잇따른 최악의 해킹사태 … 통신3사 올해 모두 해킹됐다업종, 형태 불문 연이은 해킹, 쿠팡 개인정보까지 유출AI 사업 투자 본격화, AI 정예 프로젝트부터 빅테크 협력까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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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지난 4월 SK텔레콤 해킹 이후 유심교체를 위해 대리점 앞에서 대기하는 사람들.ⓒ뉴데일리DB
올해 ICT업계는 말 그대로 ‘다사다난(多事多難)’의 한 해였다. 통신업계를 필두로 업종을 가리지 않는 해킹과 개인정보 유출이 내내 이어진 것.기회 요인도 있었다. AI 산업이 본격화되면서 앞다퉈 미래 가능성을 찾기 위한 노력이 본격화됐기 때문이다. 정부 주도의 ‘모두의 AI’와 엔비디아 GPU 수급 확보도 올해 AI 시장을 달군 이슈가 됐다.15일 ICT 업계에 따르면 올해 가장 뜨거운 이슈는 바로 단연 해킹이었다. 올해 해킹에 개인정보가 유출된 곳은 양손, 양발을 써도 꼽기 힘들지만 가장 충격적인 곳은 바로 통신사다.지난 4월 국내 1위 통신사인 SK텔레콤이 사상 처음으로 해킹에 따른 개인정보 유출이 이뤄졌다. SKT가 해킹으로 개인정보를 유출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규모도 천문학적이었다. 고객의 휴대전화 번호, IMSI, 유심 인증키 등 9.82GB, 2324만건에 달했다. 사실상 전 고객의 정보가 털린 초유의 사태였다.SKT는 직후 전 고객 유심 무상 교체 방안을 발표했는데, 당시 보유하던 재고는 100만개에 불과해 소비자의 오픈런이 벌어지기도 했다. SKT는 이 해킹 사태로 지난 7월 위약금 면제라는 전례 없는 조치를 내렸고 8월 정부로부터 1348억원 규모의 개인정보유출 사상 최대 과징금을 부과받기도 했다. -
- ▲ 김영섭 KT 대표가 지난 9월 무단소액결제 사건과 관련 대국민 사과를 하고 있다.ⓒKT
SKT 해킹사태가 진정 국면으로 접어들던 8월에는 KT의 무단 소액결제 사건이 터졌다. 불법 초소형 기지국(펨토셀)을 통해 고객의 전파를 탈취하는 수법으로 368명이 2억43189억원의 피해를 입었다.이 사건은 아직 현재진행형이다. 민관합동조사단은 최종 결과 발표를 앞두고 있는데, 지난 11월 중간조사 발표를 통해 KT가 작년 내부 43개 서버에 악성코드 감염을 확인하고도 은폐한 사실이 드러나기도 했다. 김영섭 KT 대표이사는 이에 대한 책임을 지고 내년 연임을 포기했다.LG유플러스도 자유롭지 않다. 미국의 보안전문지는 지난 7월 북한 소속으로 알려진 해킹그룹 ‘김수키’의 서버에서 LG유플러스 내부 서버와 계정명, 직원 정보가 유출된 것을 확인했다고 밝혔기 때문이다. 회사는 지난 10월 정부에 해킹 신고를 했고 이에 대한 조사가 시작됐다. 이로서 통신3사가 모두 해킹 당한 셈이 됐다.해킹에 몸살을 앓는 곳은 이들만이 아니다. 위메이드, 넷마블, 롯데카드, 예스24, CJ올리브영, GS리테일, 두나무 등에서 업종을 불문하고 해킹이 발생했다. 심지어 정보보안 기업 SK쉘더스는 해커를 유인하기 위한 가짜시스템 허니팟(honeypot)을 통해 개인정보와 고객사 정보가 유출되기도 했다. 최근에는 쿠팡이 퇴사 직원이 3370만개의 고객 계정 정보를 빼가는 사고가 발생했다. -
- ▲ 젠슨 황 엔비디아 최고경영자와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지난 10월 코엑스에서 열린 엔비디아 GPU 출시 25주년 행사에서 함께 단상에 오른 모습.ⓒ뉴데일리DB
올해 해킹이 ICT 업계 최대 리스크로 떠올랐다고 하면 AI는 ICT 업계의 미래 성장동력으로 급부상하는 모멘텀이 됐다. 여기에는 정권 교체에 따라 이재명 정권 1호 경제 공약이 AI 산업으로 낙점된 것도 주효했다.대표적인 것이 정부의 AI 국가대표 선발 프로젝트였다. 국내 주요 AI기업이 이 프로젝트에 뛰어들었다. 결과는 이변의 연속이었다. 국가대표 5개 팀에는 네이버, LG AI연구원 등 일찌감치 AI에 승부를 건 기업부터 SKT가 이름을 올렸고 게임사 NC AI와 스타트업 업스테이지가 이례적으로 경쟁자를 물리치고 선발됐다.반면 카카오와 KT는 선발전에 탈락해 고배를 마셨다. 이들 5개 컨소시엄은 내년 1월 AI 모델을 통해 첫 번째 탈락자를 내는 것으로 시작으로 내년 말까지 2개 팀만을 남길 예정이다.AI가 중요한 미래 성장동력이 되리라는 전망은 탈락 기업에게도 이견이 없었다. 이들은 글로벌 빅테크의 손을 잡는 것을 택했다. 카카오는 지난 2월 오픈AI와 전략적 제휴를 체결했고 KT는 지난해 체결한 마이크로소프트와의 협력의 결과물을 순차적으로 공개하고 있다.심지어 네이버는 AI와 블록체인의 결합이 미래 성장을 이끌 것으로 보고 과감한 협력을 추진 중이다. 네이버는 최근 자회사 네이버파이낸셜과 블록체인 기업 두나무의 지분 교환을 결정했다. 이 거래가 완료되면 송치형 두나무 회장이 네이버파이낸셜의 최대주주로 올라서게 된다.AI 개발 과정에서 필수적인 GPU 수급 문제도 활로가 열렸다. 지난달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회의 기간 한국을 방문한 젠슨 황 엔비디아 CEO는 한국 정부와 기업에 GPU 26만장을 공급하겠다고 약속했다. 이 물량은 정부를 비롯해 삼성전자, 현대차, SKT, 네이버 등에 공급될 예정이다.업계 관계자는 “그동안 해킹에 대한 피해는 꾸준했지만 올해 그 규모나 피해가 전례 없는 수준이 됐다는 점에서 보안 분야에서 하나의 분기점이 될 것”이라며 “이와 동시에 AI가 미래 성장에 필수적이라는 것을 확인, 과감한 투자와 변화가 본격화되는 시기였다”고 평가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