UAM·마이데이터 사업 대부분 중단수익성 의문, 각종 규제도 문제AI투자 집중, 비주력 사업 정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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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이통3사가 도심항공교통(UAM)과 마이데이터 사업에서 일부 사업자를 제외하고 철수 수순을 밟고 있다. 상용화 단계에서 컨소시엄 내 불협 화음과 정부 규제가 발목을 잡았다는 평가가 나온다.

    25일 업계에 따르면 SK텔레콤과 LG유플러스는 K-UAM 2단계 실증 과정에서 불참했다. LG유플러스는 전담조직을 해체하고 공식 철수했다.

    SK텔레콤은 2차 실증에 빠졌지만, UAM 사업 지속 여부를 검토 중이라는 입장이다. 앞서 SK텔레콤은 UAM 기체를 제작하는 조비에 1억 달러를 투자하는 등 적극적인 행보를 이어왔다. 적잖은 매몰비용이 발생하는 만큼 당장 철수를 결정하기는 어려운 것으로 풀이된다.

    이통3사는 앞서 2021년부터 진행된 UAM 시범사업을 거치며 수조원대로 예상되는 신성장동력 발굴을 기대했다. 상공망 운용에 필요한 초저지연 통신 품질을 5G·6G 특화망을 통해 고도화할 것으로 내다봤다. 관제 플랫폼 사업을 확대하고, 모빌리티 플랫폼과 연계하는 방식도 구상한 바 있다.

    하지만 통신사들의 주력 사업이 AI로 넘어가면서 초기 투자비용이 큰 UAM은 우선순위에서 밀리고 있다. 이번 실증 2단계에서는 KT가 포함된 ‘K-UAM 원팀’과 ‘드림팀’ 등 두 컨소시엄만 참여했다. KT의 컨소시엄에는 최대 주주인 현대차가 함께하는 만큼 지속적으로 운영되고 있다.

    UAM만큼 기대를 모았던 마이데이터 사업은 사실상 이미 좌초됐다. 규제 특례 샌드박스를 통해 2021년부터 금융분야 중심 시범운영을 거쳤지만, 상용화 단계에서 연계 수익모델 발굴에 실패했다.

    마이데이터는 개인 신용정보를 모아 적합한 금융상품을 추천해 자산관리를 도와주는 서비스다. 통신사는 이종간 데이터간 시너지를 바탕으로 다양한 요금제 추천과 연계한 금융서비스가 가능할 것으로 기대한 바 있다.

    그러나 이종 간 데이터를 융합하는 과정에서 핵심 정보를 담지 못한 부분이 걸림돌이 됐다. 통신사들도 위약금과 약정, 결합정보 등을 영업정보라며 개인정보보호법 시행령 고시에서 제외시켰다. 금융사와 핀테크 업체 중심의 자산·신용관리 서비스와 비교해 성과를 거두지 못하고, 정보전송 과금제로 사업 비용 대비 효과가 낮아지면서 밑빠진 독이 됐다.

    이통사들은 핵심 사업에 집중한다는 취지에서 마이데이터에서 발을 빼고있다. KT는 서비스 시작 3년만에 연내 마이데이터 서비스를 종료한다는 방침이다. LG유플러스도 상반기 마이데이터 서비스 ‘머니Me’를 종료하고 마이데이터 면허를 반납한 바 있다.

    SK텔레콤은 PASS 앱을 통해 ‘금융비서’ 서비스를 영위하며 고도화에 집중하고 있다. AI 기술을 접목하고 자산현황을 안내하는 금융 특화 AI 에이전트로 자리매김하겠다는 방침이다.

    이통3사는 수익성에 대한 기대값이 낮은 신사업보다 AI 투자에 집중하는 양상이다. 올해 통신사들은 해킹 이슈가 현재 진행형인 데다가 비주력 사업들은 대부분 정리하는 분위기가 감지된다.

    규제도 신사업 성장에 발목을 붙잡는 요소로 작용하고 있다. 정부 주도로 UAM과 마이데이터는 시범사업 단계부터 규제 완화 필요성에 대한 다양한 논의가 이뤄진 바 있다. 다만 인증 절차와 데이터 사용이 걸림돌로 작용하면서 상용화가 시기가 늦춰지거나 수익모델로 발전시키는 데 어려움을 겪었다.

    업계 관계자는 “통신사 등 주요 업체들이 빠지는 점은 사업자간 갈등이나 투자비용 만큼이나 신사업 성장을 막는 규제도 한몫했다고 봐야 한다”며 “산업 현장의 목소리가 충분히 반영되지 못해 정부 주도 사업이 지속성을 확보하지 못하게 된 것”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