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격 한 달 새 65% 급등 … 2 ~ 3년간 가격 상승세 지속삼성·SK D램 집중 틈 타 키옥시아·샌디스크·YMTC 추격AI 추론이 만든 구조적 수요 전환 … 경쟁 격화 불가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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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SK하이닉스 321단 QLC 낸드 제품 이미지ⓒSK하이닉스
AI 추론 서비스 확산을 계기로 낸드플래시 시장이 1년 만에 급반등했다. 감산과 투자 축소로 공급이 묶인 상황에서 수요가 빠르게 늘며 가격은 한 달 새 60% 넘게 뛰었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가 D램과 HBM에 무게를 둔 사이 키옥시아·샌디스크·YMTC 등 후순위 업체들의 공세가 거세지며 낸드 시장 판도 변화 가능성도 커지고 있다.2일 디램익스체인지에 따르면 1월 메모리카드·USB용 범용 낸드 128Gb MLC 고정거래가격은 9.46달러로 전월 대비 64.8% 급등했다. 1Tb QLC 제품도 한 달 새 30% 넘게 올랐다.불황의 상징처럼 여겨졌던 낸드 시장은 지난해 상반기까지만 해도 '팔면 손해'라는 말이 나올 만큼 침체돼 있었다. 범용 낸드 가격이 2달러 초반까지 떨어지자 주요 업체들은 감산과 설비 투자 축소에 나섰고 투자 여력은 HBM을 중심으로 한 D램에 집중됐다.하지만 AI 산업이 학습 단계를 넘어 추론 중심으로 확장되며 판세가 바뀌었다. 대규모 데이터를 저장하고 실시간으로 불러오는 역할이 중요해지면서 낸드가 AI 인프라의 핵심 자원으로 다시 부상했다. JP모건은 최근 보고서에서 "AI 추론 워크로드 증가와 HDD 공급 제약 보수적인 투자 기조가 맞물리며 낸드 시장이 구조적 성장 국면에 진입했다"며 "향후 2~3년간 다년간 가격 상승 사이클이 이어질 것"이라고 분석했다.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도 최근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낸드 수요 회복과 가격 상승을 언급했다. 지난해 4분기 기준 삼성전자의 낸드 평균판매가격은 전 분기 대비 20% 중반 상승했고 SK하이닉스 역시 30%대 초반의 상승률을 기록했다. 시장에서는 올해 1분기 낸드 가격 상승률이 60%에 이를 것이란 관측도 나온다. 올해 글로벌 낸드 시장 매출은 전년 대비 112% 늘어난 1473억 달러로 추정된다.컨퍼런스콜에서도 낸드에 대한 인식 변화는 분명히 드러났다. 삼성전자는 지난해 4분기 실적발표 컨퍼런스콜에서 "낸드 수요는 AI 서버와 데이터센터를 중심으로 빠르게 회복되고 있으며 가격 역시 예상보다 가파른 상승 흐름을 보이고 있다"고 밝혔다.SK하이닉스도 같은 자리에서 "낸드플래시는 지난해를 저점으로 수급 개선 국면에 진입했다"며 "엔터프라이즈 SSD와 고용량 제품 비중 확대를 통해 수익성 중심의 성장을 추진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특히 "AI 추론용 인프라 확산이 중장기 낸드 수요를 지지할 것"이라며 과거와는 다른 수요 구조를 강조했다.다만 제한적인 설비 투자와 캐파 축소로 공급 부족은 이어질 것으로 보인다.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는 수익성이 높은 D램과 HBM에 투자를 집중하며 낸드 신규 라인 증설에는 소극적인 전략을 유지하고 있다. SK하이닉스의 낸드 자회사 솔리다임은 "현재 추진 중인 낸드 증설 팹은 2027~2029년에야 본격 가동될 것"이라며 "앞으로 18~24개월간 수급이 매우 타이트할 것"이라고 내다봤다.이 틈을 타 후순위 업체들은 공격적으로 움직이고 있다. 키옥시아와 샌디스크는 일본 욧카이치·기타카미 생산기지를 함께 운영하는 합작투자 계약을 2034년까지 연장하며 장기 공조를 선택했다. 두 회사의 합산 점유율은 27%를 넘어서며 삼성전자와의 격차를 빠르게 좁히고 있다.중국 YMTC도 속도를 내고 있다. 우한 3단계 공장은 올해 하반기 양산에 들어갈 전망이다. YMTC는 270단 3D 낸드를 양산 중이며 300단 제품 개발도 진행하고 있다. 지난해 출하량 기준 점유율은 처음으로 10%를 넘겼고 최근에는 13% 수준까지 올라 마이크론에 근접했다.마이크론 역시 싱가포르 생산기지 확장과 미국 대규모 투자 계획을 병행하며 중장기 공급 확대를 준비 중이다. 삼성·SK가 단기 수익성에 초점을 맞춘 사이 후순위 업체들이 생산량 확대를 앞세워 점유율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는 해석이 나온다.이에 낸드 업체들의 경쟁은 한층 치열해질 전망이다. 키옥시아와 샌디스크는 시장 기대치를 웃도는 실적을 기록했고 데이터센터용 고용량 SSD가 핵심 동력으로 꼽힌다. SK하이닉스도 eSSD 비중 확대를 통해 낸드 수익성 개선에 속도를 내고 있다.특히 시장에서는 이번 낸드 반등을 단기 가격 회복이 아닌 수요 구조 변화의 신호로 보는 시각이 많다. AI 학습 중심이던 메모리 수요가 추론과 서비스 단계로 넘어가면서 대용량 저장과 빠른 입출력을 동시에 요구하는 환경이 본격화됐다는 분석이다. 데이터센터 내에서 고용량 SSD의 역할이 커지며 낸드는 D램을 보완하는 핵심 축으로도 재평가받고 있다.반도체 업계 관계자는 "AI 인프라 확산으로 낸드 수요의 질이 달라지고 있다"며 "선두 업체가 수익성 방어에 집중하는 사이 후발 주자들이 물량과 고객 다변화로 틈을 파고들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