에이피알, 매출·영업익 동반 성장 … 수익성으로 판 흔들아모레 회복, LG생건·애경 부진 … 3대장 공식 균열구다이글로벌 IPO 가시화 … 신흥 강자 시대 신호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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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에이피알
국내 화장품업계에 지각변동이 일어나고 있다. 전통적인 아모레퍼시픽·LG생활건강·애경산업 중심의 이른바 화장품 3대 구도가 흔들리는 가운데 에이피알의 가파른 성장세와 구다이글로벌의 상장 가시화가 맞물리며 판도 재편이 본격화되는 모습이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에이피알의 지난해 매출은 전년 대비 111% 증가한 1조5273억원, 영업이익은 198% 늘어난 3654억원으로 모두 사상 최대를 기록했다. 2022년 매출이 3977억원이었던 점을 감안하면 3년 만에 외형이 약 4배로 커진 셈이다.
해외 시장 성과가 성장의 핵심 동력이었다. 에이피알은 지난해 전체 매출의 80%에 달하는 1조2258억원을 해외에서 올렸다. 국내 화장품 시장 경쟁이 심화되자 해외 공략에 집중한 결과 해외 매출은 2024년 해외 매출(3975억원) 대비 3배 이상 늘었다.
기존 화장품 3대장의 실적은 엇갈렸다. 아모레퍼시픽홀딩스는 지난해 영업이익 3680억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47.6% 증가했고 매출도 4조6232억원으로 8.5% 늘었다. 주력 계열사인 아모레퍼시픽의 실적이 그룹 전체 실적을 견인했다.
아모레퍼시픽의 지난해 매출은 4조2528억원, 영업이익은 3358억원으로 각각 9.5%, 52.3% 증가했다. 설화수·라네즈·에스트라 등 주요 브랜드가 해외에서 선전한 결과다. 해외 매출은 전년 대비 14.7% 증가한 1조9091억원을 기록했고 영업이익은 2배가량 늘어난 2099억원으로 집계됐다.반면 LG생활건강은 실적 부진이 두드러졌다. 지난해 연결 기준 영업이익은 1707억원으로 전년 대비 62.8% 급감했고 매출도 6조3555억원으로 6.7% 줄었다. 주력인 화장품 부문은 976억원의 영업손실을 기록하며 적자 전환했고 매출 역시 16.5% 감소했다.
애경산업 역시 부진을 피하지 못했다. 지난해 영업이익은 211억원으로 전년 대비 54.8% 감소했고 매출은 6545억원으로 3.6% 줄었다. 특히 화장품 부문 영업이익은 75억원으로 74.1% 급감했는데 중국 내 판매 부진과 국내 소비 심리 둔화가 동시에 작용한 결과라는 분석이다. -
- ▲ ⓒ구다이글로벌
실적 격차는 매출 규모보다 수익성 지표에서 더욱 선명하게 드러난다. 에이피알은 지난해 매출 1조5273억원으로 영업이익 3654억원을 거두며 영업이익률 약 24%를 기록했다. 같은 기준에서 아모레퍼시픽의 영업이익률은 약 8%, LG생활건강과 애경산업은 3% 안팎에 그쳤다.
매출 1조원을 올렸을 때 남기는 이익을 단순 비교하면 에이피알은 약 2400억원, 아모레퍼시픽은 800억원 수준이고 LG생활건강과 애경산업은 300억원 안팎에 불과하다.
특히 이같은 변화는 에이피알 한 곳에 국한되지 않고 신흥 K-화장품 기업 전반에 대한 시장 재평가로 이어지고 있다. 기업가치 10조원 안팎으로 거론되는 화장품 제조업체 구다이글로벌도 최근 기업공개(IPO)를 위한 주관사 선정을 마무리하며 차기 대어로 주목받고 있다.
구다이글로벌은 2024년 연결 기준 매출 1조원을 돌파한 데 이어 지난해에는 1조7000억원 안팎의 매출을 기록했을 것으로 업계는 추정하고 있다. 조선미녀, 티르티르 등 다수의 화장품 브랜드를 보유한 구다이글로벌은 인수합병(M&A)을 통해 브랜드 포트폴리오를 확장해 왔다.
업계에선 에이피알이 실적과 수익성으로 기존 화장품 대기업 구도를 흔들고 있는 가운데 구다이글로벌까지 상장에 나서면서 국내 화장품 산업의 중심축이 전통 대기업에서 신흥 강자로 이동하는 흐름이 더욱 뚜렷해질 것으로 보고 있다.
업계 관계자는 "아모레퍼시픽이 체질 개선을 마친 뒤 회복 국면에 들어선 것과 달리 LG생활건강과 애경산업은 중국 의존도를 낮추지 못하면 매출과 수익성 회복까지 시간이 더 걸릴 수 있다"면서 "앞으로는 단순 매출 규모보다 어디서 어떤 구조로 매출을 내고 있는지가 기업 간 격차를 좌우하는 기준이 될 것"이라고 봤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