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그림자 금융 최대 리스크" 건들락 경고 … 국내 2금융권도 '빨간불'건설·부동산 연체율 역대 최고 … PF 익스포저 6.7조원 쏠림당국, 상호금융 PF 규제 강화 검토 … 저축은행과 동일 기준 추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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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모대출 리스크가 글로벌 금융시장 불안의 핵심 변수로 부상한 가운데, 한국에서도 유사한 위험 구조가 2금융권을 중심으로 빠르게 확산하고 있다. 저축은행·상호금융으로 쏠린 자금이 부동산·건설업 대출을 부추기며, 금융시스템 전반을 뒤흔들 수 있는 '부실 폭탄'이 예고된다는 지적이다.18일 주요 외신에 따르면 월가의 '신채권왕'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털 CEO는 사모대출을 "쓰레기 대출(garbage lending)"이라 규정하며 "다음 금융위기의 진앙지는 사모대출 시장"이라고 경고했다. 사모대출은 투자사·자산운용사 등 비은행 금융중개회사(NBFI)가 취급하는 구조로 공시 의무와 감독은 낮고 부실 노출은 늦는 전형적 그림자금융(shadow banking) 형태다.문제는 이 같은 그림자 금융의 위험이 국내에서는 저축은행·상호금융을 중심으로 사실상 복제되고 있다는 점이다.은행은 PF(프로젝트파이낸싱) 부실과 위험가중자산(RWA) 부담을 이유로 기업대출을 축소하고 있다. 이 과정에서 밀려난 자금 수요가 규제 사각지대인 비은행권으로 몰렸고, 그 결과 2금융권의 부동산·건설업 익스포저가 급격히 비대해진 구조다.한국은행에 따르면 올해 1분기 말 비은행 건설업 연체율은 10.26%, 부동산업 연체율은 7.91%로 통계 작성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2022년 말까지만 해도 1~2%대에 불과했던 건설업 연체율이 5배 이상 폭증한 셈이다.저축은행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저축은행의 건설·부동산업 대출 규모는 2022년 말 32조8000억원에서 올해 6월 말 22조3000억원으로 감소했지만, 전체 기업대출 대비 비중은 여전히 48.1%에 달한다. 업권의 절반 가까운 대출이 건설·부동산에 묶여 있는 셈이다.상호금융권 상황은 더 빠르게 악화하고 있다. 올해 6월 말 기준 상호금융권(새마을금고 제외) 연체율은 5.70%로 지난해 말 대비 1.16%포인트 상승했다. 새마을금고는 8.37%까지 치솟으며 20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했다. 신협 역시 상반기 8.36%의 연체율을 기록해 2022년 대비 3배 이상 늘어났다.부실 위험은 PF 부문에 집중된다. 금감원에 따르면 상반기 기준 상호금융권(새마을금고 포함) 부실 PF 잔액 6조7000억원은 업권 전체 부실의 60%에 달한다. PF 부문의 익스포저 쏠림 현상이 뚜렷한 이유다.이러한 상황 속에서 가계대출도 재증가하고 있다. 비은행 예금취급기관 가계대출 잔액은 3분기 316조2000억원, 4개 분기 연속 상승이다. 기업·가계 모두에서 부실 위험이 동시 압력으로 작용하는 구조적 취약성이 커지고 있는 셈이다.일부 지표에서는 단기 안정 흐름이 나타나고 있지만, 이를 업권 전반의 회복 신호로 보기는 어렵다는 게 시장의 해석이다. 건설·부동산 편중도와 규제 사각지대라는 두 가지 구조적 위험을 동시에 안고 있어 단기간의 연체율 하락이 근본적인 개선으로 이어지기 어렵다는 평가가 우세하다.업계 관계자는 "지표 몇 개가 개선됐다고 회복을 말하기엔 시기상조"라며 "부동산 사이클이 본격 반등하지 않는 한 부실 위험은 잠복해 있다"고 우려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