롯데물산, 45세 이상 또는 근속 10년 차 이상 대상 희망퇴직마트·슈퍼 이어 계열사 인력 재편 움직임 확산석화 부진·차입 부담 속 조직 효율화 압박 커져
  • ▲ 롯데월드타워 ⓒ롯데물산
    ▲ 롯데월드타워 ⓒ롯데물산
    롯데그룹이 인력 구조 재편에 속도를 내고 있다. 롯데마트와 롯데슈퍼에 이어 롯데물산까지 창립 이후 처음으로 희망퇴직에 나서면서 그룹 전반의 내실화 작업에 속도를 내고 있다.

    15일 롯데물산에 따르면 이날 오전 사내 공지를 통해 넥스트 챕터 프로그램이라는 이름의 희망퇴직 계획을 공고했다. 롯데물산이 희망퇴직을 실시하는 것은 1982년 창립 이후 이번이 처음이다.

    대상은 만 45세 이상 또는 근속 10년 차 이상 직원이다. 신청은 오는 26일까지 받는다. 롯데물산은 희망퇴직자에게 근속연수에 따라 평균임금 기준 최대 24개월 치 위로금을 지급할 방침이다. 

    대학생 자녀 1인당 1000만원의 학자금과 평균임금 3개월 치의 취업 지원금도 지원한다. 희망자에게는 향후 커리어 설계를 위한 취업 컨설팅 프로그램도 제공할 예정이다.

    롯데물산 측은 이번 희망퇴직이 인력 감축보다는 본업 영역 확대 과정에서 직원들이 새로운 경력을 주도적으로 설계할 수 있도록 돕기 위한 취지라고 설명했다.

    앞서 지난달 말 롯데마트와 롯데슈퍼는 사내 게시판을 통해 희망퇴직 시행 계획을 공고했다. 신청 대상은 동일 직급 기준 근속 8년 이상이면서 만 48세 이상인 직원이다.

    희망퇴직 신청자에게는 근속연수와 직급에 따라 최대 기본급 36개월분의 위로금이 지급된다. 재취업 지원금과 재취업 지원 서비스도 제공한다. 대학 재학 자녀가 있는 경우 1인당 1000만원의 학자금을 최대 3명까지 지원한다.

    이 같은 움직임은 그룹 전반의 조직 슬림화 흐름과도 맞닿아 있다. 앞서 지난해 말 정기 임원 인사에서 HQ 조직을 개편하고 경영진 세대교체를 단행했다. 전체 임원 수를 약 13% 줄이고 대표이사 21명을 교체하는 등 인적 쇄신의 폭도 컸다.

    재무 부담도 롯데가 내실화에 속도를 내는 배경으로 꼽힌다. 롯데는 자산 매각 등을 통해 재무구조 개선에 나서고 있지만 그룹 차원의 부채 부담은 여전히 크다. 나이스신용평가가 지난달 내놓은 분석 보고서에 따르면 롯데 비금융 부문 합산 순차입금은 2024년 말 약 37조8000억원에서 지난해 말 37조6000억원으로 소폭 줄어드는 데 그쳤다. 2021년 말 24조8000억원과 비교하면 여전히 높은 수준이다.

    현금 창출력도 약화됐다. 그룹 전체 상각 전 영업이익(EBITDA)은 2024년 4조3536억원에서 지난해 4조2652억원으로 감소했다. 재무 부담이 좀처럼 줄지 않는 가장 큰 요인으로는 롯데케미칼의 장기 부진이 지목된다.

    롯데케미칼은 중국의 석유화학 설비 증설과 업황 악화 여파로 실적 개선에 어려움을 겪고 있다. 지난해 롯데케미칼의 영업손실은 9431억원에 달했다.

    자금 조달 방식도 부담으로 남아 있다. 지난해 유동성 대응 과정에서 신종자본증권과 지분 주가수익스와프(PRS) 등 부채 성격이 강한 조달이 이어지면서 향후 차환 부담에 대한 우려도 커지고 있다.

    롯데지주의 신종자본증권 잔액은 2024년 말 3500억원에서 2025년 말 6250억원으로 늘었다. 롯데건설도 지난해 7000억원 규모의 신종자본증권을 발행했다. 롯데케미칼은 인도네시아와 미국 법인 지분을 활용한 PRS 방식으로 총 1조3100억원을 확보했다.

    신용평가업계에서도 이 같은 조달 구조를 재무 부담 요인으로 봤다. 한국신용평가는 지난달 말 롯데 분석 보고서에서 신종자본증권과 PRS 등 부채 성격을 가진 자금 조달이 확대되고 있다고 짚었다. 특히 신종자본증권은 만기 도래 시 차환 부담이 반복될 수 있어 향후 그룹 재무 안정성에 부담으로 작용할 수 있다는 분석이다.

    업계 관계자는 "희망퇴직이 곧바로 구조조정으로 해석될 사안은 아니지만 비슷한 시기 여러 계열사에서 인력 재편 움직임이 나타나는 점은 주목할 필요가 있다"며 "그룹 차원의 재무 부담이 여전한 만큼 조직 효율화와 비용 관리 기조는 한동안 이어질 가능성이 크다"고 말했다.