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란 의회, 호르무즈 통행료 부과 강행고립 선박 임금·체류비 등 비용 부담 ↑해외 선박들 통행료 부담 정황도 포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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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UAE 코르파칸에서 바라본 호르무즈 해협 모습ⓒ뉴시스
이란이 호르무즈 해협에 사실상의 톨게이트를 만들면서 글로벌 해운사들이 고심에 빠졌다. 해운사가 통행료를 지불해야 통과할 수 있는 상황이지만 대기 비용과 법적 위약금 감당 등을 비교했을 때 통행료가 더 낫다는 현실론도 등장하며 고심이 거듭되고 있다.31일 외신과 해운업계에 따르면, 이란 국영 방송(IRIB)은 이란 의회 안보위원회가 최근 호르무즈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에 통행료를 부과하는 관리 계획안을 승인했다고 보도했다. 미국과 이스라엘 선박의 통항을 전면 금지하고 통과를 허용하는 선박에 최대 200만 달러 (약 30억 원) 요금을 요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이란은 이를 통해 1000억 달러 이상의 수익을 기대하는 동시에 대금을 위안화로 받아 달러 패권도 동시에 흔들겠단 구상이다.이미 현장에는 비용 지불을 감수하고 해협을 통과하는 선박들이 존재한다. 외신에 따르면, 이란 혁명수비대가 설정한 통항로를 통해 20척 이상의 선박이 이동했으며 이 중 최소 2척은 실제로 200만 달러가량의 요금을 지불한 것으로 확인됐다. 중국, 일본, 인도 등의 선박이 이동에 성공한 가운데, 어떤 국가도 통행료 지불 사실을 공개적으로 인정하진 않았다.고립된 해운사 입장에선 고심되는 지점이 있다. 특히 컨테이너 선사들은 단순한 선박 유지비를 넘어 화주와의 스케줄 지연에 따른 연쇄적인 비용 부담을 받게 된다. 기본적으로 드는 임금이나 용선료보다 정해진 납기를 맞추지 못해 발생하는 화주 측의 클레임과 지연 보상금, 체선료 압박이 있기 때문이다. 억 단위의 현금이 증발하는 상황에서 30억 원을 내고 운항 스케줄을 맞추는 것이 재무적으로 유리하다는 의견도 나온다.또 우회로를 선택할 때 따르는 법적 리스크도 핵심 요인이다. 해상 법률 전문매체에서는 해운사가 가장 빠른 기존 항로를 임의 이탈해 우회할 경우, 화물 운송 계약을 위반한 것으로 간주된다고 지적한다. 이 경우 선주 측은 헤이그-비스비 규칙 등 국제 협약에 따른 책임 제한 조항의 보호를 받지 못하게 되며 화물 지연이나 손상에 대한 모든 법적 책임을 져야 할 위험에 처한다.여기에 상승한 전쟁 보험료도 존재한다. 외신 분석에 따르면, 위험지구를 항행하는 고위험 대상 선박은 선가의 최대 10%를 보험료로 내야 한다. 선가 1억 4000만 달러짜리 초대형 원유운반선(VLCC)의 경우 단 7일 치 보험료만 1000만 달러(약 130억 원)에 달한다.미국 CNN에 따르면 리처드 미드 로이드 리스트 편집장은 "해운업계는 사실상 마비 상태"라고 진단했다. 정상적인 운항이 불가능해진 선사들은 위치추적 장치(AIS)를 끄고 이동하거나 비용 지불을 타진하는 등 각자도생에 내몰렸다.더 큰 문제는 국제법을 무시한 이란의 통행료 체계를 제지할 국제사회의 견제 수단이 없다는 점이다. 해협을 장악한 이란의 물리적 통제력이 절대적인 만큼 업계 안팎에서는 통과 요금이 일시적 예외를 넘어 글로벌 물류망에서 새로운 해상 질서로 굳어질 수 있다는 우려 섞인 전망이 나온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