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대 금융지주 사외이사 ‘거수기 이사회’ 논란지난해 155건 안건 처리 … 찬성표 1246표·반대표 1표정기 주총 앞두고 금융지주 이사회 역할 시험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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3월 주주총회를 앞두고 국내 금융지주 지배구조를 둘러싼 논쟁이 다시 뜨거워지고 있다. 회장 연임 구조와 이사회 독립성, 사외이사 역할, 주주 견제 장치 등은 수년간 개선 필요성이 제기됐지만 실제 구조는 크게 바뀌지 않았다는 평가가 많다. 금융지주 특유의 '소유 분산 구조' 속에서 권한이 이사회와 경영진에 집중되는 구조는 반복적으로 문제로 지적돼 왔다. 금융당국도 올해 금융지주 지배구조 선진화 태스크포스(TF)를 가동하고 CEO 승계 절차와 이사회 운영, 성과보수 체계까지 전반적인 제도 손질을 검토 중이다. 본지는 회장 승계 구조, 이사회 독립성, 주주 기반 견제 장치까지 금융지주 권력 구조의 실제 작동 방식을 들여다본다.[편집자 주]국내 주요 금융지주 이사회가 사외이사 중심 구조를 갖추고 있음에도 실제 의사결정 과정에서는 반대표가 거의 나오지 않는 것으로 나타났다. 이사회 안건이 대부분 만장일치로 통과되면서 ‘독립적 감시 기구’라는 제도적 취지와 달리 사실상 경영진 결정을 추인하는 구조 아니냐는 지적이 금융권 안팎에서 제기된다.◇지난해 155건 안건 처리했지만 … 반대표는 단 1표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지난해 4대 금융지주(KB·신한·하나·우리)는 총 51회의 이사회를 열고 155건의 안건을 처리했다. 이 과정에서 나온 찬성표는 총 1246표에 달했지만 반대표는 단 1표에 그쳤다.유일한 반대표는 지난해 4월 KB금융 제6차 이사회에서 의결된 ‘자기주식 취득 및 소각’ 안건에서 나왔다. 당시 김성용 사외이사가 반대표를 던졌지만 해당 안건은 결국 가결됐다. 이를 제외하면 대부분 안건이 찬성 또는 만장일치로 통과되며 이사회 내부에서 공개적인 의견 충돌이 드러난 사례는 사실상 없었다.금융지주 이사회는 상법과 금융회사 지배구조법에 따라 사외이사를 과반 이상 두도록 설계돼 있다. 경영진의 의사결정을 견제하고 주요 경영 사안을 독립적으로 심의하도록 하기 위한 장치다. 실제 주요 금융지주 이사회는 7~9명 규모로 구성되며 이 가운데 절반 이상이 사외이사다.그러나 제도적 장치와 실제 운영 사이에는 적지 않은 간극이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이사회에 상정되는 안건 상당수가 사전에 충분한 협의를 거쳐 올라오기 때문에 표결 단계에서 이견이 드러나기 어렵다는 것이다.금융권 한 관계자는 “이사회 표결은 사실상 마지막 절차에 가까워 이미 내부적으로 의견 정리가 끝난 상태인 경우가 많다”며 “반대표가 거의 없다는 사실 자체가 이사회 기능의 실질성을 둘러싼 논란으로 이어질 수 있다”고 말했다.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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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외이사 과반 구조에도 반복되는 ‘만장일치’실제 금융지주 이사회에서는 CEO 선임, 대규모 투자, 내부통제 관련 의사결정 등 주요 안건이 반복적으로 만장일치 처리되는 모습이 이어져 왔다. 일부 금융지주에서는 경영진 보수 체계나 지배구조 개편안 같은 민감한 사안 역시 큰 이견 없이 통과되며 ‘거수기 이사회’ 논란이 제기되기도 했다.금융지주들은 이사회 전문성을 강화하기 위해 사외이사 구성에도 변화를 시도하고 있다. 회계·법률·리스크 관리 등 전문성을 갖춘 외부 인사를 영입하거나 위원회 중심 의사결정 구조를 확대하는 방식이다. 일부 금융지주는 ‘독립이사’ 명칭을 사용하며 이사회 역할 강화를 강조하기도 한다.다만 이러한 변화가 실질적인 견제 기능으로 이어지고 있는지는 여전히 평가가 엇갈린다. 사외이사 후보 추천 과정이 내부 네트워크 중심으로 이뤄지는 구조에서는 독립성이 제한될 수 있다는 지적도 꾸준히 제기된다.◇금융당국도 압박 … 지배구조 개선 논의 본격화금융당국 역시 이사회 역할을 내부통제의 핵심 축으로 보고 압박 수위를 높이고 있다. 금융감독원은 사외이사들이 이사회 안건을 사실상 추인한다는 ‘거수기 논란’과 관련해 이사회가 경영진을 견제하고 리스크 관리에 실질적으로 참여해야 한다는 점을 강조하고 있다.금감원은 지난 1월 KB·신한·하나·우리·농협·iM·BNK·JB 등 8개 금융지주의 지배구조 운영 전반에 대해 특별 점검을 실시하기도 했다.이찬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달 "국내 금융지주의 주인 없는 회사 특성상 CEO 셀프 연임과 관련해 이사회와의 '참호 구축' 등이 지속되고 있다"며 "주주들이 사외이사와 경영진의 활동을 제대로 감시·통제할 수 있는 환경을 조성하는 방향으로 개선 방향을 마련할 생각"이라고 밝힌 바 있다.특히 정기 주주총회를 앞두고 경영진 보수와 내부통제 책임 등 주요 안건이 잇따라 논의되는 시점에서 이사회가 얼마나 독립적으로 의사결정을 수행할 수 있는지가 금융지주 지배구조 평가의 핵심 변수로 떠오르고 있다.금융위원회 역시 금융지주 지배구조 개선 방안을 준비하고 있다. 당초 12일 주요 금융지주 회장 간담회를 열어 관련 방안을 발표할 예정이었지만 일정이 연기되며 세부 내용을 다시 조율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최고경영자(CEO) 선임 절차와 임원 성과보수 체계 개편 등이 포함될 가능성이 거론되면서 금융권의 관심도 커지고 있다.결국 사외이사 수를 늘리는 ‘형식적 독립성’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가 실제 토론과 견제가 작동하는 ‘실질적 독립성’을 확보할 수 있을지가 금융지주 이사회 구조의 남은 과제로 지적된다.금융권 관계자는 “금융당국이 지배구조 개선 필요성을 공개적으로 강조한 상황에서 관련 제도 논의가 어떤 방향으로 정리될지 금융권도 예의주시하고 있다”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