7개월 만에 최고치… 미 노동시장 둔화 우려에 원·달러 급등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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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원·달러 환율이 장중 1450원을 돌파했다. AI 확산 속에서 미국의 민간 고용지표가 일자리 감소 충격을 전하며 경기 둔화 우려가 급격히 확대되자, 안전자산인 달러 선호가 강해진 것으로 풀이된다.

    7일 서울 외환시장에서 원·달러 환율은 전일보다 0.4원 오른 1448.1원에 출발해 장중 1455.35원까지 상승했다.

    오전 10시 47분 기준으로는 1454.74원에서 거래되고 있다.

    이는 주간 장중 고가 기준으로 지난 4월 11일(1457.2원) 이후 7개월 만에 최고 수준이다. 전날 야간 거래에서도 환율은 1452원까지 올랐다.

    이번 환율 상승에는 미국 노동시장 둔화 우려가 직접적인 영향을 미친 것으로 분석된다.

    고용정보업체 챌린저그레이앤드크리스마스는 간밤 발표한 보고서에서 10월 미국 내 감원 규모는 15만3074명에 달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10월 기준으로 2003년 이후 가장 큰 하락 폭이다.

    미 연방정부 셧다운으로 공식 고용 통계가 지연되면서 시장은 민간 지표에 더욱 민감하게 반응하고 있다. 

    이런 가운데 빅테크를 중심으로 대규모 감원 소식이 이어지자 AI 확산에 따른 구조적 고용 둔화 우려까지 겹치며 경기 침체 가능성이 다시 부각됐다.

    이런 불안 심리가 커지자 글로벌 금융시장은 일제히 위험회피로 돌아섰고, 달러·엔화 등 안전자산으로 자금이 몰리는 현상이 강화되는 분위기다.

    주요 6개국 통화 대비 달러 가치를 나타내는 달러인덱스는 전일보다 0.07% 오른 99.78를 기록했다.

    같은 시각 일본 엔화에 대한 원화(원·엔) 재정환율은 100엔당 949.12원으로, 전일 오후 3시 30분 기준가인 940.80원보다 8.32원 상승했다. 엔·달러 환율은 0.55% 내린 153.20엔이다.

    국내 증시도 약세로 출발했다. 코스피는 전장 대비 62.73포인트(p)  하락한 3963.72로 개장해 4000선 아래에서 등락했다. 코스닥도 884.21로 1.57% 내렸다.

    전문가들은 당분간 원·달러 환율이 1400원대 중반에서 등락할 가능성이 크다고 보고 있다.

    민경원 우리은행 선임연구원은 "오늘 원·달러는 미국발 성장주 리스크 오프에 롱심리가 과열되며 1450원 저항 테스트가 예상된다"며, "기술주 밸류에이션 논란이 뉴욕증시 하락으로 이어지면서 오늘 국내증시도 외국인 자금 순매도를 중심으로 하락 압력이 커질 가능성이 농후하다"고 설명했다.

    최예찬 상상인증권 연구원은 "증시 외국인 흐름과 달러 반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하고 있다"면서 "대미 투자에 따른 환율 유출 압력 경계가 이어지며 1400원대 중반 환율이 이어질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