초슬림·내구성 강화 … 출고가 360만원대10년 축적된 폴더블 기술 집약 … 완성도 극대화中 공세 맞서 품질 중심 차별화 전략 강조
  • ▲ 서울 서초구 삼성 강남에 전시된 ‘갤럭시 Z 트라이폴드’제품.ⓒ이가영 기자
    ▲ 서울 서초구 삼성 강남에 전시된 ‘갤럭시 Z 트라이폴드’제품.ⓒ이가영 기자
    삼성전자가 10년 가량 축적해온 폴더블 기술과 노하우를 앞세워 중국 업체들의 거센 추격을 따돌린다. 중국 스마트폰 제조사들이 폴더블폰 시장 영향력을 빠르게 키워가는 상황에서, 완성도와 내구성을 앞세워 ‘폴더블 원조’로서 입지를 공고히 하겠다는 전략으로 해석된다.

    2일 삼성전자는 서울 서초구 삼성 강남에서 미디어 브리핑을 열고 두 번 접는 방식의 폴더블 스마트폰 신제품 ‘갤럭시 Z 트라이폴드(이하 트라이폴드)’를 공개했다. 

    중국 화웨이가 2024년 세계 최초 3단 폴더블폰을 출시하고, 올해 2세대 모델까지 내놓으며 시장을 선점한 가운데, 폼팩터 완성도에서 우위를 확보해 폴더블 원조 입지를 지키겠다는 판단이 작용한 것으로 분석된다.

    삼성전자는 2019년 세계 최초로 폴더블 스마트폰을 선보인 이래 힌지 구조와 내구성 개선 등 기술적 진화를 거듭해왔다. 지난해에는 폴드 시리즈 최초로 ‘갤럭시 AI’를 탑재한 ‘갤럭시 Z 폴드6·플립6’를 출시했고, 올해는 세계에서 가장 얇은 폴더블폰인 ‘갤럭시 Z 폴드7’로 슬림 폼팩터 기술력을 입증했다. 특히 갤럭시 Z 폴드7·플립7은 국내 사전 판매량 104만 대를 기록하며 역대 폴더블 가운데 최대 실적을 달성하기도 했다.

    트라이폴드의 핵심은 두 번 접는 구조에도 불구하고 기존 제품보다 더 얇아진 두께다. 화면을 안으로 두 번 접는 인폴딩 방식을 적용해 접었을 때 두께가 12.9mm, 펼쳤을 때 가장 얇은 부분은 3.9mm다. 지난 7월 출시된 갤럭시 Z 폴드7(접었을 때 8.9mm, 펼쳤을 때 4.2mm)보다 더 얇은 수준이다. 두 번 접히는 구조는 필연적으로 층수가 더 두꺼워지는 한계가 있는데, 삼성은 구조 설계와 소재 경량화로 이를 최소화했다.

    초슬림한 폼팩터에도 완성도는 더 강화했다. 중심부에는 트라이폴딩 구조에 최적화된 ‘아머 플렉스힌지’를 적용했고, 양측 힌지는 좌우 대칭의 ‘듀얼 레일’ 구조로 설계해 접힘과 펼침 시 패널 균형을 유지하도록 했다. 힌지 보호 하우징에는 티타늄을, 본체 프레임에는 ‘어드밴스드 아머 알루미늄’을 사용해 강성을 확보했다. 전면은 ‘코닝 고릴라 글라스 세라믹 2’, 후면은 유리섬유 기반 신소재를 적용해 충격·마모 위험을 줄였다. 무게는 309g으로 얇은 구조 대비 경량화에도 성공했다.
  • ▲ ‘갤럭시 Z 트라이폴드(왼쪽)’와 ‘갤럭시 S25 울트라(오른쪽)’의 두께를 비교한 모습. 별로 차이가 나지 않는다.ⓒ이가영 기자
    ▲ ‘갤럭시 Z 트라이폴드(왼쪽)’와 ‘갤럭시 S25 울트라(오른쪽)’의 두께를 비교한 모습. 별로 차이가 나지 않는다.ⓒ이가영 기자
    폴더블폰의 고질적 약점으로 꼽혀온 내구성을 보완하기 위해 생산 단계 품질 검증도 업그레이드했다. 삼성은 부품 접착 전 의료용 CT와 같은 단층 촬영 검사로 구조 결함을 사전 확인하고, 완성 단계에서는 레이저 스캔을 활용해 표면 균일도를 점검한다.

