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리금융, 비은행 활약 힘입어 분기 순익 첫 1조 달성동양생명, 성급한 추격보다 묵직한 체질 개선"보험사 편입, 단순 확장 아닌 '미래 성장기반' 구축 전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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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야구에서 1선발만 믿고는 시즌을 버틸 수 없다. 금융지주도 마찬가지다. 5대 금융지주의 올해 3분기 누적 순이익은 16조원을 돌파하며 역대 최고치를 경신했다. 1선발 격인 은행이 여전히 이익의 절반 이상을 책임졌지만, 나머지 절반을 떠받친 비은행 부문이 변화의 중심에 섰다. 특히 비은행 계열사는 국내 금융권이 대출 중심의 '이자 장사'에서 벗어나 지속 가능한 수익 구조로 전환하기 위한 핵심 축으로 주목받고 있다. 뉴데일리는 '금융지주 2선발 리포트'를 통해 각 지주별 비은행 기여도 1위 계열사를 분석하고, 금융권 수익 구조의 변화 방향을 짚어본다. [편집자주]

    우리금융이 동양·ABL생명을 편입하며 '은행 일변도' 구조 탈피에 본격 시동을 걸었다.

    3분기 비은행 순이익 비중이 18%로 민영화 이후 최고치를 기록하며, 보험사 편입 효과가 가시화되고 있다.

    그동안 그룹 실적은 우리은행의 수익 흐름에 좌우됐지만, 올해는 3분기까지 은행 순익이 감소했음에도 전체 실적이 성장세를 보이며 구조 변화의 효과가 뚜렷해졌다.

    ◇보험사 편입 효과 본격화 … '은행 일변도' 구조 탈피 신호탄

    우리금융의 올해 3분기 누적 비은행 계열사 순이익 비중은 18%로, 지난 2021년 완전 민영화 이후 최고 수준을 기록했다. 비은행 순익 기여도는 전년(6.07%) 대비 세 배 가까이 뛰었다. 상반기까지만 해도 우리금융 순익의 97.4%가 은행 부문에서 나왔던 점을 감안하면 보험사 편입이 가져온 구조 변화가 두드러진다.

    3분기 우리금융 순이익은 1조2444억원으로 전년 대비 37.6% 증가했다. 지주 출범 24년 만의 첫 '분기 순익 1조' 달성이다. 3분기 누적 순이익이 2조7964억원으로 전년동기 대비 5.1% 증가했다. 같은 기간 우리은행 순익이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했음에도 전체 실적이 개선된 것은 동양·ABL생명 편입 효과가 반영된 결과다.

    실제로 양사의 편입이 이뤄진 8월 이후 3분기 비이자이익은 5552억원으로 전년 같은 기간(4929억원)대비 12.6% 증가했다.

    방카슈랑스 판매도 증가했다. 동양·ABL생명 비중은 3개월간 13%포인트 상승한 22.5%를 기록하며 그룹 내 시너지 확대를 이끌었다. ABL생명은 누적 순익 709억원으로 전년보다 4.7% 증가해 안정적인 성장세를 보였다.

    ◇동양생명, 단기 성과보다 체력 비축 … 재무 건전성 개선 뚜렷

    우리금융 편입 첫 분기를 소화한 동양생명은 단기 성과보다는 중장기적 체질 개선에 집중하고 있다.

    금융지주 계열 생보사 후발주자로서 성급한 추격전보다는, 내실을 다지며 안정적인 성장 기반을 구축하겠다는 전략이다.

    올해 3분기 기준 동양생명의 순이익은 274억원으로 전년 대비 감소했지만, 재무 건전성 개선세가 뚜렷하게 나타났다. 

    지급여력비율(K-ICS)은 172.7%(잠정)로 전년(155.5%) 대비 17.2%포인트 상승했고, 최근 진행한 후순위채 발행도 역대 최저 스프레드로 수요예측에 성공했다. 

    발행이 완료되면 킥스 비율은 180% 안팎까지 높아질 전망이다. 우리금융 편입 이후 그룹 차원의 신용도와 조달 경쟁력이 더해지면서 자본비율 안정화 속도가 한층 빨라졌다는 평가다.

    우리금융은 보험사 편입 당시 "단순한 사업 확장이 아닌 미래 성장기반 확보라는 기조 아래, 동양·ABL생명을 비은행 부문 핵심축으로 육성하겠다"는 방침을 밝힌 바 있다.

    ◇비이자이익·방카슈랑스 확대 … 그룹 포트폴리오 변화 가속

    동양·ABL생명 편입은 우리금융의 비은행 포트폴리오 확대와 수익 다변화에 결정적 역할을 하고 있다. 앞으로 양사의 연간 순이익 기여도는 2500억~3000억원에 달할 것으로 추정된다.

    우리금융은 단기적으로는 K-ICS 비율 개선과 조직 안정화에 집중하고, 중장기적으로는 방카·GA·디지털 채널 확대를 통해 보험사 경영 체력을 강화한다는 전략이다. 아울러 헬스케어·요양서비스 등 신사업과의 연계를 활용해 비금융 부문과의 교차 시너지도 모색하고 있다.

    이성욱 우리금융 최고재무책임자(CFO) 부사장는 지난달 29일 열린 올해 3분기 컨퍼런스콜에서 "보험사 인수는 자본비율 훼손 없이 비은행 포트폴리오를 완성한 최적의 사례였다"며 "자본적정성 부담이 크지 않은 만큼 향후에는 동양·ABL생명 내실화에 주력하겠다"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