세븐일레븐 외부 대표 선임과 수시 인사 전환화학·유통·식품 전반 실적 압박과 구조조정 병행총수 재선임 맞물린 책임경영 강화·체질 개선
-
- ▲ 신동빈 롯데 회장 ⓒ롯데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이 체질 혁신 기조 아래 계열사 재정비에 속도를 내고 있다. 연말 조직 개편에 이어 편의점 계열사 세븐일레븐 대표를 전격 교체하는 등 변화의 폭과 속도를 동시에 키우고 있다. 업계에서는 과감한 쇄신으로 보면서도 실적 부담을 반영한 위기 대응으로 보는 시각도 함께 제기된다.26일 업계에 따르면 지난 24일 세븐일레븐 운영사 코리아세븐은 신임 대표이사에 김대일 부사장을 내정했다. 코리아세븐이 외부 인사를 대표로 선임한 것은 창사 이래 처음이다. 내부 승진 대신 외부 전문가를 전면에 내세운 결정은 기존 사업 방식에서 벗어나겠다는 의도가 반영된 것으로 해석된다.김 대표는 경영전략과 핀테크, 정보통신(IT) 기반 사업 경험을 두루 갖춘 인물로 디지털 전환과 수익 구조 개선에 무게가 실릴 것으로 보인다.대표 교체는 발표 직전까지 내부에도 공유되지 않았던 것으로 알려졌다. 업계에서는 이번 조치를 단순한 교체가 아니라 실행 속도를 높이기 위한 결정으로 보고 있다. 정기 인사 중심에서 수시 인사 체제로 전환한 것도 같은 흐름이다. 필요할 때마다 인사를 단행해 대응 속도를 높이겠다는 의미다.이번 조치는 신동빈 회장이 올해 상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에서 제시한 체질 혁신 기조와 맞닿아 있다는 분석이다. 불확실한 경영 환경을 전제로 기존 성장 방식의 한계를 짚으며 수익성 중심 경영으로의 전환을 주문했다.
외형 확대보다 사업의 질과 경쟁력에 방점을 두겠다는 의미다. 수익성 기반 경영, 신속하고 능동적인 의사결정, 업의 본질에 대한 집중 등 구체적인 실행 과제도 제시됐다.신년사에서 제시한 문제 인식 역시 현재의 체질 개선 흐름과 궤를 같이한다.
"엄중한 경영 환경은 그룹 핵심 사업의 근본적인 체질 개선을 요구하고 있다"는 진단은 이후 조직 개편과 인사로 이어지는 출발점이 됐다.
코리아세븐 대표 교체는 이러한 방향이 계열사 운영에 반영되기 시작했다는 점에서 의미를 갖는다. 편의점 사업은 출점 포화와 가격 경쟁 심화로 성장성이 둔화되면서 구조적 변화 필요성이 꾸준히 제기돼 왔다.
앞서 롯데는 지난해 말 임원 인사에서 HQ 조직을 개편하고 경영진 세대교체를 단행하며 조직 슬림화에 나서기도 했다. 전체 임원 수를 약 13% 줄이고 대표이사 21명을 교체하는 등 인적 쇄신의 폭도 컸다. -
- ▲ 롯데케미칼 대산공장 전경 ⓒ롯데케미칼
장기화된 불황과 중동발 리스크까지 겹치며 롯데는 주요 사업 전반에서 복합적인 압박에 직면해 있다. 화학 부문에서는 롯데케미칼의 부진이 장기화되고 있다. 2022년부터 3년 연속 영업적자를 기록했고 2024년에는 약 8900억원 규모의 손실을 냈다.
업황 둔화와 공급 과잉이 겹치면서 실적 회복이 지연되되고 주요 계열사의 신용등급 하향으로 이어지는 등 재무 부담도 확대된 상태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시장 불안 속에서 롯데건설 역시 부담 요인으로 지목된다.
유통 부문도 녹록지 않다. 롯데쇼핑은 매출 감소세가 이어지며 구조조정과 자산 효율화 작업을 병행하고 있다. 백화점 일부 사업에서는 개선 흐름이 나타나고 있지만 마트·슈퍼 등 오프라인 채널과 이커머스 부문은 구조적 부진에서 완전히 벗어나지 못했다.
식품 부문 역시 수익성 둔화 흐름이 이어지고 있다. 롯데웰푸드의 영업이익률이 하락하고 롯데칠성음료의 수익성도 정체되면서 계열 전반의 체질 개선 필요성이 커지고 있다.지난 24일 열린 롯데지주 주주총회에서도 이러한 경영 기조는 재확인됐다. 롯데지주는 같은날 신동빈 회장을 사내이사로 재선임했다. 총수 재선임과 계열사 재정비가 맞물리면서 책임경영 체제가 한층 강화될 것이라는 관측이 나온다.
고정욱 대표는 "수익성과 효율성을 중심으로 사업을 재편하겠다"며 "성장 전략에 부합하지 않는 사업은 정리하고 계열사별 책임경영 체제를 기반으로 경쟁력을 높이겠다"고 밝혔다.업계 관계자는 "이번 조치는 단순한 조직 개편이 아니라 그룹 전반의 사업 구조를 점검하는 과정으로 봐야 한다"며 "신년사에서 제시된 방향이 실제 인사와 경영 방식으로 이어지고 있는 단계"라고 말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