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사회 복귀 후 1년 만에 조직개편·투자 광폭 행보특화 AI·데이터 기반 병원 시스템 바꾸는 데 집중의료 현장 표준화 관건, 소버린 AI 수출 염두
  • ▲ ⓒ네이버
    ▲ ⓒ네이버
    네이버가 AI 기반 의료 사업에 본격적인 승부수를 띄운다. 자체 개발한 의료 특화 AI모델과 방대한 진료 데이터를 결합해 실제 의료 현장에 적용하는 사업화 단계에 진입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16일 업계에 따르면 네이버는 이해진 창업자의 이사회 의장 복귀 후 1년만에 조직 개편과 적극적인 투자로 헬스케어 사업을 확장하고 있다. 검색과 모바일, 커머스를 넘어 향후 20년을 책임질 먹거리로 규정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이해진 의장은 네이버의 생존을 건 핵심 사업으로 헬스케어를 낙점했다. 지난해 3월 복귀 후 첫 공식 행보로 서울대병원 포럼에 참석한 이 의장은 “의료 AI 투자에 진심이며 AI라는 물결에 과감하게 올라타야 한다”며 “병원에 특화된 로봇 기술을 합쳐 새로운 시도를 한다면 기회가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같은해 5월에는 헬스케어 사업을 전담하는 CEO 직속 ‘테크비즈니스’ 부문이 신설됐다. 의사결정 단계를 최소화해 사업 속도를 높이겠다는 의중이 반영된 결과다. 올해 2월에는 조직개편을 통해 네이버클라우드에서 의료 AI 개발을 담당해 온 ‘어플라이드 AI 그룹’을 테크비즈니스 산하로 편입시켰다.

    어플라이드 AI 그룹은 서울대병원과 협력해 의료 거대언어모델(LLM) ‘케이메드(Kmed).ai’ 개발을 주도해 왔다. 케이메드는 의학 논문을 검색하고 진단을 돕는 역할로서, 최근 의사국가고시(KMLE)에서 96.4점으로 GPT-5.1을 앞선 바 있다.

    클라우드 소속에서 본사로의 이동은 기술 연구를 넘어 사업적 성과를 내겠다는 의지로 읽힌다. 실제 의료 현장에서 사용 가능한 AI 에이전트를 개발하는 등 헬스케어 버티컬 사업에 AI 기술을 적용하는 역할을 맡는다는 점에서다.

    네이버 헬스케어 사업 방향성은 B2C보다는 B2B에 무게가 실린다. 의료 특화 AI 개발과 더불어 의사가 작성하는 차트(EMR), 병원용 클라우드 등 병원 시스템을 바꾸는 데 주력한다는 복안이다.

    또한 자체 개발보다는 기업 인수와 지분 투자를 통해 의료 AI 생태계를 속도감있게 확장하는 것이 특징이다. 지난해 하반기 임상시험 데이터 플랫폼 기업 ‘제이앤피메디’와 체성분 분석기업 ‘인바디’에 투자한 것이 대표적이며, 같은해 11월에는 클라우드 기반 EMR 기업 ‘세나클’을 인수했다. 세나클은 클라우드 EMR ‘오름차트’를 통해 전국 의원급 의료기관에 진출해 있는 만큼 네이버가 보유한 기술에 의료 데이터를 연결하고 병원 현장에 이식하기 위한 행보로 풀이된다.

    네이버는 고도화된 기술과 플랫폼을 바탕으로 한 글로벌 확장을 염두에 두고 있다. 이해진 의장은 지난해 7월 미국 실리콘밸리 네이버벤처스 설립 행사 중 “의료 분야에서 맞춤형 전략으로 세계 시장에 도전할 것”이라고 피력했다. 국내 의료법에 최적화된 ‘소버린 AI’를 구축하고, 이를 바탕으로 디지털 전환이 필요한 동남아시아, 사우디 등 글로벌 시장에 의료 AI 시스템 자체를 수출하겠다는 취지다.

    업계 관계자는 “확보한 데이터와 AI모델을 클라우드 기반으로 실제 의료 현장에 보급하면서 표준화할 수 있을지가 관건”이라며 “헬스케어 데이터를 클로바 케어콜 등 B2C 서비스, 플랫폼과 결합하는 한편 쌓은 노하우를 바탕으로 해외 진출을 타진할 것으로 기대된다”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