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나금융 '투자·생산적금융' 신설 … 5년간 84조원 투입 신한금융 '안정' 택하되 AX·DX는 생존 과제로 전면 배치KB금융 3인 부문장 3축 … 보안은 IT에서 준법 라인으로 격상우리금융 우리카드 '금융사업' 전면 배치 … 수익부문 라인 재편
  • ▲ ⓒ뉴데일리
    ▲ ⓒ뉴데일리
    연말 인사와 조직개편을 마무리한 4대(KB·신한·하나·우리) 금융그룹이 2026년 경영 체계를 ‘핵심사업 강화’에 맞춰 재정렬했다. 투자·IB와 AX(인공지능 전환)를 성장 축으로 앞세우는 동시에 보안과 소비자보호는 조직 위상과 보고 라인을 끌어올려 사고 리스크 관리의 중심에 배치하는 흐름이 공통적으로 나타났다.

    2일 금융권에 따르면 이번 조직개편의 방향은 각 그룹 회장의 신년사 메시지와도 궤를 같이한다. 함영주 하나금융 회장은 이날 AI·머니무브·소비자보호·포용금융을 구조적 변화로 규정하고 “판을 바꾸는 근본 혁신”을 주문했다. 자산관리·IB·심사·리스크 영역에서 프로세스 재설계 수준의 혁신과 사전 예방형 소비자보호 체계, 내부통제 고도화가 필요하다는 점도 강조했다.

    양종희 KB금융 회장은 AI 영상 기반 디지털 시무식을 통해 ‘전환과 확장’을 제시하면서 자본 효율적 IB로의 체질 전환과 금융소비자 보호를 함께 언급했다. 고객 정보와 자산 보호를 ‘신뢰’의 핵심으로 짚은 대목도 포함됐다.

    진옥동 신한금융 회장 역시 AX·DX(디지털 전환)를 “생존의 과제”로 규정하고, 고객의 정보·자산 보호와 내부통제·책무구조 강화를 강조했다.

    임종룡 우리금융 회장은 ‘생산적금융·AX선도·시너지 창출’을 3대 전략으로 제시했다. 생산적금융을 “기업금융 명가”로서 가장 자신 있고 잘할 수 있는 분야이자 “경쟁력을 찾아야 하는 영역”으로 규정한 점이 핵심이다.

    하나금융은 3인 부회장 체제를 유지하면서도 역할을 재배치했다. 투자 중심의 생산적금융 전환을 추진할 ‘투자·생산적금융부문’을 신설하고, 기존 CIB 조직을 분리·확대해 해당 부문 아래로 재배치했다. 부문 직속으로 생산적금융지원팀도 신설했다. 

    강성묵 부회장이 투자·생산적금융부문장을 맡았고, 투자금융본부는 정영균 부사장, 기업금융본부는 서유석 부사장이 각각 이끈다. 하나금융은 향후 5년간 생산적금융에 84조원을 투입할 방침이다. 신사업·미래가치부문에서는 디지털과 소비자보호 기능을 함께 묶어 강화했고, 하나은행은 소비자보호그룹장 직급을 상무에서 부행장으로 격상했다.

    신한금융은 진옥동 2기 체제에서 핵심 참모 유임을 통해 ‘안정’ 기조를 유지하면서, 리스크·재무는 교체하는 조합을 택했다. 지주 부사장 5명의 임기가 만료되는 가운데, 이동이 확정된 천상영 CFO(최고재무책임자)를 제외하고 고석헌 CSO(최고전략책임자), 이인균 COO(최고운영책임자), 박현주 CCPO(소비자보호책임자)가 유임됐다. CRO(최고리스크책임자)를 맡던 방동권 부사장은 퇴임 수순으로 정리됐고, 나훈 신한은행 리스크관리그룹장(상무)이 신규 CRO로 선임됐다. CFO는 장정훈 신한투자증권 부사장이 1년 만에 지주로 돌아와 맡는 것으로 정리됐다. 전략·운영·소비자보호는 연속성을, 리스크·재무는 교체를 택한 셈이다. 

    진 회장은 신년사에서 AX·DX를 생존 과제로 제시하며 실행 속도를 주문했고, 정보·자산 보호와 내부통제 강화의 필요성도 함께 강조했다.

    KB금융은 3인 부문장 체제를 통해 핵심 사업별 리더십을 강화했다. 이재근 부문장과 이창권 부문장이 연임했고, 김성현 전 KB증권 사장이 CIB(기업투자은행)마켓부문장으로 합류하는 구성이 제시됐다. 이재근 부문장은 글로벌 총괄에 더해 WM·SME부문장까지 겸직하게 됐고, 이창권 부문장은 미래전략부문장으로 직함이 바뀌며 전략·시너지·ESG와 AI·DT 기능을 통합한 조직을 맡는 흐름으로 정리됐다. 조직개편에서 가장 눈에 띄는 대목은 정보보호의 격상이다. KB금융은 정보보호 조직을 IT부문에서 준법감시인 산하로 이관했고, 사이버보안센터를 신설했다. 정보보호부장에는 이재용 KB국민은행 정보보호본부장(CISO)을 선임해 그룹과 은행을 겸직하며 총괄하도록 했다.

    우리금융은 계열사 우리카드에서 금융사업본부(카드론·할부·현금서비스 등)를 전면에 두는 인사가 두드러졌다. 외부 영입 인사인 나용대 부사장을 금융사업본부장으로 이동 배치했다. 아울러 우리금융은 80조원 규모의 생산적·포용 금융 프로젝트 ‘미래동반 프로젝트’의 효율적 추진을 위해 우리은행 기업금융(IB)그룹과 기업그룹에 투자·융자 전담 조직을 각각 신설했다. 

    금융권 관계자는 “4대 금융의 2026년 공통분모는 성장 과제는 투자·IB와 디지털 전환 라인으로 당기고, 신뢰 과제는 보안·소비자보호·내부통제를 격상해 전면에 세우는 방식으로 조직을 설계한 것으로 보인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