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화에어로 연속성 택해… 김동관·손재일 체제 유지현대로템 이용배 첫 '3연임' 이룰까…LIG 신익현은 2년차 KAI, 대형사업 줄줄이 고배... 수장 공백 장기화
  • ▲ K9 자주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 K9 자주포 ⓒ한화에어로스페이스
    연말 사장단 인사 시즌을 맞아 방산 4사 '수장'에 관심이 쏠린다. 한화에어로스페이스는 유임으로 연속성을 택했고, LIG넥스원·현대로템·KAI는 각기 다른 3분기 실적 결과를 바탕으로 유임·교체 시나리오가 펼쳐질 전망이다.

    ◆ 한화에어로, 美 시장 확대에 공 들이기

    12일 방산업계에 따르면 한화에어로는 김동관 전략부문 대표(부회장)와 손재일 사업부문 대표의 투톱 체제를 유지한다. 손 대표는 지난해 8월부터 한화시스템 대표를 겸직 중이다. 

    한화에어로는 이달 초 임원인사를 통해 마이클 쿨터 글로벌 방산 총괄 대표이사 사장을 한화에어로의 미국 방산 법인HDUSA 신임대표(법인장)로 이동하는 변화를 줬다. 쿨터 대표는 미국 방산 법인 대표로서 한화오션의 필리조선소를 필두로 한 조선업 재건 등 대미 전략을 이끌게 된다. 동시에 미국 시장에 본격적으로 진출하기 위한 선제적 조치로 조선을 넘어 자주포 등 여러 사업 확장을 염두에 둔 인사로 풀이된다. 

    한화에어로는 올 3분기 연결기준 매출 6조4865억원, 영업이익 8564억원을 기록했다. 전년 동기 대비 각각 147%, 79% 늘었다. 대형 해외 계약 후속 이행과 방산·우주 부문 동반 성장세가 실적을 받쳤다. 여기에 한화오션 실적이 한화에어로에 편입된 영향도 크다. 
  • ▲ K2 전차 ⓒ현대로템
    ▲ K2 전차 ⓒ현대로템
    ◆ 이용배, 사상 최대 실적으로 '3연임' 이룰까

    현대로템의 관전 포인트는 이용배 사장의 '3연임' 여부다. 1961년생인 이 사장은 2020년 대표이사 선임 이후 한 차례 연임에 성공한 케이스다. 현대차그룹내에서도 손꼽히는 장수 CEO라는 평가가 나온다. 현대위아 부사장, HMC투자증권 영업총괄 부사장, 현대차증권 대표 등을 거쳤다. 

    이 부사장은 현대로템의 철도·방산 투트랙 확대와 구조 개선을 통해 호실적을 이끌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현대로템은 3분기 연결 기준 매출 1조6196억원, 영업이익 2777억원으로 분기 기준 역대 최대 실적을 새로 썼다. 수주잔고는 29조6088억원에 달한다. 

    특히 새 정부 출범과 맞물려 폴란드에 K2전차를 국내 단일 수출품목 사상 최대 규모인 9조원대에 수출하는데 성공하는 등 굵직한 성과도 상당하다. 재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의 올해 사장단 인사가 소폭으로 이뤄질 것이란 관측이 많다. 이 대표의 연임도 충분히 가능성이 있다는 의미다. 

    LIG넥스원은 신익현 사장이 지난해 3월 취임해 임기 2년차에 접어든 상태다. 3분기 연결 실적은 매출 1조492억원, 영업이익 896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매출 41.7%, 영업이익 72.5% 증가했다. 유도무기·전자전·수중 체계의 고른 수주가 외형과 수익성을 동시에 끌어올렸다. 임기 중반의 안정 구간에 들어선 만큼 대표 교체 가능성은 낮다. 


    ◆ KAI, 대형 사업 줄줄이 낙마… 새 CEO 낙점해야

    KAI는 강구영 전 사장 퇴임 이후 대표이사 공백이 4개월째 이어지고 있다. 

    대주주인 한국수출입은행(지분율 26.41%)의 수장으로 황기연 행장이 발탁됐으나 정부의 최종 결단이 지연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현재 차재병 부사장이 대표이사 직무대행을 맡고 있다. 

    정권이 바뀔 때마다 대표의 임기와 무관하게 '낙하산' 임명이 단행돼 전략 집행의 일관성마저 흔들린다는 지적이 반복된다. KAI는 이재명 정부 초기만 해도 몇몇 인사들이 하마평에 올랐으나 현재로선 차기 사장 인선에 대한 유력후보군도 없는 상태다. 

    대표이사만 공백인 게 아니라, 수장이 없는 사이 줄줄이 대형 입찰에서 미끄러지며 실적까지 곤두박질치고 있는 상태다. 육군 UH-60 개조사업부터 전자전기, 항공통제기까지 모두 경쟁사에 밀렸다. 올 3분기 다른 방산 기업들이 사상 최고 실적을 쓸 때도 KAI만 뒷걸음질 친 점도 뼈아프다. 올 3분기 연결기준 매출은 7021억원, 영업이익 602억원으로 1년 전보다 각각 22.6%, 21.1% 감소했다. 또 최근 공정위로부터 하도급 갑질 논란으로 수사를 받는 등 곤혹스러운 상황은 계속되고 있다. 

    한 방산업계 관계자는 "KAI가 국내 사업에서 유독 힘을 못 쓰고 있는 데는 다 이유가 있지 않겠느냐"면서 "조속히 수장을 세워 의사결정 공백과 대외 신뢰 리스크를 줄여야 한다"고 말했다. 

  • ▲ KAI KF21 전투기 ⓒKAI
    ▲ KAI KF21 전투기 ⓒKAI