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69설립해 1997년부터 이마트에 굴 공급양식장이 위치한 바다, 청정해역 제1호 어장"좋은 굴 생산 위해 결국 중요한 것은 수온"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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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장석 중앙씨푸드 대표이사 ⓒ남수지 기자
[수지만나]는 남수지 기자가 만난 사람들의 이야기를 생생하게 전하는 코너입니다. 우리의 일상을 풍요롭게 해주는 그들은 누구인지, 그들은 어떤 생각을 가지고 있는지를 담백하게 전달하겠습니다.1969년 설립된 중앙씨푸드는 1997년부터 이마트와 협약을 통해 봉지굴과 석화 등 굴을 납품하고 있다. 오랜 시간 정밀한 이마트의 품질 검수를 통과한 데는 장석 대표의 굳건한 철학이 있다. 바로 온도관리다.장 대표는 "위생과 청결이 제일 중요하다"면서 "두번째로는 굴은 최종 포장될 때까지 계속 물과 접촉하면서 봉지 안에 담기지 않나. 그래서 수질 관리가 정말 중요하다"고 강조했다.그러나 수질 관리를 위한 처리과정은 시간이 많이 필요한 것이 현실이다. 이러한 시간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 것이 바로 '온도 관리'다.굴이 바다에서부터 올라온 뒤로 일관된 온도가 유지되어야 한다는 것이다.장 대표는 좋은 굴을 생산하기 위해 제일 중요한 조건으로는 '먹이'를 뽑았다. 굴은 식물성 플랑크톤을 먹고 사는데, 이 식물성 플랑크톤의 발육을 결정하는 것 역시 수온이다.장 대표는 "바다의 온도는 일종의 스위치"라며 "5월까지 수확이 이루어지다가 중단되는 이유는 굴의 자손 번식 활동을 위해서다. 이후 수온이 차가워지는 가을부터 먹이 활동을 활발히 하는데 고수온으로 인해 바다의 메커니즘이 엉키는 것"이라고 설명했다. -
- ▲ 굴이 4차 세척과정에서 씻기고 있다. 중간에 있는 쇠봉은 자석으로, 금속 이물질을 걸러낼 수 있다. ⓒ남수지 기자
그렇다면 장 대표는 어떻게 이마트와 거래를 하게 되었을까.장 대표와 이마트와의 인연은 약 28년을 거슬러 올라가야 한다. 대형 마트의 태동기라고 불렸던 그당시, 중앙씨푸드는 이마트보다 먼저 신세계백화점과 거래를 하고 있었다.이후 이마트 1호점인 창동점이 생긴후 자연스럽게 거래를 같이 하게 된 것이다.이마트 전에는 미국과의 인연도 있다.장 대표는 "1960년대 중반정도부터 대규모 굴 양식을 시작했는데, 당시 우리나라 경제상황에 비춰봤을 때 소비여력이 부족했다"고 말했다.그러면서 "거기에 소비자들은 알이 작은 소굴을 선호하는 경향이 있어 판로 확보가 어려웠다. 이에 미국으로 굴 수출을 생각하게 됐다"고 부연했다.그는 "산업화, 도시화로 바다가 오염되면서 굴을 먹고 탈이 나는 경우가 많아졌고, 이에 미국 식품의약국을 중심으로 굴, 조개류 등을 규제하는 매뉴얼을 만들었다"며 "자국 외의 외국 굴을 수입할 때도 그 매뉴얼을 지킨다고 하면 수입하겠다고 했던 것"이라고 설명했다.이후 미 정부와 한국 정부가 어패류 위생에 관한 일종의 MOU를 맺었고, 철저한 해역관리를 약속했다. 이로써 중앙씨푸드의 양식장이 위치한 바다는 청정해역 제1호 어장으로 인정됐다. FDA에서는 매년 3월즈음 어장과 공장을 점검한다고 한다.1인당 소득이 올라가고 굴 섭취가 보편화되면서 이제는 1년에 약 400톤을 이마트를 포함한 이마트 트레이더스, 이마트 에브리데이에 공급하고 있다.이는 동종 업체와 비교했을 때 2배가 넘는 수치다.이에 대해 장 대표는 "매출에 정말 많은 부분을 이마트 납품에서 차지하고 있다"라며 "이마트가 다른 업체보다 판매력이 큰 것 같기도 하다. 그것은 소비자와의 신뢰를 잘 쌓아왔다는 방증"이라고 했다. -
- ▲ 중앙씨푸드에서 생산하는 '남해안 이력제 굴'. 뒷면의 QR코드를 촬영하면 관련 정보를 볼 수 있다. ⓒ남수지 기자
그는 이마트 '국산의 힘' 상생프로젝트에도 참여한 바 있다. 해당 프로젝트는 국내 농수축산물을 선별해 '국산의 힘' 브랜드로 선정해 판매하는 것으로, 생산자는 제값을 받고 소비자는 품질 좋은 상품을 구매하는 효과가 있었다.장 대표는 "FDA의 규제 조건과 체킹으로 자연스럽게 (좋은 제품을 생산하는 방법이) 체득화돼서 이마트의 선택을 받는데 중요한 요소로 작용한 것 같다"고도 했다.이와 비슷하게 해양수산부에서 확대시행하고 있는 '수산물이력제'도 참여하고 있다.이력제는 수산물의 생산부터 소비까지 모든 유통 과정을 소비자에게 제공하는 제도로, 중앙씨푸드는 제도 시행 후 거의 처음으로 시행했다고 한다.이러한 제도를 빨리 받아들일 수 있었던 이유에 대해 장 대표는 "이미 여러 바다에서 오는 원료들을 관리해오고 있었다"며 "(그렇게 해야) 문제가 발생하면 역으로 추적해 어느 해역에서 어떤 문제가 발생했는지 촘촘하게 알 수 있기 때문"이라고 부연했다.실제로 이러한 이력제는 소비자의 구매에도 영향을 미친다.지난달 이마트 용산점에서 진행한 '수산물이력제' 홍보 행사에서 소비자들은 상품 겉면에 표시된 QR코드를 스캔해 해당 상품에 대한 상세 정보를 알 수 있었는데, 상품 정보를 확인한 소비자 대부분이 해당 상품을 구매한 것으로 나타났다.50년 넘게 굴을 다뤄온 장 대표의 철학을 한 기사로 다 담기엔 너무 짧았지만, 그의 원칙은 단순하면서도 명확하다. "좋은 굴은 자연을 존중하는 태도에서 나온다." 그리고 그 철학은 오늘도 소비자의 식탁을 향해 이어지고 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