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K하이닉스 대비 5% 낮은 가격서 추가 인하 검토수익성 보다 점유율 회복 방점 … 마이크론 추격공급망 넓혀 HBM4 진입 장벽 낮추는 지렛대 역할도
-
- ▲ 삼성 HBM3E 12단 제품 이미지.ⓒ삼성전자
삼성전자가 고대역폭메모리(HBM) 시장 점유율 회복을 위해 HBM3E 가격 추가 인하에 나설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마이크론에 내준 시장 2위 자리를 되찾고 반도체 명가로서의 입지를 회복하기 위한 포석으로 해석된다.12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내년도 HBM 시장 점유율 35% 회복을 목표로 생산능력 확충과 가격 조건 조정 방안을 다각도로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진다.특히 현 주력 제품인 HBM3E의 가격 추가 인하 가능성이 점쳐진다. HBM3E는 현재 상용화된 가장 최신 세대의 D램으로, 인공지능(AI) 학습용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고성능 서버용 제품 수요 증가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시장에서도 삼성이 점유율 확대를 위해 가격 조정 카드를 활용할 것이란 시각이 높다. 글로벌 투자은행(IB) 골드만삭스는 최근 보고서를 통해 “삼성전자는 점유율을 되찾기 위해 HBM3E 가격을 추가로 인하할 가능성이 있다”고 전망했다.시장에서는 현재 삼성의 HBM3E 가격이 SK하이닉스 대비 약 5% 낮은 수준으로 추정하고 있다. 이 같은 상황에서 추가 가격 인하를 검토하는 것은 점유율 회복 의지가 그만큼 절실하다는 의미로 해석된다.시장조사업체 카운터포인트리서치에 따르면 올해 2분기 HBM 시장 점유율은 SK하이닉스 62%, 마이크론 21%, 삼성전자 17%로 집계됐다. 지난 2분기 삼성은 대중(對中) 수출 규제와 엔비디아향 HBM3E 공급 지연 등에 따라 점유율이 하락했다. 반면 마이크론은 지난해 2분기 4%에 불과하던 점유율이 1년 만에 5배 이상 늘었다.삼성이 가격 인하를 검토하는 배경에는 경쟁사와의 격차를 만회하려는 판단이 깔려 있다. 현재 엔비디아향 HBM3E 물량은 SK하이닉스가 과점 공급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일찌감치 HBM3E 12단 제품의 안정적인 수율과 성능을 입증하며 주요 고객사로부터 신뢰를 확보했다. 반면 삼성은 엔비디아 인증 지연이 이어지면서 시장 신뢰도 부분에서 타격을 입었다.HBM은 고객사 테스트와 검증 절차를 거쳐야 양산 공급이 가능한 구조로, 초기 납품 물량 확보가 곧 시장 신뢰와 직결된다. 비교적 저렴한 가격으로 공급망에서의 입지를 확보하는 것이 고객사 신뢰 회복의 출발점이 될 수 있다.또한 삼성전자가 단가를 낮춰 접근성을 높인다면, 신규 AI 반도체 고객사와의 거래를 확대하는 기회로 이어질 수 있다. HBM3E는 엔비디아, AMD 등 기업 뿐 아니라 전산업 영역에서 수요가 급증하는 추세다.가격 인하는 차세대 제품인 6세대 고대역폭메모리(HBM4)로의 진입 장벽을 낮추는 지렛대 역할도 할 수 있다. HBM은 고객 승인 절차가 까다롭고, 한 번 승인된 이후에는 최소 1~2년 동안 공급선이 고정된다. HBM3E 공급망을 넓혀두면 HBM4 전환 시 기존 고객을 자연스럽게 끌어올 수 있어 주요 고객사와의 차세대 협상에서 협상력을 강화할 수 있다.가격 인하시 단기적으로 수익성에 부담을 줄 수 있지만 HBM 수요가 워낙 견조한 만큼 영향은 제한적일 것으로 보인다. HBM3E는 현재 상용화된 가장 최신 세대의 D램으로, 인공지능(AI) 학습용 그래픽처리장치(GPU)와 고성능 서버용 제품 수요 증가로 불티나게 팔리고 있다. 게다가 D램과 낸드플래시 등 범용 메모리에서 견조한 수요가 이어지고 있어 삼성전자의 경우 수익성 완충이 가능한 구조다.삼성은 가격 전략과 함께 생산능력 확대도 추진하고 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은 내년까지 HBM 생산능력을 월 16만장 수준으로 끌어올리는 방향을 검토 하고 있다. 고객사 대응 속도를 높이기 위한 조치로 풀이된다. 시장에서는 HBM4 전환이 본격화하는 2026년 이후가 삼성의 HBM 승부처가 될 것으로 보고 있다.업계 관계자는 “HBM3E는 아직 주요 고객사들의 주력 제품으로 자리 잡고 있다”며 “삼성이 단가를 낮춰 접근성을 높인다면, 신규 고객사 확보에 긍정적 영향을 줄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HBM4가 내년 하반기부터 본격 양산될 예정인 만큼 HBM3E 고객기반을 넓혀 두는 것이 향후 엔비디아 등 주요 고객의 차세대 제품 공급 협상에서도 유리하게 작용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