실적 부진 전자·화학 CEO 전면 교체권봉석 1人 부회장 체제 … 리더십 집중AI·바이오·클린테크 중심 R&D 인재 중용
  • ▲ (왼쪽부터)류재철 LG전자 신임 최고경영자(CEO), 김동춘 LG화학 신임 CEO, 문혁수 LG이노텍 CEO, 이재용 디앤오 CEO.ⓒLG
    ▲ (왼쪽부터)류재철 LG전자 신임 최고경영자(CEO), 김동춘 LG화학 신임 CEO, 문혁수 LG이노텍 CEO, 이재용 디앤오 CEO.ⓒLG
    LG그룹의 2026년 정기 임원인사는 주요 계열사 최고경영자(CEO)를 교체하고 인공지능·바이오·클린테크(ABC) 등 신사업 분야 인재를 전면 배치하면서 ‘구광모式 미래 포트폴리오 전환’ 속도를 높인 것으로 평가받는다. 내년에도 관세와 보호무역주의, 업황 둔화 등 글로벌 불확실성이 지속될 것으로 예상되는 가운데 핵심 기술력 기반의 사업 체질을 강화해 외부 리스크를 돌파하려는 전략적 인사라는 해석이 나온다. 

    LG그룹은 27일 이사회를 열고 지속 가능한 성장과 미래 준비를 위해 그룹 핵심 리더십의 세대교체를 중심으로 한 대규모 정기 임원인사를 시행했다.

    우선 LG전자·LG화학 등 주력 계열사 CEO 자리를 교체하며 사업 체질 개선을 위한 전면 쇄신에 나섰다. LG전자는 류재철 HS사업본부장 사장을, LG화학은 김동춘 첨단소재사업본부장 사장을 각각 신임 CEO로 선임했다. 두 인물 모두 제품 경쟁력 강화와 성장동력 발굴에 성과를 낸 것으로 평가받으며, 그룹은 이들을 앞세워 가전·소재 등 기존 주력사업의 글로벌 경쟁력을 재정비할 방침이다.

    류재철 사장은 세탁기·냉장고 등 가전 분야에서 성과를 내온 실무형 리더로, 홈플랫폼·구독사업 등 미래 성장 프로젝트를 이끌어왔다. 향후에는 제품 본연의 경쟁력 강화와 사업 효율성 개선을 통한 LG전자의 체질 개편을 주도하게 된다.

    김동춘 사장은 전자소재 사업을 고수익 구조로 전환시키며 성장 기반을 마련한 점이 인정돼 부사장 승진 1년 만에 CEO에 올랐다. 신규 성장축 발굴과 사업 포트폴리오 전환이 해당 임무로, 기존에 맡던 첨단소재사업본부장을 겸임해 사업 간 연속성을 유지한다.

    계열사 전반에서도 리더십 후보군을 폭넓게 교체했다. 디앤오(D&O)는 LG전자 법무그룹장 이재웅 부사장을 신임 CEO로 선임했다. LG전자에서는 백승태 키친솔루션사업부장이 HS사업본부장으로 이동해 주력 가전사업 포트폴리오 고도화를 맡는다. LG이노텍 문혁수 대표는 사장으로, LG전자 VS·ES사업본부를 이끄는 은석현·이재성 본부장 역시 사장으로 승진하며 전장·냉난방공조 등 신성장 분야에서 사업 확장을 본격화할 전망이다.

    동시에 ‘ABC’로 대표되는 미래기술 인재를 전면에 배치했다. 그룹에 따르면 최근 5년간 신규 임원의 25% 이상이 R&D 분야에서 발탁됐으며, 올해도 승진자의 21%가 ABC 분야 인재였다. 특히 올해 최연소 승진자 3명(상무·전무·부사장)이 모두 AI 전문가로 채워졌다. 김태훈 LG CNS AI클라우드사업부장은 부사장으로, 임우형 LG AI연구원 공동연구원장은 전무로, 조헌혁 LG CNS 클라우드데이터센터 담당은 상무로 각각 승진했다. 조 상무는 1986년생으로 올해 LG 최연소 임원이다.

    또한 연령과 성별에 상관없이 전문 역량과 미래 성장 가능성 중심의 성과주의 인사를 단행했다. 이번 인사에서 LG그룹 최초의 여성 최고재무책임자(CFO)인 여명희 LG유플러스 전무가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사업·마케팅·인사 등의 분야에서 여성 임원 3명이 신규 선임됐으며, 1980년대생 상무도 3명을 발탁했다. 1981년생인 김민교 LG화학 전자소재마케팅전략담당과 1980년생 박정철 LG생활건강 정도경영부문장이 각각 상무로 승진했다. 

    LG그룹 관계자는 “앞으로도 변화와 혁신의 속도 높이기 위해 필요한 시점이라고 판단되면 수시 인사를 실시하는 등 유연하게 인사를 운영할 것”이라면서 “미래 기술 중심의 인재 중용을 통해 글로벌 시장에서의 경쟁력을 강화해 나갈 예정”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