美 10조 제련소·정부 자금 유치 소식에 주가 20%대 '폭등' 영풍·MBK "이사회 패싱한 경영권 방어용 꼼수" 즉각 반발 "회사가 리스크 떠안고 기술 유출 우려"… 이사회 격돌 예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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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려아연이 미국에 10조원 규모의 대형 제련소 건립을 추진한다는 소식에 주가가 폭등했다. 그러나 최대주주인 영풍과 MBK파트너스(이하 영풍·MBK) 측은 이를 최윤범 회장의 경영권 방어를 위한 무리한 투자라며 즉각 반발하고 나섰다.◇ "10조 투자·美 정부 참여" 소식에 주가 20%대 껑충15일 한국거래소와 금융투자업계에 따르면, 고려아연 주가는 이날 개장 직후부터 강세를 보이며 전 거래일 대비 23.78% 오른 187만 9천원에 거래되는 등 급등세를 보였다.이 같은 주가 상승은 고려아연이 미국 남동부에 약 10조원 규모의 전략 광물 제련소를 건립한다는 소식이 투자 심리를 강하게 자극했기 때문으로 풀이된다. 고려아연은 미국 측과 합작법인(JV)을 설립해 사업을 추진할 예정이며, 이 과정에서 미국 국방부와 상무부, 방산 전략기업 등이 약 2조원 규모의 투자를 단행할 것으로 알려졌다.◇ 영풍·MBK "사전 논의 없는 '깜깜이' 이사회… 사업성보다 경영권 방어 목적"시장의 긍정적인 반응과 달리, 영풍·MBK 측은 이번 투자가 절차적 정당성을 결여했으며 회사의 이익에 반한다고 맹비난했다.영풍·MBK는 이날 보도자료를 통해 "언론 보도를 통해 고려아연 경영진이 임시이사회를 열고 '미국 제련소 건설을 위한 제3자 배정 유상증자' 안건을 논의한다는 사실을 접했다"며 "회사의 미래를 좌우할 중대한 안건임에도 최대주주 측 이사들은 사전 보고나 논의 과정에서 철저히 배제됐다"고 주장했다. 이어 "이사회 당일 현장에서 안건을 알게 된 것은 이사회의 기능을 무력화하는 심각한 절차적 훼손"이라며 유감을 표했다.특히 영풍·MBK는 이번 투자의 본질이 사업적 필요성이 아닌, 최윤범 회장의 개인적 경영권 방어에 있다고 지적했다. 이들은 "미국 정부가 프로젝트가 아닌 고려아연 지분에 투자하는 방식은 사업적 상식에 반하는 '경영권 방어용 백기사' 구조일 뿐"이라고 비판했다.◇ "핵심 기술 유출 및 배임 우려" … 이사회 격돌 예고투자의 구조적 문제와 기술 유출 가능성도 도마 위에 올랐다. 영풍·MBK는 "고려아연이 10조원의 자금과 리스크를 전적으로 부담하면서, 알짜배기 지분 10%를 미국 투자자에게 넘기는 것은 기형적인 구조이자 이사의 충실 의무 위반 소지가 크다"고 꼬집었다.또한 울산제련소와 유사한 공장을 미국에 짓는 것은 국내 제련 산업의 공동화와 핵심 기술 유출을 초래할 수 있다며 "수십 년간 축적된 고려아연의 독보적 기술이 합작이라는 미명 하에 해외로 유출될 것"이라고 우려했다.고려아연은 이날 오전 이사회를 열어 해당 투자 건을 확정할 예정인 가운데, 영풍·MBK 측은 "급하게 처리할 것이 아니라 시간을 두고 사업성을 검토해야 한다"며 이사회 현장에서 안건의 절차적 정당성과 사업적 실체를 철저히 따져 묻겠다고 예고해 경영진 간의 치열한 공방이 예상된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