참가사 최대규모 경신, 관람객 전년 대비 소폭 감소대형 회사 불참, 정부 수뇌부 빠져 홀대 논란 야기게임사 유치만으로 한계 … “정책 지원 필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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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뉴데일리 김성현 기자
    국제 게임 전시회 지스타가 나흘간 대장정을 마쳤다. 최대규모를 경신하며 20만명이 넘게 행사장을 찾았지만, 주요 행사에 주무부처 수뇌부가 불참하면서 정부의 홀대 논란도 빚어졌다.

    17일 지스타조직위원회에 따르면 13일부터 16일까지 부산 벡스코에서 열린 지스타에는 약 20만2000명이 행사장을 찾았다. 총 44개국 1273개사가 참여해 BTC와 B2B 합계 3269개 부스가 꾸려진 최대 규모다. 다만 21만여명이 찾은 지난해 대비 관람객 수는 소폭 감소했다.

    국내 게임사들은 엔씨와 넷마블을 비롯해 크래프톤과 웹젠, 네오위즈와 위메이드커넥트 등이 참여했다. 각 부스에는 관람객들이 몰리며 최대 4시간이 넘는 대기열을 형성하기도 했다.

    지스타에서 처음 메인스폰서를 맡은 엔씨는 300부스 규모 시연존을 운영하고 ‘아이온2’를 비롯한 총 5개 작품을 선보였다. 기존 MMORPG 틀을 벗어나 슈팅과 서브컬처 등 다양한 장르 신작을 통해 관람객들을 끌어모았다. 김택진 CCO가 오프닝세션에서 변화 의지를 드러냈고, 소니와 협업 결과물로 미공개 신작이었던 ‘호라이즌 스틸 프론티어스’ 트레일러도 공개됐다.

    넷마블은 총 145개 시연대를 확보해 내년부터 순차 선보이게 될 신작 4종을 공개했다. 크래프톤은 지스타에서 최초로 ‘팰월드 모바일’을 출품하며 IP를 활용한 체험존과 부스를 구성했다. 그라비티는 대표 IP 라그나로크 관련 신작을 내놨다.

    웹젠은 서브컬처 전략 디펜스 게임 ‘게이트 오브 게이츠’를 내놨고, 네오위즈는 인디게임 ‘산나비 외전: 귀신 씌인 날’을 출품했다. 위메이드커넥트는 서브컬처 RPG ‘노아’를 처음 공개하며 향후 출시 기대감을 높였다.

    다만 국내 게임사들 중 넥슨과 컴투스, 카카오게임즈 등 대형 회사들이 불참하면서 아쉬움을 남겼다. 연간 계획부터 게임스컴과 도쿄게임쇼 등 글로벌 게임쇼 참가에 치중하고, 지스타는 국내 게이머들에 대한 팬서비스로 치부해 홀대한다는 비판이 제기된다.

    제2전시장에는 글로벌 개발사들이 자리를 채웠다. 12년만에 지스타에 복귀한 블리자드는 ‘오버워치 2’ 체험존을 운영했고, 반다이남코는 ‘에이스 컴뱃’ 시리즈 30주년 기념 공간을 마련했다. 이 외에도 세가·아틀러스, 워호스 스튜디오 등이 지스타에서 관람객들과 소통했지만 제1전시장에 비해서는 한산한 모습이었다.

    메인 컨퍼런스 ‘지콘(G-CON)’에서는 ‘드래곤 퀘스트’ 시리즈르 개발한 호리이 유지를 비롯한 해외 인기 개발자들이 전면에 나섰다. 국내 업체 중에서는 네오위즈 산하 P의 거짓 제작진 ‘라운드8 스튜디오’가 참가해 ‘게임 내러티브’를 주제로 한 대담을 진행하며 관람객들의 호응을 이끌어 냈다.

    올해 게임대상 수상작은 넥슨 ‘마비노기 모바일’이 차지하며 3관왕을 달성했다. 넥슨은 ‘퍼스트 버서커: 카잔’이 최우수상도 차지하면서 한 회사가 처음으로 대상과 최우수상을 모두 달성하는 기염을 토했다.

    한편, 게임대상 시상식을 앞두고 업계에서는 이재명 대통령이 직접 현장을 찾을 수 있다는 예상이 나왔다. 게임대상 대상은 대통령상이지만 현장에 대통령이 직접 찾은 적은 없어 상징성이 크기 때문이다. 업체 대표들과 만난 현장 간담회에서 대통령이 직접 게임이 질병이 아니라고 발언한 이후 여당에서 ‘게임특위’가 출범하면서 정책 변화 움직임이 감지됐다는 점도 기대감을 높이는 요소였다.

    그러나 시상식에 주무부처인 문화체육관광부(이하 문체부) 장관을 비롯한 수뇌부는 찾아볼 수 없었고, 장관 축사는 콘텐츠 정책국장이 대독하는데 그쳤다. 다음날 개막식에도 문체부에서는 과장만 참여했고, 대통령 영상 축사 등은 배제됐다. 김민석 국무총리가 15일 현장을 찾은 것이 위안이 됐다.

    업계에서는 지스타가 침체론을 벗어나기 위해 대형 게임사들의 참여에 기대기보다는 다양한 콘텐츠를 중심으로 한 쇄신이 필요하다는 진단을 내놓고 있다. 독일 게임스컴과 일본 도쿄게임쇼만큼이나 국내외 게임사들이 반드시 참석해야만 하는 전시회로 만들어야 한다는 취지다.

    게임업계 관계자는 “정부가 게임 산업을 육성하고 지원한다고 하면서 주요 행사에 수뇌부가 불참하며 스스로 격을 떨어뜨렸다”며 “국제 게임 전시회라는 타이틀에 걸맞게 규모와 명성을 키우려면 정부의 정책 지원이 반드시 필요하다”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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