합이 제4대 위원장 선거에서 윤석구 위원장을 단독 추대해 98.82%의 찬성률로 연임을 확정했다. 투표율은 90.15%로, 시중은행 노조 선거에서는 보기 드문 높은 수치다. 단독 후보가 99% 가까운 찬성률로 당선된 것은 이례적 사례로, 조합 내 신뢰와 결속이 강화된 결과로 평가된다.

    3일 하나은행 노조에 따르면 지난달 30일 실시한 노조 선거에서 총 조합원 8502명 중 7665명이 투표에 참여했으며, 이 가운데 7575표가 찬성, 90표가 반대로 집계됐다. 과거 6개 후보가 경쟁했던 치열한 선거 구도를 고려하면, 이번 단독 출마는 현 집행부에 대한 조합원 신뢰가 공고해졌음을 보여주는 대목이다.

    윤 위원장은 2024년 4월 금융산업노조 보궐선거에서 위원장에 당선됐지만, 금융노조 선거관리위원회가 하나은행지부의 노동교육·비타민 제공을 금품 제공으로 판단하면서 당선이 무효 처리된 바 있다. 이번 재선 결과는 당시 논란을 딛고 조합원들의 확고한 재신임을 얻어낸 결과로 해석된다. 

    선거 과정에서 최호걸 금융노조 사무총장(전 하나은행 노조위원장)은 “선거 일정이 조기 확정돼 피선거권이 침해됐다”고 주장하며 선거중지 가처분을 신청했으나, 서울중앙지법은 지난 10월 28일 이를 ‘이유 없음’으로 기각했다. 이에 따라 선거는 예정대로 진행됐다.

    노조 관계자는 “투표율 90%, 찬성률 99%에 가까운 결과는 지난 3년간 노조 집행부에 대한 신뢰를 보여주는 것”이라며 “안정된 조직 기반 위에서 실질적인 변화를 추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윤 위원장은 당선 소감에서 “조합원 여러분이 하나된 마음으로 만들어준 결과”라며 “노동존중의 가치를 지키고 현장의 목소리를 최우선으로 반영하는 실질적 노조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새 집행부는 ▲직원 영업환경 개선 ▲금요일 1시간 단축근무제 도입 ▲우리사주 지원 확대 ▲주택임차 제도 개선 등을 핵심 과제로 제시했다. 조합원이 체감할 수 있는 복지·근무여건 개선을 통해 내부 결속을 강화하겠다는 구상이다.

    이번 결과는 연말까지 이어질 금융권 노조 선거전의 서막으로도 평가된다. 11월 이후 KB국민은행, 우리은행 등 주요 시중은행 노조 위원장 선거가 줄줄이 예정돼 있고, 전국금융산업노조 위원장 선거도 연말에 치러진다. 업계에선 “하나은행 노조의 압도적 단일화가 타 금융권 노조의 선거 구도와 의제 설정에도 영향을 미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