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 장기화·내수부진으로 기업대출 연체율 상승세 지속 전망 기업은행, 3분기 연체율 1.03% 15년 만에 최고치 … 리스크 '독박' 우려부실 경고등에도 올해 2조 늘어난 66조 공급 … 건전성 관리 '딜레마'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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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고금리 장기화와 내수 부진의 여파로 중소기업 대출의 부실 위험이 커진 가운데 국책은행인 IBK기업은행의 건전성 부담이 가중되고 있다. 

    시중은행 역시 생산적 금융 기조 아래 중기 대출 확대 노력을 이어가고 있지만, 연체율 상승 국면에서는 여신 심사와 포트폴리오 운용을 보다 보수적으로 조정할 여지가 있다. 반면 국책은행인 기업은행은 경기 둔화기일수록 정책금융 역할이 확대되면서 건전성 부담이 상대적으로 더 커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4일 금융감독원에 따르면 지난해 11월 말 기업대출 연체율은 0.73%로 동월 기준 지난 2018년 11월 말(0.86%) 이후 가장 높은 것으로 집계됐다. 중소기업 연체율은 상황이 더 심각하다. 중소기업(자영업자 포함)의 연체율은 전월 대비 0.05%포인트 상승한 0.89%를 기록하며 10년 만에 최고치로 치솟았다. 

    시장 전반의 부실 위험이 커지는 가운데 중소기업 지원 비중이 높은 기업은행의 건전성 부담 역시 상대적으로 더 커질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은행권에 따르면 기업은행의 중기대출 시장 점유율은 24.33%로 꾸준한 상승세를 보이다 작년 처음 24%대를 돌파했다. 대출 잔액은 작년 3분기 기준 260조3031억원으로 역대 최대 수준이다. 

    중소기업 자금 공급 역할을 수행해야 하는 구조적 특성상 건전성 관리 부담도 함께 커지고 있다. 지난 3분기 말 기준 기업은행의 기업대출 연체율은 1.03%로 15년 만에 가장 높은 수치를 기록했다. 안정적 관리 구간으로 여겨지던 1%대 방어선이 무너진 상황이다. 업종별로 보면 음식숙박업(1.40%), 건설업(1.32%), 부동산 및 임대업(1.16%), 도소매업(1.08%) 등이 1%를 상회했다. 

    금융권에서는 연체율 상승세가 이어질 경우 시중은행의 기업금융 '옥석가리기'가 한층 강화될 가능성이 있는 만큼, 정책금융 역할을 수행하는 국책은행의 부담이 상대적으로 확대될 수 있다는 관측이 제기된다.

    민간은행들은 기업대출을 확대하는 과정에서도 신용도가 높은 우량 차주 중심으로 여신을 운용할 가능성이 크다. 반면 기업은행은 '중소기업은행법'에 근거해 중소기업 지원을 설립 목적으로 하는 정책금융기관인 만큼, 경기 둔화 국면에서도 자금 공급 책임을 져버리기 어려운 위치에 있다.

    고금리와 내수 부진이 이어지는 현 경기 국면에서 건전성 관리와 자금 공급 확대를 동시에 수행해야 하는 점은 기업은행의 부담을 더욱 무겁게 하고 있다.

    정부의 생산적 금융 기조에 발맞춰 기업은행은 올해 중소기업 대출 공급 목표를 지난해(64조원)보다 2조 원 상향한 66조 원으로 잡았다. 연체율이 15년 만에 최고치를 기록한 상황에서 역대 최대 규모의 자금을 풀어야 하는 '이중고'에 직면한 셈이다.

    한 금융권 관계자는 "국책은행이 중소기업들의 '최후의 보루' 역할을 하는 것은 맞지만 현재의 연체율 상승 속도는 우려스러운 수준"이라며 "한계기업 구조조정 등 정교한 건전성 관리 설계도 필요한 상황"이라고 지적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