    업계 관계자는 “다층 힌지 구조의 주름 등 은 폴더블 소비자가 가장 민감하게 체감하는 요소 중 하나”라며 “삼성이 생산 단계 검증을 강화한 것은 폴더블 신뢰도를 끌어올리려는 시도”라고 분석했다.

    사용성 측면에서는 대화면 멀티태스킹과 AI 기능을 결합한 기능 개선이 눈에 띈다. 펼쳤을 때는 253mm(10형) 화면을 제공하며, 최대 3개의 앱을 동시에 띄울 수 있다. 우측 하단의 ‘태스크바’를 통해 최근 앱을 즉시 불러올 수 있고, ‘삼성 덱스’ 태블릿 버전을 처음 탑재해 별도 모니터 없이도 PC와 유사한 환경을 구성할 수 있다. 최대 4개의 가상 작업 공간을 만들고 각 공간에서 최대 5개 앱을 동시에 실행할 수 있다. 갤럭시 기본 앱과 최신 ‘갤럭시 AI’ 기능도 대화면에 맞게 최적화됐다.

    모바일 프로세서(AP)는 ‘갤럭시용 스냅드래곤 8 엘리트 모바일 플랫폼’을 사용했다. 갤럭시 Z 폴드7에 들어간 제품이다. 카메라는 2억 화소 광각 센서를 탑재했고, 배터리는 5600밀리암페어시(mAh) 용량의 3셀 구조를 사용해 전력 공급 균형을 유지하도록 설계했다. 최대 45W 고속 충전도 지원한다. 그럼에도 가격은 합리적인 359만 400원으로 측정됐다. 같은 용량(512GB)인 화웨이의 2세대 트라이폴드폰이 1만9999위안(한화 약 415만원)인 점을 감안하면 훨씬 저렴하다. 
  • ▲ ‘갤럭시 Z 트라이폴드’를 순서대로 접지 않는 경우 주의를 알리는 경고 문구와 진동이 느껴진다.ⓒ이가영 기자
    ▲ ‘갤럭시 Z 트라이폴드’를 순서대로 접지 않는 경우 주의를 알리는 경고 문구와 진동이 느껴진다.ⓒ이가영 기자
    삼성의 트라이폴드 출시는 중국 업체의 빠른 추격 속에서 폴더블 시장 주도권을 지키려는 움직임으로 해석된다. 화웨이는 세계 최초 트라이폴드폰을 출시하며 시장 주목도를 높였고, 중국 내수 기반과 자체 부품 조달 능력을 바탕으로 폴더블 라인업을 빠르게 확대하고 있다.

    시장조사기관 트렌드포스에 따르면 삼성의 글로벌 폴더블폰 시장 점유율은 지난해 45.2%에서 올해 35.4%로 하락할 것으로 전망된다. 같은 기간 화웨이는 34.3%까지 올라 삼성과의 격차를 크게 좁힐 것으로 예상된다. 아너(9.1%), 레노버(7.6%), 샤오미(5.1%)도 모두 전년보다 상승할 것으로 예측된다. 

    삼성이 중국 업체의 가격·속도 중심 공세에 맞서 완성도와 품질을 앞세운 전략으로 대응하고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중국 폴더블폰은 경량화에는 성공했지만 주름 가시성, 내구성, 비싼 가격 등 한계가 꾸준히 지적돼 왔다.

    업계 관계자는 “중국 업체들은 가격 경쟁력을 내세우지만 품질 논란이 반복돼왔다”며 “삼성은 구조 안정성과 품질 같은 기본기에서 기술 격차를 다시 벌리는 모습”이라고 말했다. 이어 “폴더블 시장이 커질수록 완성도 경쟁이 브랜드 신뢰도와 매출을 좌우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 ▲ ‘갤럭시 Z 트라이폴드’후면 모습.ⓒ이가영 기자
    ▲ ‘갤럭시 Z 트라이폴드’후면 모습.ⓒ이가영 기자
  • ▲ '갤럭시 Z 트라이폴드' 제품 이미지.ⓒ삼성전자
    ▲ '갤럭시 Z 트라이폴드' 제품 이미지.ⓒ삼성전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