5·10·20년물 대상 경쟁입찰, RP용 증권 확충 목적2022년 9월 이후 첫 단순매입 … 시장 안정 효과 주목국고채 금리 연중 최고 수준, 회사채·자금시장 긴장 고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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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한국은행이 약 3년 3개월 만에 국고채 단순매입에 나선다. 최근 국고채 금리가 3%대를 넘나들며 가파르게 상승하자,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를 사실상의 ‘채권시장 안정 신호’로 해석하고 있다.

    한국은행은 9일 오전 11시부터 10분간 5년·10년·20년 만기 국고채를 대상으로 최대 1조 5000억원 규모의 단순매입을 실시한다고 8일 밝혔다. 매입은 경쟁입찰 방식으로 진행된다. 표면적인 이유는 환매조건부채권(RP) 매각에 활용할 증권을 확보하기 위한 목적이지만, 급등한 채권 금리를 의식한 조치라는 분석도 나온다.

    실제 최근 국고채 금리는 빠르게 뛰고 있다. 3년물은 연 3.03% 수준까지 올라섰고, 5년물과 10년물도 각각 3.24%, 3.40% 안팎에서 거래되며 연중 최고 수준을 이어가고 있다. 기준금리 동결 기조에도 불구하고 시장금리가 먼저 반응하면서 채권 가격이 급락했고, 회사채와 기업 자금시장까지 긴장감이 번지는 상황이다.

    한은의 단순매입은 시장에 직접 유동성을 공급해 채권 수요를 늘리는 수단이다. 수요가 늘면 채권 가격은 오르고 금리는 낮아지는 구조다. 한은이 이 카드를 다시 꺼내든 것은 2022년 9월 이후 처음이다. 당시에도 글로벌 긴축 여파로 금리가 급등하자 3조원 규모의 국고채를 매입하며 시장 안정에 나선 바 있다.

    시장에서는 이번 조치를 ‘경고성 개입’으로 보는 시각이 적지 않다. 다만 일부에서는 이번 매입이 일회성에 그칠 경우 금리 상승 추세 자체를 되돌리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신중론도 제기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