반대매매·숏커버링 충돌, 변동성지수 50선 불안감대차잔고 160조 역대 최대 … 현대차 등 상위 집중미래에셋증권 등 하방 압력 잠재 물량 누적종전 기대·미증시 신고가, 투심 회복에 하락 베팅 신중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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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국내 증시가 반등 흐름을 보이는 가운데 '빚투'와 공매도 규모가 동시에 확대되고 있다. 신용거래융자와 공매도 잔고가 나란히 증가하면서 상승·하락 양방향 베팅이 격화되고, 수급 충돌에 따른 변동성 확대 우려가 제기된다. 다만 전쟁 종전 기대감과 글로벌 증시 강세가 투자심리를 지지하며 하락 베팅에는 신중론도 함께 나오고 있다.

    16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지난 14일 기준 신용거래융자 잔고는 33조2824억원으로 집계됐다. 이달 들어 줄곧 32조원대를 유지했다. 지난달 5일 33조6934억원으로 역대 최고치를 기록한 이후 소폭 감소했다가, 최근 다시 증가 흐름을 보이고 있다.

    증시 급락 구간에서 반대매매 등으로 일부 청산됐던 빚투 자금이 재유입된 것으로 보인다. 신용거래융자는 증권사에서 자금을 빌려 주식을 매수하는 대표적인 레버리지 투자로, 주가 하락 시 반대매매로 인한 손실 위험이 크다.

    빚투가 늘고 있는 가운데 변동성 지표는 여전히 높은 수준이라 우려가 되는 대목이다. 15일 종가 기준 코스피200 변동성지수(VKOSPI)는 51.97로, 통상 안정 구간으로 여겨지는 20∼30포인트를 크게 웃돌고 있다. 지난해 12월에만 해도 20~30포인트 수준이었지만, 올해 1월말 40포인트를 넘어섰고, 중동 전쟁이 발발한 3월초 80포인트까지 치솟은 바 있다. 시장 흐름을 살펴보면 코스피는 지난달 말 이틀 연속 급락한 뒤 이달 1일 8% 넘게 급등했고, 이후 다시 급등락을 반복했다.  

    증시 하락 베팅도 사상 최고치다. 코스피시장 공매도 순보유 잔고는 지난 13일 기준 16조9225억원으로 사상 최대치를 경신했다. 지난해 12월에는 11조~12조원대 수준이었지만, 4개월여만에 5조원 가까이 늘어난 수치다. 

    공매도의 선행지표로 꼽히는 대차거래잔고 역시 역대 최고 수준이다. 지난 15일 기준 159조6346억원으로 지난달 말 대비 27조원 가량 늘었다. 대차거래잔고는 지난해 12월 110조~120조원 수준이었는데, 40조원 이상 확대됐다. 대차거래잔고는 투자자가 다른 투자자에게 수수료를 받고 주식을 빌려준 것으로 공매도 선행지표로 평가된다. 잔고는 향후 매도로 이어질 수 있는 잠재 물량이라는 점에서 추가 하락 압력 요인으로 작용할 수 있다.

    특히 대차잔고 상위종목에 투자자들의 주의가 요구된다. 대차거래 상위 10종목을 보면, 삼성전자가 19조4110억원, SK하이닉스는 17조4573억원으로 가장 높다. 뒤를 이어 한미반도체(4조7694억원), 현대차(3조6394억원), LG에너지솔루션(2조8992억원), HD현대중공업(2조8968억원), 미래에셋증권(1조9498억원), 포스코퓨처엠(1조6440억원), 한화에어로스페이스(1조6356억원), 삼성전자우(1조5434억원) 등으로 집계된다. 

    전문가들은 레버리지 투자와 공매도가 동시에 확대되는 현상을 시장 불안이 구조적으로 커지고 있다는 신호로 해석한다. 단기 반등을 노린 추격 매수와 하락에 베팅하는 공매도가 맞물리며 수급 충돌이 심화되고, 이는 변동성을 키우는 요인으로 작용한다는 분석이다.

    상승 국면에서는 공매도 세력의 숏커버링(환매수)이, 하락 국면에서는 신용 반대매매와 공매도 물량이 동시에 출회되며 지수 변동폭이 확대될 수 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현재 시장은 기업 실적보다 포지션 청산 이슈의 영향력이 더 크게 작용하는 구간"이라며 "상·하방 레버리지 자금이 동시에 쌓인 상황에서는 어느 한쪽에서 손실과 강제 청산이 불가피한 구조"라고 말했다.

    전쟁 종전 기대감이 확산되며 투자심리가 회복되고 있는 점은 하락 베팅에 부담 요인으로 작용할 전망이다. 한지영 키움증권 연구원은 "전쟁 종전 협상 기대감 지속, 나스닥 신고가 효과 등이 위험선호심리를 유지시켜줄 수 있는 요인이기에, 반도체 이외의 업종으로 긍정적인 순환매가 나오면서 중립 이상의 주가 흐름 시현할 것"이라고 전망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