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너 3세' 담서원, 입사 4년 반 만에 부사장 승진'그룹 최대 투자' 리가켐 M&A 진두지휘 … 매주 대전 임원 회의에도 참석손실폭 확대에도 R&D 투자 지속 … ADC 플랫폼 기반 기술이전 성과 기대안정적 재무구조 바탕 내년 핵심 파이프라인 임상 등 중장기 성장 가속 전망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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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담서원 오리온 전략경영본부장 부사장. ⓒ오리온
오리온그룹 오너 3세인 담서원 전무가 입사 4년 5개월 만에 부사장으로 승진했다. 지난해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를 인수하는 등 그간 신사업 발굴을 총괄한 만큼 바이오부문 확장에 힘을 더 실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다.26일 업계에 따르면 최근 오리온그룹은 2026년 정기인사를 통해 담 부사장에 대한 인사를 단행하면서 한국법인에 신설된 전략경영본부장을 맡게 했다. 전략경영본부는 산하에 신규사업팀과 해외사업팀, 경영지원팀, CSR팀을 두고 그룹의 중장기 경영전략 수립과 신사업 발굴, 해외사업 관리를 총괄하는 조직이다. 그룹의 컨트롤타워 성격을 띤다.1989년생인 담 부사장은 담철곤 오리온 회장의 아들로, 2021년 7월 경영관리파트 수석부장으로 그룹에 합류했다.뉴욕대에서 커뮤니케이션을 전공한 뒤 베이징대 경영대학원에서 MBA 과정을 마쳤다. 2020년 카카오그룹 AI 자회사인 카카오엔터프라이즈에 입사해 사회생활을 시작했다. 오리온 입사 1년 5개월 만인 2022년 12월 경영지원팀 상무로 승진했고, 지난해 말 전무에 올랐다.이번 인사의 배경에는 오리온의 사업구조 변화가 자리하고 있다.오리온은 최근 제과 중심의 안정적인 식품사업을 넘어 바이오 등 신성장동력을 본격적으로 키우고 있다. 지난해에는 5485억원을 투입해 항체약물접합체(ADC) 기업 리가켐바이오를 인수하며 바이오사업에 진출했다. 이는 그룹 역사상 최대 규모의 투자로, 바이오를 단순한 재무적 투자 대상이 아니라 장기 성장동력의 축으로 선택했다는 의미다.앞서 오리온은 지난해 3월 리가켐바이오 지분 25.73% 인수를 완료하고 최대 주주로 올라섰다. 지분 인수 과정은 담 부사장이 주도했다. 리가켐바이오 사내이사로 선임된 이후에는 이사회에서 주요 경영 의사결정에 참여해왔다. 매주 대전 본사에서 열리는 임원 회의에도 빠지지 않고 참석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인수 이후 리가켐바이오는 그룹 이익 확대를 이끌었다. 지난해 오리온 연결 기준 순이익은 전년 3849억원 대비 38.5% 증가한 5332억원으로 집계됐다. 리가켐바이오 지분 취득에 따른 시세차익 1528억원이 반영되면서 영업외수익이 크게 늘었기 때문이다. -
- ▲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 본사. ⓒ리가켐바이오사이언스
이에 업계에서는 그룹 미래 성장축으로 부상한 바이오사업을 담 부사장이 본격적으로 박차를 가할 것으로 보고 있다.당장 3분기 보고서만 보더라도 리가켐바이오가 연구개발에 집중하고 있다는 것이 나타난다.분기보고서 분석 결과 3분기 기준 연구개발비는 모두 1259억원으로 전년동기 725억원에 비해 73.5% 늘어났다. 지난해 3월 인수가 마무리된 것을 고려하면 인수 직후 자금을 대거 투입하고 있는 셈이다. 실제 직전 5년(2019~2023년) 평균 연구개발비는 301억원에 불과했다.게다가 연구개발비율이 매출 1256억원을 초과하는 것으로 집계됐다. 때문에 영업이익은 -74억원에서 -237억원으로 손실폭이 확대됐으며 순이익도 129억원 흑자에서 181억원 적자로 돌아섰다.그런데도 유동비율(745%)과 부채비율(14.8%) 등은 M&A 이전과 같이 안정적으로 유지되고 있다. 리가켐바이오 입장에서는 M&A를 통해 안정적인 재무구조와 이를 바탕으로 한 연구개발에 매진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된 것이다.리가켐바이오의 중기 전략을 둘러싼 시장 시각 역시 대체로 긍정적이다.시장에서는 글로벌 ADC시장의 경쟁 기준이 내성·안전성으로 이동하면서 리가켐바이오의 플랫폼 가치가 다시 평가받을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고 보고 있다.기존 데룩스테칸(Dxd) 계열 약물들이 부작용 이슈로 재검토되는 사이 링커 안정성과 균질 약물결합비(DAR) 구조를 갖춘 기술에 대한 수요가 주목받고 있기 때문이다. 리가켐바이오가 확보한 포트폴리오가 이 같은 흐름과 정합성이 높다는 점은 향후 개발 파트너십 확대 가능성을 키우는 요소로 지목된다.특히 TROP2, HER2 타깃 ADC의 초기 치료 확대 흐름은 파이프라인의 활용도를 넓히는 방향으로 작용할 것으로 점쳐진다. 대형사가 선도하는 적응증 확장 과정에서 내성·저발현 환자군 등 새로운 세그먼트가 빠르게 보이는 만큼 대체 플랫폼에 대한 수요는 더욱 성장할 전망이다.리가켐바이오의 링커·페이로드 조합은 이 같은 세분 시장을 공략하기 적합하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업계에서는 플랫폼 자체의 확장성을 고려해 개별 후보물질보다 포트폴리오 단위 LO가 늘어날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온다.정이수 IBK투자증권 애널리스트는 "글로벌 ADC 개발 경쟁이 가속화되는 가운데 검증된 ADC 플랫폼과 신규 Topo1 페이로드 개발로 경쟁력을 강화하고 있어 현재 복수의 기술이전 협의가 진행 중인 것으로 보인다"며 "이르면 2026년 초 기술이전 성과가 기대된다"고 내다봤다.이와 함께 내년 상반기 LCB14를 포함해 핵심 파이프라인의 임상 데이터 발표가 기대된다. LCB71(ROR1 ADC)의 경우 파트너사 시스톤이 혈액암 적응증으로 임상 1b상 진행 중이며 상반기 중간 결과 발표가 예상된다. ROR1 타깃 ADC의 경우 아직 상업화된 물질은 없지만, 개발 속도가 앞서 있어 긍정적인 데이터를 확보한다면 제3자 기술이전이 기대된다.또한 LNCB74(B7-H4 ADC)는 올해 1월 임상 1a상을 개시했으며 내년 상반기 데이터 발표가 예상되는 등 임상은 계획대로 순항 중이다.바이오업계 한 고위 관계자는 "오너가가 바이오 분야에 힘을 준다는 것은 긍정적이다. 그룹이 바이오사업에 어느 정도 의지를 가졌는지 가늠할 수 있는 중요한 척도"라며 "리가켐과 오리온 모두 윈윈할 수 있는 여건인 만큼 드라이브를 걸지 않을까 한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