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4일 뉴스룸 '반도체 공장 투자 관련 설명' 게재"초대형·장기 투자 환경 … 기존 자금 조달로는 한계""투자 유연성 확보 … 기술 주권 경쟁력으로 직결될 것"
  • ▲ SK하이닉스 청주 M15X 팹 전경ⓒSK하이닉스
    ▲ SK하이닉스 청주 M15X 팹 전경ⓒSK하이닉스
    SK하이닉스가 최근 논의 중인 첨단산업 투자 규제 완화와 관련해 특정 기업을 위한 조치가 아니라 국가 전략 산업의 경쟁력을 유지하기 위한 불가피한 선택이라고 강조했다. 인공지능(AI) 시대를 맞아 반도체 투자의 규모와 방식이 근본적으로 달라진 만큼 제도 역시 현실을 반영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SK하이닉스는 24일 뉴스룸을 통해 '반도체 공장 투자 관련 설명을 드립니다'라는 제목의 글을 게시하고, 최근 불거진 첨단산업 투자 규제 개선 논의의 배경과 필요성을 설명했다. 회사는 이번 논의가 개별 기업의 이해관계에서 출발한 것이 아니라, 급변하는 글로벌 기술 경쟁 환경 속에서 첨단산업 투자를 지속하기 위한 구조적 고민에서 비롯됐다고 밝혔다.

    SK하이닉스는 AI 확산과 함께 반도체 기술 경쟁이 한층 격화되면서 투자 규모와 방식이 과거와 완전히 달라졌다고 강조했다. 이에 따라 기존 제도와 자금 조달 구조만으로는 투자 시기와 규모를 안정적으로 유지하기 어렵다는 점을 분명히 했다.

    정부가 제시한 지주회사 지분 규제 완화 방안에 대해서도 같은 맥락에서 설명했다. 해당 방안은 지주회사의 손자회사가 보유해야 하는 증손회사의 의무 지분율을 현행 100%에서 50%로 낮추는 내용을 담고 있다. 이로 인해 SK하이닉스를 손자회사로 둔 SK그룹이 가장 큰 수혜를 입을 수 있다는 분석이 나오자 특혜 논란이 제기된 바 있다.

    SK하이닉스는 이에 대해 반도체 산업의 투자 환경을 고려하지 않은 단순한 해석이라고 선을 그었다. 회사는 초대형·장기 투자가 필수적인 산업 특성상 단일 기업이 모든 초기 투자 부담을 떠안는 구조는 지속 가능하지 않다고 설명했다.

    실제 투자 비용도 크게 늘었다. 클린룸 1만평 기준 투자비는 2019년 용인 반도체 클러스터 발표 당시 약 7조5000억원 수준이었지만 2025년 10월 말 가동을 시작한 청주 M15X에서는 약 20조원으로 급증했다. 여기에 반도체 산업 특유의 경기 변동성까지 감안하면 투자 시점과 수익 회수 시점이 맞지 않는 경우가 빈번하다는 설명이다.

    SK하이닉스는 기술 경쟁에서 뒤처지지 않기 위해서는 경기 상황과 무관하게 선제적이고 연속적인 투자가 불가피하다고 밝혔다. 이러한 환경에서 손자회사가 자회사 형태의 특수목적법인(SPC)을 설립할 수 있도록 제도가 개선되면 초기 대규모 투자 부담을 외부 자본과 분담하고 재무 구조를 보다 안정적으로 관리할 수 있다는 것이다.

    SPC는 반도체 공장과 같은 대규모 생산시설 투자를 위해 한시적으로 운영되는 구조로 투자 목적이 달성되면 청산된다. SK하이닉스는 이 같은 '프로젝트 단위 투자 방식'이 이미 해외 주요 국가에서는 보편적으로 활용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인텔이 미국 애리조나 챈들러 팹 건설을 위해 글로벌 자산운용사 브룩필드와 지분 51대49의 합작법인을 설립한 사례도 함께 제시했다.

    금융리스업 예외 적용 등 규제 완화가 금산분리 원칙을 훼손할 수 있다는 지적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SK하이닉스는 SPC가 금융상품 판매나 자산운용 기능을 수행하지 않고, 반도체 공장을 건설해 임대하는 구조인 만큼 금산분리와는 무관하다고 설명했다. 아울러 공정거래위원회의 사전 심사와 승인 절차도 마련돼 있다고 덧붙였다.

    SK하이닉스는 이번 논의의 본질이 기업의 투자 편의성 제고가 아니라 대규모·장기 투자가 필수적인 첨단산업의 현실을 제도적으로 뒷받침하는데 있다고 강조했다. 회사는 투자 방식의 유연성이 곧 첨단산업 경쟁력으로 이어지며 이는 궁극적으로 대한민국의 기술 주권과 국가 경쟁력 강화로 연결될 것이라고 밝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