봉쇄 여파로 국제유가 고공행진에 벙커C유도 급등해 해상운임 올랐지만 연료비·보험비 폭등에 수익성 우려호르무즈 해협 봉쇄 장기화 시 대체항로 없어 물동량 감소
-
- ▲ 호르무즈 해협에서 정박 중인 유조선.ⓒ연합뉴스
미국·이스라엘과 이란 간 군사 충돌로 이란이 글로벌 에너지 수송의 핵심 통로인 호르무즈 해협을 사실상 봉쇄하면서 글로벌 해운시장에 불확실성이 커지고 있다. 중동 정세가 급변하면서 해상 운임은 치솟았지만, 대체 항로가 없는 호르무즈 해협의 봉쇄가 장기화될 경우 물동량 감소가 불가피할 전망이다. 여기에 선박 연료인 벙커C유 가격이 원유 가격과 연동돼 상승하면서 비용 부담이 커지고 있는 점도 우려 요인이다.17일 해운업계에 따르면 상하이컨테이너운임지수(SCFI)는 지난 13일 기준 1710.35을 기록했다. 전주(1489.19) 대비 14.85%(221.16p) 뛰어오른 수치다.이란 사태 발생 직전인 지난달 27일(1333.11)과 비교하면 28.29%(377.24p) 급등했다. SCFI가 1700선을 넘어선 것은 지난해 7월 11일(1773.29) 이후 약 8개월 만이다.일반적으로 해상 항로에 차질이 생기면 통상 운임이 상승해 해운사의 수익성을 견인한다. 2024년 수에즈 운하 봉쇄 당시가 대표적이다. 당시 컨테이너선 등이 아프리카 희망봉 우회 항로를 선택해 화물 운송기간이 1~2주일 이상 늘어나면서 물동량은 그대로인데 선복량이 부족해지는 파급효과에 해상운임이 크게 상승했다.한국무역협회는 전 세계 석유 해상 교역량의 27%가 지나는 호르무즈 해협 봉쇄가 장기화되면 해상운임은 기존 대비 최대 50~80% 상승할 수 있다고 전망했다. 육료 운송과 통관 절차로 운송 기간도 3~5일 늘어날 수 있다고 봤다.그럼에도 과거와 달리 해운업계의 실적은 되려 악화할 수 있다는 전망이 나온다. 호르무즈 해협은 중동 산유국에서 생산된 원유를 수출할 사실상 유일한 해상통다. 더욱이 이란 혁명수비대는 지난 14일 호르무즈 해협의 대체 항로로 활용될 수 있는 아랍에미리트연합(UAE) 푸자이라 항구를 자폭 드론으로 공격했다.엄경아 신영증권 연구원은 "해상운송 시장에서 운임 프리미엄이 실효성을 발휘하려면 높은 운임을 이용하는 수요가 줄지 않는 것이 중요하다"며 "호르무즈 해협은 자원 화물의 생산지이자 출발점으로, 선적 후 출발하는 수요가 극소수인데 운임시장 호가만 높을 수 있다는 의미"라고 지적했다.한국해양진흥공사에 따르면 지난 3일 기준 대형 원유 운반선(VLCC)의 중동–중국 노선 운임은 지난 2월 13일 대비 약 3.3배 급등했다. 이는 지정학적 위험을 피하기 위해 선박들이 대체 선적지를 확보하기 위한 경쟁이 치열해진 데다, 우회 운항으로 운송 거리가 늘어나면서 운수 효율을 나타내는 '톤마일' 지표가 상승한 영향이다.물동량도 큰 폭으로 줄었다. 지난 3일 기준 호르무즈 해협 통과 물동량은 평시 대비 약 80% 급감했다. 원유선을 중심으로 한 통항 선박 감소와 전쟁 보험료 제한 및 취소 확대, 보험료 급등 등이 복합적으로 작용한 결과다.실제 선박 회전율이 낮아지면서 MSC, 머스크 등 글로벌 10대 선사는 3월 초부터 중동 노선 운송을 연이어 중단한 상태로, 기존에 해당 지역을 운항 중인 선박에는 위험 확대에 따른 추가 비용 명목으로 2000~3000달러를 수준의 할증료를 부과하고 있다. HMM도 중동지역으로 운송 중인 화물에 컨테이너당 약 1000달러의 추가 비용을 부과하기로 했다.국제 유가 상승으로 선박 연료인 벙커C유 가격이 급등하고 있는데다 보험비도 인상되면서 수익성 부담이 확대되고 있다.최고운 한국투자증권 연구원은 "결과적으로 물량 자체가 급감하고 러시아 원유제재를 해제할 가능성까지 거론되는 등 탱커선사들도 스팟운임 급등을 마냥 즐기기 어려울 것"이라며 "특히 보험료와 벙커C유도 급등하면서 다른 벌크·컨테이너 선사들은 비용 부담 역시 고민해야 될 것"이라고 지적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