외국인 18조 순매도 속 기관·개인자금 증시 유입기관 이달 삼성전자·SK하이닉스 등 대형주 대거 매집코스피200·반도체 ETF 등에 투자자금 대거 유입美 증시는 박스권 … 탈동조화 현상도 확대
  • ▲ ⓒGPT AI
    ▲ ⓒGPT AI
    코스피가 사상 처음으로 6000선을 돌파했지만, 이번 랠리는 외국인이 아닌 기관과 개인이 주도하고 있다. 특히 상장지수펀드(ETF)에 투자한 개인 자금이 기관의 외피를 쓰고 이달에만 12조원 가까이 주식을 사들였다. 

    25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코스피는 이날 6000선을 넘어섰다. 지난달 5000선을 돌파한 지 한 달여 만이다. 코스피는 올해 들어 42% 이상 상승했다.

    통상 코스피는 운용 자금 규모가 큰 외국인이 주도하는 시장으로 인식돼 왔다. 그러나 연초 이후 투자자 매매동향을 보면 외국인은 18조3000억원어치를 팔아치웠다. 반면 기관과 개인은 각각 8조5000억원, 5조2000억원을 순매수했다.

    증권가에서는 외국인의 매도를 차익실현 성격으로 해석하고 있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순매도 대부분이 반도체, 자동차 등 지난 1~2월 초대형주 중심으로 폭등 랠리를 보였던 업종에 집중됐다는 점을 감안하면 차익 실현 성격에 국한된 것으로 보는 게 적절하다”고 말했다.

    이달 들어 외국인이 반도체 대장주 급등으로 지역·섹터 비중 한도를 채운 이후 리밸런싱에 나섰다는 분석도 나온다. 최근 미국 증시에서 인공지능(AI) 밸류체인에 대한 우려가 이어진 점 역시 위험회피 심리를 자극하며 변동성이 큰 코스피 비중 축소로 이어졌다는 해석이다.

    반면 이번 달 기관 매수세는 더욱 거세다. 기관은 이달에만 12조원 가까이 순매수했다. 외국인이 14조7000억원을 순매도한 것과 대조된다.

    이달 매매 상위 종목을 보면 기관은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를 각각 3조2000억원, 2조3000억원어치 순매수했다. 이어 SK스퀘어(5201억원), 더존비즈온(4904억원), KB금융(3628억원), 현대차(3097억원), 셀트리온(2819억원) 순으로 매수 규모가 컸다. 외국인이 매도에 나선 반도체 대장주를 기관이 대거 사들인 셈이다. 기관 매수는 상당부분이 개인들의 ETF 매수에 따른 것으로 보인다. 

    실제 최근 1개월 주요 ETF 추이를 보면 KODEX 200에 8763억원이 유입됐고, TIGER 반도체TOP10(6124억원), TIGER 200(2982억원), KODEX 반도체(2073억원), KODEX 주주환원고배당주(1571억원) 등에 자금이 대거 유입됐다. 동시에 KODEX200선물인버스2X(5066억원)를 매수하며 시장 하락 가능성에도 일부 베팅한 모습이다.

    한 연구원은 “차익거래, 파생 헤지 수요도 있겠으나 개인들이 개별 주식 순매수보다 ETF 순매수로 추격 매수에 나선 성격이 내재돼 있다”며 “개인 ETF 매수 시 증권사 유동성공급자(LP)들은 ETF 매도와 동시에 현물 주식 바스켓 매수를 수행하는 편”이라고 분석했다.

    이어 “특정 주체의 수급 쏠림 현상이 심화될수록 증시 전반 변동성이 일시적으로 높아졌다는 점이 과거의 경험이었다”며 “현시점에서는 일간 단위 주가 상승을 추격하기보다 주도주 중심의 기존 포지션을 유지하는 전략이 잠재적 수급 변동성 국면에 대비하는 데 유리하다”고 설명했다.

    한편 코스피가 설 연휴 이후에도 가파른 상승세를 이어가며 6000선을 돌파하자 증권가에서는 전망치 상향이 잇따르고 있다. 기존 전망치에 지수가 빠르게 근접하자 목표치를 재조정하는 흐름이다. 일부에서는 반도체 실적 개선 기대와 풍부한 유동성을 근거로 8000선 전망까지 제시하고 있다.

    다만 급등 국면마다 반복되는 전망 수정에 대해 투자자들 사이에서는 과열 우려와 함께 리포트 신뢰도 논란도 제기된다. 일본계 투자은행 노무라금융투자는 올해 상반기 코스피 목표치를 최대 8000으로 제시했다. JP모건과 씨티그룹 등도 강세장 시나리오를 전제로 각각 7500선, 7000선 가능성을 언급한 바 있다.

    국내 증권사들도 목표치를 상향 조정했다. 한국투자증권은 올해 코스피 목표가를 5650에서 7250으로 수정했다. 유안타증권은 기존 4200~5200에서 5000~6300으로 높여 잡았다. 하나증권은 최대 7870까지 열려 있다고 분석했다.

    코스피는 최근 미국발 악재에도 상승랠리가 이어지면서 탈동조화 현상도 확대되고 있다. 시장이 그간 트럼프 관세 이슈에 일정 부분 학습된 데다, AI 파괴론이 제기되더라도 AI 구동을 위한 반도체 수요는 오히려 확대될 수 있다는 분석이 힘을 얻고 있어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